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그룹`어나너머스`는 6월 25일 광명망을 통해 북한의 사이버 속살을 보겠다는데 이제 북한도 사이버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듯
다시 `우리민족끼리'가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그 사이트에 정상적으로 접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법ㆍ유해 사이트라서 정부가 차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거미줄 구조를 조금만 안다면 지금도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우회해서 접속할 수 있다. `어나너머스'라 주장하는 해커그룹이 이 사이트를 지난 3일 뚫었다. 그들은 가입자 1만 5000여 명의 정보를 빼냈다며 4일 9000여명, 6일 6000여명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언론에서는 그들이 비밀번호도 공개했다고 보도했으나 그건 극히 일부만 사실이다. 비밀번호로부터 추출된 `해쉬'라는 암호처럼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비밀번호로 추정되는 것 일부를 그 해커들이 친절하게도 유추해냈다. 예를 들면 `1234' `123456'`000000'같이 "흔히 사용되는 비밀번호 100선"에 들어있는 것들로부터. 즉, 난이도가 매우 낮은 것들만 독자들은 제발 이렇게 흔한 비밀번호를 절대로 쓰지 말기 바란다. 비밀번호가 알려지면? 그 계정에는 누구나 들어가 그 사용자가 주고받은 메일, 게시판에 올린 글을 모두 볼 수 있다. 몇 개의 비밀번호가 공개돼 해당 사용자는 다시 끔찍한 테러를 당하고 있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비밀번호를 바로 저장하지 못하게 권장한다. 대신 비밀번호로부터 추출한 해쉬 값을 저장하게 한다. 비밀번호로부터 해쉬를 생성하는 것은 쉽지만 역으로 해쉬에서 비밀번호를 유추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매우 어렵다. `우리민족끼리' 해커들도 아직 다 유추하지 못해서 극히 일부를 공개한 것만 봐도 그 난이도를 알 수 있을 게다.
가끔 비밀번호를 유추해내겠다며 시연하는 누군가가 있다. 사실 비밀번호 알아내는 일이 기술적으로 결코 쉽지 않다. 다행히 운이 좋으면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들은 흔히 쓰이는 비밀번호로부터 해쉬를 만들겠다며 시연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서너 개의 비밀번호만 쓴다. 그래서 다른 사이트에서 해킹해 구한 비밀번호를 써본다. 또는 보안이 허술한 와이파이 채널에서 오가는 메시지를 가로채 비밀번호를 알아내기도 한다. 아니면 해킹 프로그램을 몰래 컴퓨터에 숨겨뒀다가 비밀번호를 가로채는 수법도 쓴다. 그래서 비밀번호를 그대로 저장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런 사이트가 국내에 아직도 있다. 이번 기회에 빨리 해쉬로 바꾸기 바란다.
해커들이 훔친 개인정보에 비밀번호가 들어있다면? 그것은 사용자의 알몸을 노출시킨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연히 해킹된 사이트의 피해자 보상액도 올라간다. 해쉬를 저장했다면 그나마 정상이 참작된다. 이번에 공개한 `우리민족끼리' 데이터베이스 끝부분에 숫자와 알파벳으로 구성된 32글자의 해쉬가 있다. 평균 비밀번호 길이가 8글자인데 비해 4배 정도 길다. `우리민족끼리'가 사용한 해쉬는 MD5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해킹 이후 국내 가입자들의 신상털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물론 자료가 공개됐으니 호기심에서라도 누가 가입했는지 확인해보는 거야 그럴 수 있다 치자. 다만 가입자의 신상정보를 웹에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국내 가입자에게만 관심을 쏟을 게 아니다. 국외 가입자의 신상과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학술적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해킹의 난이도에 관한 질문이 많다. 그거야 해커들의 수준에 따라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우리민족끼리'같이 해외에 있는 사이트 말고 북한 내부의 사이트도 뚫을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섣불리 답할 수 없다. 답변에 앞서 북한의 망 구조, 망 분리 정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보안정책, 침입방지 대응태세 등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서 흔히 쓰이는 비밀번호 리스트 100선 같은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북한의 광명 망을 통해 북한의 사이버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 이번 해킹의 주역들이 6월 25일 이 속살을 헤집고 들어가겠다고 했다.