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모바일 엘도라도` 찾는 법

  •  
  • 입력: 2013-04-16 20:22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대항해의 시대로 불리는 16세기, 유럽의 혈기왕성한 남자들이 기회의 땅을 찾아 아메리카 정복에 나섰다. 그들을 특히 흥분시킨 것은 남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는 황금향(엘도라도)에 대한 전설이었다. 그들은 오리노코강 지류의 수원에 있는 거대한 호수 기슭에 황금으로 만든 집에 살면서 온몸에 사금을 칠한 황금왕이 통치하는 엘도라도가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오리노코강을 건넜다.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기업들이 늘고 있다. 비좁은 한국 시장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에게 모바일 대국 일본은 현대판 엘도라도에 다름 아니다. 일본은 유료 앱 시장 규모에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앱스토어의 탑그로싱 1위 앱의 매출에서는 미국을 앞선 1위이다. 일본 1위 앱의 매출을 100으로 놓았을 때 2위인 미국은 91, 3위인 영국은 28에 불과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앱은 일본에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지난해 일본의 모바일 앱 시장 규모는 9조3451억원으로 1조5000억원에 그친 한국의 6배 이상이다. 모바일 가입자 1인당 콘텐츠 유료 결제액 규모는 무려 한국의 11배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전세계 모바일 광고시장의 무려 1/3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모바일 광고시장이다. 우리 기업들이 군침을 흘릴만하다.

하지만 일본 진출,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일본 IT시장은 잘라파고스(Jalapagos=Japan+Galapagos)라는 반갑지 않은 별칭이 붙을 만큼 문화적 특수성이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갈라파고스 신드롬은 특히 모바일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일본은 스마트폰 열풍 훨씬 이전부터 모바일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있었기 때문. 따라서 이처럼 독특한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본 모바일 앱 시장 진출 시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출시 후 30일 동안에 모든 마케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앱 마켓에서 신규 게임 카테고리에 등록되는 기간은 30일인데, 일본은 특히 앱 마켓 상위 순위 노출이 앱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매출 상위 10개 앱이 전체 앱스토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은 20%이지만 일본은 그 2배가 넘는 41%이며, 상위 100개 앱의 경우 미국은 52%를 차지하지만 일본은 71%나 된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일본 모바일 앱 시장에서 리워드(보상)형 CPI(Cost per Install, 설치당 과금) 광고를 통해 앱의 설치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일반화되어 있는 것도 일본 시장의 이러한 특수성 탓이다. 따라서 일본 시장에서 제대로 된 승부를 보고자 한다면, 런칭 후 30일 동안 앱 마켓 상위에 랭크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계적으로, 구글플레이의 경우 상위 25위, 앱스토어의 경우 상위 10위 안에 들어가면 안정적인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현지화 작업이다. 일본 유저들이 외국 앱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일본어 번역이 필수이고, 스크린샷이나 아이콘 디자인도 일본 유저들에게 익숙한 구성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게임 앱 아이콘에 플랫폼 마크가 들어있을 경우 일본 유저들은 복잡한 등록이나 로그인 절차가 필요한 번거로운 게임이라고 인식해 외면하는 경향이 강하다.

버그 테스트 역시 필수다. 본격적인 프로모션 개시에 앞서 베타버전 출시 등을 통해 버그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간과한 채 성급하게 프로모션에 돌입한다면, 아주 사소한 버그들에 발목을 잡혀 제대로 된 싸움 한 번 못해보고 전쟁에서 지는 패잔병의 처지가 될 수 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고, 알 것 같으면서도 알 수 없는 게 일본 시장이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 실패하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해 지레 포기하는 건 더 큰 문제다. 국경 없는 모바일 앱 비즈니스에서 기회의 땅을 지척에 두고 포기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말이다. 모바일 엘도라도를 찾아 대항해를 시작한 우리 모바일 앱 기업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오리노코강을 건너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이선진 애드웨이즈코리아 부사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