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자동차’ 다 좋긴한대… 이건 좀

휘발유와 혼합사용, 상용화땐 폭발적 수요… 경제성 위해선 대량생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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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1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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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했다는 소식이다. 암모니아와 휘발유를 7:3으로 혼합한 연료를 쓰도록 개조했더니 휘발유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이 13.5%에서 3.5% 이하로 줄었다고 한다. 국내에 운행 중인 자동차의 20%만 암모니아 연료로 전환해도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15%나 감축된다는 장밋빛 전망은 매력적이다. 신재생 발전을 이용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암모니아를 값싸게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하는 중이라고 한다.

암모니아를 전력 생산이나 수송용 연료로 쓰려는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암모니아로 움직이는 증기기관도 있었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디젤(경유) 공급이 부족했던 벨기에에서는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도 만들었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쓰는 로켓 엔진도 있었다.

순수한 암모니아를 자동차 엔진과 같은 내연기관의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암모니아의 열화학적 특성이 액화석유가스(LPG)의 주성분인 프로판과 비슷한 덕분이다. 휘발유나 경유 자동차를 암모니아 자동차로 개조하는 일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구리나 아연이 포함된 배관을 철제로 바꾸고, 연료 탱크를 25기압 정도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보강하면 된다. 암모니아의 발열량이 휘발유나 경유보다 작고, 연소 속도가 느리다는 점만 고려하면 된다.

그렇다고 암모니아 자동차가 당장 길거리를 달리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실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우선 무수 암모니아는 매우 위험하고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암모니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의 안전성이 확보됐다. 그러나 최근 미국 텍사스의 비료 공장에서와 같은 대형 폭발사고가 일어날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인체에 대한 독성이 강하다는 사실도 쉽게 외면하기는 어렵다.

달걀 썩는 냄새로 알려진 암모니아의 고약한 냄새도 문제가 된다. 연소 속도가 느린 탓에 실린더에 남은 암모니아를 촉매장치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동과 충격이 심한 상태로 운행되는 차량의 배관에서 새어나오는 암모니아의 냄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가정용 냉장고에서도 암모니아 사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암모니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화질소 문제도 심각하다. 실린더 내부에서 연소되는 대부분의 암모니아는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질소와 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필요 이상의 산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산화질소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도시에서 스모그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산화질소는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된다.

그러나 암모니아 자동차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이다. 암모니아는 황산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화학물질이다. 2012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2억 톤의 암모니아가 생산됐다. 산업적으로 생산된 암모니아의 80%가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비료로 사용된다. 만약 암모니아 자동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된다면 암모니아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결국 암모니아 자동차의 경제성을 위해서는 암모니아를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하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오늘날 암모니아는 대부분 20세기 초에 개발되어 인류의 복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진 하버-보슈 공정으로 생산된다. 문제는 하버-보슈 공정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이다. 인류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1%가 암모니아 합성에 사용된다.

개발 단계에 있다는 암모니아의 전기화학적 합성에도 역시 많은 양의 전기가 소비된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충분한 것은 아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원한다고 반드시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암모니아 자동차를 무작정 친환경 자동차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탄소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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