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ㆍHP 시장진출 예상…중소SW 설자리 없어져
■ 개정SW산업진흥법 6개월 `명과 암`
(중) 대기업 빠진 자리에 중소SW는 없었다
"개정 SW산업진흥법이 시행된 후 SW업체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거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없다. 중견 시스템통합(SI)ㆍSW기업은 외자기업과 싸워야 하고, 중소SW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힘든 갑을 맞게 됐다."
개정 SW산업진흥법의 수혜를 누려야 할 SW기업 대표들은 대부분 이렇게 토로한다. 올 상반기 발주물량이 적어 시장 판도를 논하기는 시기상조지만, `호랑이'가 빠진 자리를 `늑대'나 `하이에나'가 들어와 SW기업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공공SI 시장이 새 먹거리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몇몇 중견SI 업체를 제외하면, 중소 SW업체들의 성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경험을 갖춘 외국계기업이 치고 나올 경우 국내 SW업체들은 이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한 SW업체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기업이 관망세인지는 모르겠으나 대기업이 빠진 시장이 외자기업의 잔칫상이 될 것이란 우려는 상존하고 있고, SW업체와 SI업체들은 상-하 관계가 악화되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IBM, HP, 액센츄어, 후지쯔 등이 공공정보화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IT업계 전문가는 "정부 규제 대상이 국내기업에만 해당해 외국계 기업에게 국내 공공시장을 내어 주게 될 것"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중소업체가 외국계 기업의 하도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계기업이 국내 중소기업을 앞세워 사업에 진출할 경우 이들의 공공정보화 시장 진출을 막기는 쉽지 않다. LG히다찌는 지분 구성이 일본 히다찌그룹 51%, LG그룹 49%로 공공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AT커니코리아가 인수한 대우정보시스템이나 일본계 자본이 포함된 쌍용정보통신 등 SI기업 뿐 아니라, 다국적 컨설팅사인 액센츄어와 딜로이트 등도 국내 SI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올 초 한국IBM은 국민연금공단의 데이터센터 이전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내년 8월에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할 한국전력공사도 474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이전할 계획인데, 이 사업 역시 한국HP, 한국IBM, 한국EMC 등 외국계 기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외산 기업들이 국내 공공SI시장에 진출할 경우, 외국계가 국내 전자정부 시장을 잠식한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국내 공공사업에 진입한 외국계 IT서비스 업체들이 국산 SW로 IT서비스 설계에 나설 리가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올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공공부문은 약 4조275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협회가 발표한 2011년 기준 국내 IT서비스 매출 순위는 빅3 이후에 한국IBM이 차지했다. 국내 공공시장에서 외국계기업이 매출을 늘리게 되면 안방시장에서도 순위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형 공공정보화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대부분 SW업체들이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당장 차세대 정보화사업 같은 규모가 큰 사업에 SW업체가 사업주체가 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그 자리를 차지할 대상은 뻔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SW진흥법 개정의 취지는 중견ㆍ중소 SW업체를 키우자는 것인데 사실상 공룡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중소기업의 역량 확보를 위해선 보다 시간을 두고 대기업이 단계적으로 빠져나가게 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노하우를 배우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지도록 해야 법안이 연착륙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화영ㆍ강은성기자 dorothy@
(중) 대기업 빠진 자리에 중소SW는 없었다
"개정 SW산업진흥법이 시행된 후 SW업체들 살림살이가 나아지거나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없다. 중견 시스템통합(SI)ㆍSW기업은 외자기업과 싸워야 하고, 중소SW기업은 대기업보다 더 힘든 갑을 맞게 됐다."
개정 SW산업진흥법의 수혜를 누려야 할 SW기업 대표들은 대부분 이렇게 토로한다. 올 상반기 발주물량이 적어 시장 판도를 논하기는 시기상조지만, `호랑이'가 빠진 자리를 `늑대'나 `하이에나'가 들어와 SW기업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공공SI 시장이 새 먹거리가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몇몇 중견SI 업체를 제외하면, 중소 SW업체들의 성과는 미미하다. 오히려 경험을 갖춘 외국계기업이 치고 나올 경우 국내 SW업체들은 이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한 SW업체 관계자는 "현재 외국계기업이 관망세인지는 모르겠으나 대기업이 빠진 시장이 외자기업의 잔칫상이 될 것이란 우려는 상존하고 있고, SW업체와 SI업체들은 상-하 관계가 악화되는 정황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호출자제한기업에 해당하지 않는 IBM, HP, 액센츄어, 후지쯔 등이 공공정보화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 IT업계 전문가는 "정부 규제 대상이 국내기업에만 해당해 외국계 기업에게 국내 공공시장을 내어 주게 될 것"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국내 중소업체가 외국계 기업의 하도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외국계기업이 국내 중소기업을 앞세워 사업에 진출할 경우 이들의 공공정보화 시장 진출을 막기는 쉽지 않다. LG히다찌는 지분 구성이 일본 히다찌그룹 51%, LG그룹 49%로 공공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AT커니코리아가 인수한 대우정보시스템이나 일본계 자본이 포함된 쌍용정보통신 등 SI기업 뿐 아니라, 다국적 컨설팅사인 액센츄어와 딜로이트 등도 국내 SI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현실화하고 있다. 올 초 한국IBM은 국민연금공단의 데이터센터 이전 컨설팅 사업을 수주했다. 내년 8월에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할 한국전력공사도 474억원을 투입해 데이터센터를 이전할 계획인데, 이 사업 역시 한국HP, 한국IBM, 한국EMC 등 외국계 기업이 수주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외산 기업들이 국내 공공SI시장에 진출할 경우, 외국계가 국내 전자정부 시장을 잠식한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국내 공공사업에 진입한 외국계 IT서비스 업체들이 국산 SW로 IT서비스 설계에 나설 리가 없다"고 내다봤다.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는 올해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공공부문은 약 4조275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협회가 발표한 2011년 기준 국내 IT서비스 매출 순위는 빅3 이후에 한국IBM이 차지했다. 국내 공공시장에서 외국계기업이 매출을 늘리게 되면 안방시장에서도 순위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형 공공정보화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대부분 SW업체들이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당장 차세대 정보화사업 같은 규모가 큰 사업에 SW업체가 사업주체가 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그 자리를 차지할 대상은 뻔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SW진흥법 개정의 취지는 중견ㆍ중소 SW업체를 키우자는 것인데 사실상 공룡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며 "중소기업의 역량 확보를 위해선 보다 시간을 두고 대기업이 단계적으로 빠져나가게 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노하우를 배우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지도록 해야 법안이 연착륙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화영ㆍ강은성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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