유전자 해독으로 ‘맞춤치료’ 가능… 치료시간 절감ㆍ부작용 최소화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건강과 의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맞춤형 의료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별 유전적 특성이나 특이한 섭생 습관 등을 고려한 진단과 약 처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약을 제조해 복용합니다. 하지만 이 약이 모든 사람에게 100% 효능을 나타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은 평균치를 계산해 제조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만큼의 약을 몇 시간 간격으로 복용시켰을 때 효과가 가장 좋은 지를 실험한 후 그 평균을 갖고 약을 제조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환자가 약을 복용했다고 100%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 해독으로 맞춤의학 시대 열어=최근에는 유전자 해독을 통한 맞춤의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유전자는 약 30억개가 구슬처럼 연결돼 있습니다. 이렇게 순서가 정해진 유전자를 해석하는 것이 유전자 해독입니다. 사람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유전자를 해독하다 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점은 개개인의 성격과 생김새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정보에 개개인의 성격과 성별, 나이, 식습관 등을 결합하면 미래 내가 어떤 병이 걸리게 될지, 어떤 약을 사용해야 금방 병이 낫는지, 나에게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맞춤의학'으로도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맞춤의학이 상용화되기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유전자 검사비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평생 건강관리를 하기에는 적합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유전자 검사를 받는데 1인당 약 300만∼500만원이라는 비용이 듭니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면서 비용은 빠른 속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각 국의 연구자들은 이 비용을 100만원 이하로 낮추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테라그노시스'=최근에는 유전자 연구와는 개념이 다르면서도 맞춤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테라그노시스' 연구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테라그노시스란 치료를 뜻하는 `테라피(Therapy)'와 진단을 뜻하는 `다이어그노시스(Diagnosis)'를 합친 말로, 형광물질로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진단ㆍ치료기술입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KIST는 2003년부터 미래의 의료는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예측하고, 기반연구를 해 왔습니다. 2009년 테라그노시스연구단(단장 양은경)을 발족시켰습니다.
테라그노시스를 이용해 진료를 하면 환자가 약을 복용했을 때 환자의 몸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암과 류머티스 등 질병의 유무를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
암을 예로 들면, 지금까지는 항암제를 투입한 후 암세포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엑스레이로 변화를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암세포가 줄어들기 위해서는 약 1달 정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테라그노시스를 이용하면 항암제가 암세포에 달라붙어 얼마만큼 암세포의 활동을 막는지 실시간 영상을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양은경 단장에 따르면 활발한 암세포일수록 형광빛이 나는데 항암제를 맞고 나서 그 빛이 사라지는 것을 바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빛이 사라지는 것은 곧 암이 치료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테라그노시스를 통해 암덩어리를 살피면 형광빛을 내기 때문에 암수술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지금의 암수술은 암 조직을 직접 만져보고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한 후 수술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몸속에 남아있을 것을 걱정해 주변의 정상조직까지 도려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런 수술방법은 위암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뇌 조직에서는 위험하다는 게 권익찬 KIST 박사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테라그노시스로 암조직을 살펴보면 암조직에만 형광빛이 돌기 때문에 주변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류머티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류머티스 환자는 연골이 망가지고 닳아 없어지는 등 이미 상태 회복이 불가피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 박사에 따르면 류머티스의 원인은 연골 조직을 녹이는 효소 때문입니다. 이 효소는 연골 조직을 서서히 녹이기 때문에 초기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더라도 연골이 많이 손상돼 있지 않으면 류머티스인지 관절염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테라그노시스를 이용하면 초기 발견이 가능합니다. 영상을 통해 효소를 찾아내고 환자에게 약을 투여했을 때 이 효소 활동이 얼마나 차단되고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것입니다.
