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 개인정보 삭제 요구권
유럽 작년 세계 최초 입법화
국내도 논의 활발해질 전망
최근 잊혀질 권리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유럽연합이 잊혀질 권리를 처음으로 입법화했고, 최근 국내에서도 입법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잊혀질 권리가 무엇이고,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잊혀질 권리는 한마디로 개인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 있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보고서(잊혀질 권리의 국내 제도 도입 반영방안 연구)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인터넷과 컴퓨터 중심의 사회로, 기술적 진보의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라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롭게 제기되는 위험은 인터넷으로 인해 기록의 시대가 열림에 따라 인류가 망각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구글링을 통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검색해 보면 제대로 정리되지 않거나 파기되지 않고 남겨진 자신의 정보가 산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퍼져있는 개인정보를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은 개인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위험 가운데 하나로 인터넷 공간에 위태롭게 잔존하고 있는 개인정보의 소재나 처리의무자를 확인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개인에게 주어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나 통제권을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 주체도 알지 못하는 개인정보의 조각을 퍼즐처럼 맞춰 정치적 성향, 의료정보 등 개인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유추해 내기도 합니다.
특히 개인 신상털기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도가 지나치며 심지어 자살에 이를 정도로 과도한 측면이 있어 사회문제로 제기돼 왔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온라인상의 정보를 삭제 요구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12년 1월 집행위원회가 인터넷에서 정보 주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자 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시킨 데이터보호법 개정안을 확정했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잊혀질 권리가 입법화된 것입니다. 유럽연합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업자는 서버가 유럽연합 밖에 있더라도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고, 위반하면 100만유로 또는 1년 매출의 2%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개정안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27개 회원국의 정부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유럽연합 집행위는 2014년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국가인권위원회 정보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법상 잊혀질 권리는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 요청권, 개인정보 삭제ㆍ처리 정지요청 통지의무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 요청권은 도입돼 있으나,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요청 통지의무 등은 도입돼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관련법의 개인정보의 수정과 삭제 요청 관련 내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노근 국회의원(새누리당)은 최근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정보통신망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글을 올린 사람이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 서비스업체에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요청받은 서비스 제공자는 확인 절차를 거쳐 즉시 삭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잊혀질 권리와 관련한 논의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하고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잊혀질 권리의 보장은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더 강화하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정보가 유통될 수 있도록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들로 하여금 필요한 조치 및 의무사항을 부여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실질적인 보장과 사업자 규제 사이에서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또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는 특정 개인과 관련된 정보를 생산, 제작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정보에 대한 삭제조치나 처리조치를 취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되며, 제3자(정보통신서비스사업자 등)가 특정 정보를 처분하는 경우 우리나라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또 다른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현실적으로 정보 주체가 원하는 망각이나 잊혀짐이 실질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인가에 관한 기술적 실효성도 타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게시한 정보가 검색엔진에 의해 인덱싱되기도 하고, 웹 크롤러에 의해 수집된 정보는 개인이 해당 정보 자체를 삭제한 후에도 한동안 인터넷 아카이브에 남아 검색이 가능하기도 한데, 잔존하는 정보의 삭제 등의 완전성이나 무결성을 어떻게 확보해 그 권리를 보장할 것인지도 검토의 대상인 것입니다.
강동식기자 dskang@
(자료: 한국인터넷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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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논의 활발해질 전망
최근 잊혀질 권리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 유럽연합이 잊혀질 권리를 처음으로 입법화했고, 최근 국내에서도 입법화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잊혀질 권리가 무엇이고,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잊혀질 권리는 한마디로 개인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 있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연구보고서(잊혀질 권리의 국내 제도 도입 반영방안 연구)에 따르면, 현대사회는 인터넷과 컴퓨터 중심의 사회로, 기술적 진보의 속도가 빠르고, 그에 따라 이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새롭게 제기되는 위험은 인터넷으로 인해 기록의 시대가 열림에 따라 인류가 망각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구글링을 통해 자신의 개인정보를 검색해 보면 제대로 정리되지 않거나 파기되지 않고 남겨진 자신의 정보가 산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퍼져있는 개인정보를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은 개인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새로운 위험 가운데 하나로 인터넷 공간에 위태롭게 잔존하고 있는 개인정보의 소재나 처리의무자를 확인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개인에게 주어진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나 통제권을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 주체도 알지 못하는 개인정보의 조각을 퍼즐처럼 맞춰 정치적 성향, 의료정보 등 개인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유추해 내기도 합니다.
특히 개인 신상털기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정도가 지나치며 심지어 자살에 이를 정도로 과도한 측면이 있어 사회문제로 제기돼 왔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온라인상의 정보를 삭제 요구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12년 1월 집행위원회가 인터넷에서 정보 주체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용자 정보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시킨 데이터보호법 개정안을 확정했습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잊혀질 권리가 입법화된 것입니다. 유럽연합 거주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업자는 서버가 유럽연합 밖에 있더라도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되고, 위반하면 100만유로 또는 1년 매출의 2%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개정안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27개 회원국의 정부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와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며, 유럽연합 집행위는 2014년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국가인권위원회 정보인권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법상 잊혀질 권리는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 요청권, 개인정보 삭제ㆍ처리 정지요청 통지의무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 요청권은 도입돼 있으나, 개인정보 삭제ㆍ처리정지요청 통지의무 등은 도입돼 있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관련법의 개인정보의 수정과 삭제 요청 관련 내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노근 국회의원(새누리당)은 최근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정보통신망법)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글을 올린 사람이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 서비스업체에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요청받은 서비스 제공자는 확인 절차를 거쳐 즉시 삭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내에서 잊혀질 권리와 관련한 논의다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하고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잊혀질 권리의 보장은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주체의 통제권을 더 강화하고 개인의 의사에 따라 정보가 유통될 수 있도록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들로 하여금 필요한 조치 및 의무사항을 부여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실질적인 보장과 사업자 규제 사이에서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또 정보통신서비스 사업자는 특정 개인과 관련된 정보를 생산, 제작하지 않았음에도 해당 정보에 대한 삭제조치나 처리조치를 취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되며, 제3자(정보통신서비스사업자 등)가 특정 정보를 처분하는 경우 우리나라 헌법에 의해 보장되는 또 다른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현실적으로 정보 주체가 원하는 망각이나 잊혀짐이 실질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인가에 관한 기술적 실효성도 타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이 게시한 정보가 검색엔진에 의해 인덱싱되기도 하고, 웹 크롤러에 의해 수집된 정보는 개인이 해당 정보 자체를 삭제한 후에도 한동안 인터넷 아카이브에 남아 검색이 가능하기도 한데, 잔존하는 정보의 삭제 등의 완전성이나 무결성을 어떻게 확보해 그 권리를 보장할 것인지도 검토의 대상인 것입니다.
강동식기자 dskang@
(자료: 한국인터넷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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