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선 막대한 인프라 활용 시장서 거대 사업자로 성장
한국은 시장상황 달라…`IT코리아` 제살 깎아먹기 불과
일각선 "미래부, 우본 우회적 지원땐 공정성 논란 우려"
한국은 시장상황 달라…`IT코리아` 제살 깎아먹기 불과
일각선 "미래부, 우본 우회적 지원땐 공정성 논란 우려"
전국적으로 막대한 조직을 거느린 우정사업본부(이하 우정본부)가 알뜰폰(MVNO) 시장에 진출할 경우, 알뜰폰 업계는 물론 이동통신, 단말기 업계 전체에 큰 파장이 일 것은 불보듯 뻔하다. 우정본부에서는 단순히 우체국에서 이통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의 사업진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거대 인프라를 지닌 정부기관의 새로운 통신시장 진입은 만만치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우정본부는 이미 2∼3년 전부터 성장전략 마련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이미 수차례 연구용역 작업도 진행했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의 우정기관들이 알뜰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정본부측의 입장이다.
우정경영연구소의 `해외우정의 MVNO 진출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된 2007년부터 우정 기관의 알뜰폰 사업진출이 본격화됐다. 유럽 주요국 모두 우정사업 부문의 적자를 메울 수익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알뜰폰 사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 사업을 진행하는 우체국 인프라와 결합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프랑스의 우정청에 해당하는 라 포스테(La Poste)는 이동통신사업자인 SFR과 라 포스트 모바일(La Post Mobile)이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알뜰폰 사업을 진행중이다. 공공기관인 라 포스테가 이 회사의 지분 51%를 확보하고 있으며, 49%는 데비텔(Debitel)이라는 운영사가 확보하고 있는 점은 경쟁 민간사업자들을 의식한 지분구조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향후 1∼2년 내에 100만명대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아일랜드 우체국도 지난 2010년에 알뜰폰 사업자이자 대형마트인 테스코와 이동통신사업자인 O2 등 3개 주체가 조인트벤처(JV)를 결성해 5%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정사업이 민영화된 국가인 이탈리아는 포스테모바일(PosteMobile)이라는 우정부문 알뜰폰 업체가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의 경우 `IT코리아'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그들 국가가 한국을 벤치마킹해야할 판에 우리가 그들의 정책을 도입하자는 것부터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매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야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은 제살 깍아먹기식 정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우본의 이같은 발상은 결국 `제밥그릇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MVNO 사업진입을 통해 낮은 배송료로 인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사업구조를 개선한다는 구상부터 그렇다. MVNO를 통해 구조조정의 화살을 피해나가자는 전략으로 비춰진다. 특히 미래부의 경우 우본이 직속기관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길 필요가 있다. 자칫 MVNO우대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당장 알뜰폰이 이통사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알뜰폰 시장 자체에서의 경쟁력 불균형 여지는 너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알뜰폰 사업을 도입한 정책취지가 중소 통신사업자 활성화와 다각화를 통해 통신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보하고, 요금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전국적으로 점 조직을 가진 공공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기본취지에 어긋나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견 알뜰폰 업체 관계자 역시 "알뜰폰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유통망 확보"라며 "우정본부가 막강한 인프라와 유통망으로 시장에서 밀어붙이게 되면 일부 대형마트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경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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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본부는 이미 2∼3년 전부터 성장전략 마련 차원에서 알뜰폰 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이미 수차례 연구용역 작업도 진행했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의 우정기관들이 알뜰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정본부측의 입장이다.
우정경영연구소의 `해외우정의 MVNO 진출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된 2007년부터 우정 기관의 알뜰폰 사업진출이 본격화됐다. 유럽 주요국 모두 우정사업 부문의 적자를 메울 수익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알뜰폰 사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 사업을 진행하는 우체국 인프라와 결합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다.
프랑스의 우정청에 해당하는 라 포스테(La Poste)는 이동통신사업자인 SFR과 라 포스트 모바일(La Post Mobile)이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알뜰폰 사업을 진행중이다. 공공기관인 라 포스테가 이 회사의 지분 51%를 확보하고 있으며, 49%는 데비텔(Debitel)이라는 운영사가 확보하고 있는 점은 경쟁 민간사업자들을 의식한 지분구조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향후 1∼2년 내에 100만명대의 이동통신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아일랜드 우체국도 지난 2010년에 알뜰폰 사업자이자 대형마트인 테스코와 이동통신사업자인 O2 등 3개 주체가 조인트벤처(JV)를 결성해 5%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우정사업이 민영화된 국가인 이탈리아는 포스테모바일(PosteMobile)이라는 우정부문 알뜰폰 업체가 전체 알뜰폰 시장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의 경우 `IT코리아'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 그들 국가가 한국을 벤치마킹해야할 판에 우리가 그들의 정책을 도입하자는 것부터 설득력이 약하다. 특히 매년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해야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은 제살 깍아먹기식 정책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우본의 이같은 발상은 결국 `제밥그릇챙기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MVNO 사업진입을 통해 낮은 배송료로 인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사업구조를 개선한다는 구상부터 그렇다. MVNO를 통해 구조조정의 화살을 피해나가자는 전략으로 비춰진다. 특히 미래부의 경우 우본이 직속기관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길 필요가 있다. 자칫 MVNO우대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당장 알뜰폰이 이통사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알뜰폰 시장 자체에서의 경쟁력 불균형 여지는 너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알뜰폰 사업을 도입한 정책취지가 중소 통신사업자 활성화와 다각화를 통해 통신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보하고, 요금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전국적으로 점 조직을 가진 공공기관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기본취지에 어긋나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중견 알뜰폰 업체 관계자 역시 "알뜰폰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유통망 확보"라며 "우정본부가 막강한 인프라와 유통망으로 시장에서 밀어붙이게 되면 일부 대형마트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경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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