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에너지정책 손질 불가피

원전비중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늘리고…
ESSㆍ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개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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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랑끝 내몰리는 전력수급
(하) 미래 에너지전략 다시 짜라


끊이지 않는 원전 납품비리와 이로 인한 원전의 수시 가동중단, 사상 최악의 전력대란 등을 계기로 중장기적 국가 에너지 정책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외치며 값싼 전력을 공급한다는 이유로 시작된 기존 원전 중심의 전력공급 확대 정책은 안전불감증과 모럴 해저드라는 벽에 부딪혀 전면적인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올 연말까지 수립하는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전력수급 위기를 해소하고, 깨끗하면서도 안전한 에너지를 장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국가 대계로, 매우 중요하고, 신중하게 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에너지 이슈는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과 에너지법 개정을 통해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단독 부처 중심의 수립체제에서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주도해 범부처 차원에서 수립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는 중장기 전력수요 예측 중심의 단일 시나리오 외에 목표 달성 중심의 시나리오 등 다양한 에너지 안을 제시하고, 국민 선택에 따라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MB정부는 2024년까지 원전 14기를 추가로 건설해 2024년 전체 전력설비 가운데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31.9%까지 늘리고,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 60% 가까이 늘리는 원전 지상주의를 실현하려 했다. 이같은 원전 `올인' 에너지정책은 막대한 사회적 갈등비용과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 등 값싼 전력이 주는 혜택 보다 더 많은 갈등요소를 내포하고 있어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는 데 박근혜 정부도 동의하고 있다. 원전 신규 도입은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국민합의를 이끌어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기조를 살펴볼 수 있었던, 지난 1월말 발표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핵심 내용은 원전 비중을 축소하고, 석탄화력발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이 계획에서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전체 전력설비 가운데 원전 설비비중을 22.8%로 낮추기로 했다. 기존 MB정부에서는 2024년 31.9%, 2030년 41%로 늘릴 계획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원전을 축소하는 대신 늘어나는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총 12기의 석탄화력발전소(총 1074만㎾)와 6기의 LNG화력발전소(총 506만㎾)를 건설키로 했다. 이대로 가면 2027년 가장 많은 전력설비는 석탄화력발전소(28.5%)가 된다. 이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환경시민단체는 물론 환경부까지 미래 기후변화상황과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에너지 정책이라고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쳐다보면 당장 원전을 늘리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현재로선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화력발전이 유일하다. 청정에너지로 각광받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높은 경제성과 불안정한 전력공급능력으로 원전과 화력발전의 대안 에너지로 자리잡기엔 이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래도 역시 중장기 에너지정책의 해답은 `신재생에너지'에 있다고 답한다. 원전 업계 전문가들마저도 원전은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체계로 가기 위한 중간 `브리지'(Bridge) 역할에 불과하다는 데 동의한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경제성은 3∼5년내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예견이다. 다만 신재생에너지가 안정적 전력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대규모 전력저장장치(ESS), 스마트그리드의 대중화가 선결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개발과 확산에 정책의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는 게 신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근혜 정부는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의 설비비중을 오는 2027년까지 2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 20207년 11.4%에서 무려 8.6%포인트나 늘렸다. 이에 따라 정부가 2033∼2035년까지 에너지 정책을 확정짓는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얼마나 더 늘릴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수립과 관련해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향후 에너지 이슈 대응시 최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응 문제"라면서 "현재 에너지 비중에서 원전의 가치를 인정하되, 중장기 에너지믹스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전력수급과 전력 요금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사회적 합의 도출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승룡ㆍ이홍석기자 srkimㆍred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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