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창조경제` 정책으로 보여달라

이제부터 집중해야 할 것은 `창조경제'를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가시화하고 그 가시적 성과를 작더라도 보여주어 신뢰를 쌓아 가는것이다

  •  
  • 입력: 2013-04-16 20:22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진짜 이럴 줄은 몰랐다. 작년 대선유세가 한창 진행될 때에도, 그리고 박근혜 후보가 당선 되어 정부조직 개편에 대한 논쟁이 한창 진행될 때만해도, 학술적 정의라면 몰라도 `창조경제'라는 말 차제에 대해서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생각했다. 문재인 후보의 `공정경제', 안철수 후보의 `혁신경제'가 경제운용에 `공정'과 `혁신'을 강조한다면, 박근혜 후보의 `창조경제'는 `창의성'과 `창조'를 강조하는 것쯤 된다고 말이다.

그런데, 정부조직 개편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되어 가고, 인선도 어느 정도 끝나갈 무렵, 난데없이 `창조경제'가 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창조경제'가 뭐냐는 질의가 있었고 이어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질책이 쏟아졌다. 그 이후에도 사태는 더 악화되어 급기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정말,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줄은 몰랐다. 신정부 출범이라는 것이 어제오늘만의 일도 아니요, 문민정부로의 평화적 정권교체만 해도 벌써 다섯 번째다. 그때마다 늘 새로운 집권세력에 대한 시비와 비아냥과 핀잔이 되풀이돼 왔건만, 이번처럼 정치권에서 학구적 개념논쟁이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 비춰지는 모습을 그대로 해석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 사전에 `창조경제'를 명쾌하게 정의했다면, 이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시비를 건 것은 정말 창조경제를 몰라서 또는 창조경제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창조경제라는 정책기조를 가지고 뭘 할 건데? 그걸 가지고 도대체 뭘 보여주려고 하는 건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학자들이 나서서, `이게 창조경제의 개념이고, 이건 아니다"라고 설명해 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하다. 학구적이든 상식적이든 아무리 잘 된 `창조경제`의 정의를 들이대도, 진짜 하고 싶은 말, 진짜 요구하는 것에 대한 대답은 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문제의 본질일 터, 그렇다면 문제는 완화될까? 불행하게도 문제는 더 심각해 진다. 당장 눈에 비춰지는 현실이 기대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를 통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공약한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올해 경기성장률은 3.0%에서 2.3%로 하향조정되었다.

소통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가슴에 와 닿고, 피부에 느껴져야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국민감정이다. 그렇다고 약속을 꼭 지켜야만 소통이 되는 것도 아니다. 약속을 못 지키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슴에 와 닿으면, 우리는 더 큰 소통의 감정을 느낀다. 공감과 소통의 대상은 약속자체가 아니라, 약속을 이행하려는 모습에 비쳐진 진정성이다.

우리는 과연 `창조경제'라는 화두에만 집착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화두가 주는 막연한 느낌만으로 무언가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작동 메커니즘이 없는, 겉모습만 화려한 사상누각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은 진지하게 고민해 보고, 우리 모두가 자기성찰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아직 내용도 부족하고 잘 익지도 않아 설익은 상태지만, `창조경제'의 화두 자체는 옳다고 본다. 방향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집중해야 할 것은 `창조경제'를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가시화하는 것, 정책실행의 예상결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소통하는 것, 그리고 실질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작더라도 보여주어 국민적 신뢰를 쌓아 가는 것이리라. 그것이 안 된다면, 진지하게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설명한 `창조경제'를 나름대로 해석하자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창의적 생각, 과감한 도전정신, 해보겠다는 열정, 그리고 꼭 이루어내겠다는 신념이 중요하다. 이제까지 해 오던 일에 단순히 `창조`라는 이름을 앞에 붙이는 것만으로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없다. 창조경제와 별로 다를 게 없는 `창조기업`, `창조산업`, `창조교육`, `창조사회`, `창조국가`를 아무리 외쳐봐야, 내용을 채우지 못하면 공허한 선동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는 과학과 ICT를 기반으로 생각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 한번 그렇게 전략방향을 설정한 이상, 그 수단을 치밀하게 검증하고 끝까지 추진하여 목표를 성취하고야 마는 승부근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그 과정에서 국민과 계속 소통하고 필요하면 그가 누구든 도움을 청해야 한다. 오기만 남은 연구개발자, 숨어버린 전문가, 무감각해진 소비자, 한 많은 중소상공인, 좌절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청해 들어야 한다.

장석권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