권 박사는 "진단과 치료가 같이 이뤄지는 테라그노시스는 효소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활동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줘 그에 맞춰 약을 만들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암 등 병을 진단하기 위해 크기를 봐왔지만 이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원리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협조=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특히 최근에는 맞춤형 의료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별 유전적 특성이나 특이한 섭생 습관 등을 고려한 진단과 약 처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약을 제조해 복용합니다. 하지만 이 약이 모든 사람에게 100% 효능을 나타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복용하는 약은 평균치를 계산해 제조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만큼의 약을 몇 시간 간격으로 복용시켰을 때 효과가 가장 좋은 지를 실험한 후 그 평균을 갖고 약을 제조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환자가 약을 복용했다고 100% 치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 해독으로 맞춤의학 시대 열어=최근에는 유전자 해독을 통한 맞춤의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인간의 유전자는 약 30억개가 구슬처럼 연결돼 있습니다. 이렇게 순서가 정해진 유전자를 해석하는 것이 유전자 해독입니다. 사람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유전자를 해독하다 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점은 개개인의 성격과 생김새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정보에 개개인의 성격과 성별, 나이, 식습관 등을 결합하면 미래 내가 어떤 병이 걸리게 될지, 어떤 약을 사용해야 금방 병이 낫는지, 나에게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추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맞춤의학'으로도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맞춤의학이 상용화되기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유전자 검사비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평생 건강관리를 하기에는 적합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유전자 검사를 받는데 1인당 약 300만∼500만원이라는 비용이 듭니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면서 비용은 빠른 속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계 각 국의 연구자들은 이 비용을 100만원 이하로 낮추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하는 `테라그노시스'=최근에는 유전자 연구와는 개념이 다르면서도 맞춤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테라그노시스' 연구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테라그노시스란 치료를 뜻하는 `테라피(Therapy)'와 진단을 뜻하는 `다이어그노시스(Diagnosis)'를 합친 말로, 형광물질로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진단ㆍ치료기술입니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이 분야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KIST는 2003년부터 미래의 의료는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예측하고, 기반연구를 해 왔습니다. 2009년 테라그노시스연구단(단장 양은경)을 발족시켰습니다.
테라그노시스를 이용해 진료를 하면 환자가 약을 복용했을 때 환자의 몸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암과 류머티스 등 질병의 유무를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
암을 예로 들면, 지금까지는 항암제를 투입한 후 암세포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엑스레이로 변화를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암세포가 줄어들기 위해서는 약 1달 정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테라그노시스를 이용하면 항암제가 암세포에 달라붙어 얼마만큼 암세포의 활동을 막는지 실시간 영상을 통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양은경 단장에 따르면 활발한 암세포일수록 형광빛이 나는데 항암제를 맞고 나서 그 빛이 사라지는 것을 바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빛이 사라지는 것은 곧 암이 치료되고 있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테라그노시스를 통해 암덩어리를 살피면 형광빛을 내기 때문에 암수술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지금의 암수술은 암 조직을 직접 만져보고 MRI(자기공명영상)를 촬영한 후 수술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암세포가 몸속에 남아있을 것을 걱정해 주변의 정상조직까지 도려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런 수술방법은 위암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뇌 조직에서는 위험하다는 게 권익찬 KIST 박사의 설명입니다. 그런데 테라그노시스로 암조직을 살펴보면 암조직에만 형광빛이 돌기 때문에 주변 조직에 피해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류머티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류머티스 환자는 연골이 망가지고 닳아 없어지는 등 이미 상태 회복이 불가피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권 박사에 따르면 류머티스의 원인은 연골 조직을 녹이는 효소 때문입니다. 이 효소는 연골 조직을 서서히 녹이기 때문에 초기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더라도 연골이 많이 손상돼 있지 않으면 류머티스인지 관절염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테라그노시스를 이용하면 초기 발견이 가능합니다. 영상을 통해 효소를 찾아내고 환자에게 약을 투여했을 때 이 효소 활동이 얼마나 차단되고 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것입니다.
권 박사는 "진단과 치료가 같이 이뤄지는 테라그노시스는 효소가 어디에서 얼마만큼 활동하는지 알 수 있게 해줘 그에 맞춰 약을 만들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암 등 병을 진단하기 위해 크기를 봐왔지만 이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원리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자료협조=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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