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지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이번 해킹으로 북한도 사이버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물론 북한은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잃을 게 별로 없어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해킹은 비대칭 전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형중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비밀번호로 추정되는 것 일부를 그 해커들이 친절하게도 유추해냈다. 예를 들면 `1234' `123456'`000000'같이 "흔히 사용되는 비밀번호 100선"에 들어있는 것들로부터. 즉, 난이도가 매우 낮은 것들만 독자들은 제발 이렇게 흔한 비밀번호를 절대로 쓰지 말기 바란다. 비밀번호가 알려지면? 그 계정에는 누구나 들어가 그 사용자가 주고받은 메일, 게시판에 올린 글을 모두 볼 수 있다. 몇 개의 비밀번호가 공개돼 해당 사용자는 다시 끔찍한 테러를 당하고 있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비밀번호를 바로 저장하지 못하게 권장한다. 대신 비밀번호로부터 추출한 해쉬 값을 저장하게 한다. 비밀번호로부터 해쉬를 생성하는 것은 쉽지만 역으로 해쉬에서 비밀번호를 유추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매우 어렵다. `우리민족끼리' 해커들도 아직 다 유추하지 못해서 극히 일부를 공개한 것만 봐도 그 난이도를 알 수 있을 게다.
가끔 비밀번호를 유추해내겠다며 시연하는 누군가가 있다. 사실 비밀번호 알아내는 일이 기술적으로 결코 쉽지 않다. 다행히 운이 좋으면 누구나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그들은 흔히 쓰이는 비밀번호로부터 해쉬를 만들겠다며 시연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서너 개의 비밀번호만 쓴다. 그래서 다른 사이트에서 해킹해 구한 비밀번호를 써본다. 또는 보안이 허술한 와이파이 채널에서 오가는 메시지를 가로채 비밀번호를 알아내기도 한다. 아니면 해킹 프로그램을 몰래 컴퓨터에 숨겨뒀다가 비밀번호를 가로채는 수법도 쓴다. 그래서 비밀번호를 그대로 저장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런 사이트가 국내에 아직도 있다. 이번 기회에 빨리 해쉬로 바꾸기 바란다.
해커들이 훔친 개인정보에 비밀번호가 들어있다면? 그것은 사용자의 알몸을 노출시킨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당연히 해킹된 사이트의 피해자 보상액도 올라간다. 해쉬를 저장했다면 그나마 정상이 참작된다. 이번에 공개한 `우리민족끼리' 데이터베이스 끝부분에 숫자와 알파벳으로 구성된 32글자의 해쉬가 있다. 평균 비밀번호 길이가 8글자인데 비해 4배 정도 길다. `우리민족끼리'가 사용한 해쉬는 MD5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해킹 이후 국내 가입자들의 신상털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물론 자료가 공개됐으니 호기심에서라도 누가 가입했는지 확인해보는 거야 그럴 수 있다 치자. 다만 가입자의 신상정보를 웹에 공개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국내 가입자에게만 관심을 쏟을 게 아니다. 국외 가입자의 신상과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학술적으로는 재미있을 것 같다.
이번 해킹의 난이도에 관한 질문이 많다. 그거야 해커들의 수준에 따라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또한 `우리민족끼리'같이 해외에 있는 사이트 말고 북한 내부의 사이트도 뚫을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것에 대해서는 섣불리 답할 수 없다. 답변에 앞서 북한의 망 구조, 망 분리 정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보안정책, 침입방지 대응태세 등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서 흔히 쓰이는 비밀번호 리스트 100선 같은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북한의 광명 망을 통해 북한의 사이버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날이 곧 올지도 모른다. 이번 해킹의 주역들이 6월 25일 이 속살을 헤집고 들어가겠다고 했다. 과연 어디까지 가능할지 두고 볼 일이다. 아무튼 이번 해킹으로 북한도 사이버 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물론 북한은 남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잃을 게 별로 없어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해킹은 비대칭 전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김형중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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