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국내 주요방송국과 금융기관들의 전산망이 일제히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벌어졌다. 명백한 사이버테러였다.공영방송국인 KBS를 비롯해 MBCㆍYTN 등 주요 방송국은 컴퓨터 수 백대가 꺼져 재부팅이 되지 않아, 방송을 위해 팩스와 전화 등을 이용하느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펼쳐졌다. 신한은행ㆍ농협 등은 인터넷뱅킹은 물론 현금자동입출금기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심지어 카드결재도 되지 않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사태는 공공기능이 강한 방송과 금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힌 것으로, 사태를 분석하고 몇 번 질타하다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또, 과거에 발생한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아닌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 의한 해킹으로 인한 혼란이라는 점으로 볼 때, 사이버테러도 단순 기법에서 오랜 기간 설계하고 충격을 전달하거나 파괴하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주요 기관에 대한 사이버 테러는 비단 이번에만 있던 일이 아닌 것은 다들 잘 알고 있다. 2009년 7월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대혼란, 2011년 농협 전산망 마비, 2012년 중앙일보 전산망 해킹 등 굵직굵직한 테러들이 있었다. 이때마다 수사결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북한 소행'이라는 단어이다.
처음 한 두 번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한 `북한'을 지탄하고 더 강력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안전하고 탄탄한 사이버보안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하지만, 벌써 수 차례 사이버테러의 위협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는 우리의 사이버보안 실태에 국민들은 `겨우 이것이 IT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의 보안 실태란 말인가'라며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보다도 그에 매번 당하고 있는 당국에 실망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한심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는 캄보디아 수준밖에 되지 않는 북한의 빈약한 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모든 부문에 있어 북한의 성장을 무시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의 국내총생산은 1800달러로 우리나라 3만2000달러의 약 41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북한에게 뭔가의 위협을 받는 자체가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로 생각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이다. 북한은 한 두 가지의 부문에서는 괴물로 보일 만큼 집중하여 성장해 있다. 사이버테러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정찰총국 소속으로 적게는 1000여명, 많게는 3000여명의 전담 해킹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북한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이버전쟁에 대비해오고 있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지금도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잊혀 질만 하면 사이버테러로 인해 혼란이 생기고, 중요한 시기 때마다 주요기관의 서버가 공격을 받는 판에 변변한 사이버테러 대응 조직하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있는 조직들도 사후약방문 격으로 사태가 벌어진 뒤에나 후속조치를 하고 사태를 분석하기에 급급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는 이미 인터넷 없이는 사회가 굴러가지 않을 상황이다. 그만큼 사이버테러로 강력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비록 극한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국가 전산망이 일거에 삭제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라도 하거나 금융기관에 맡겨둔 내 돈이 하루아침에 근거도 없이 날아가거나, 모든 채널에서 똑같은 화면만 방송된다거나, 전국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 그야말로 사회는 일대 혼란에 빠져 기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극한의 경우, 그로 인한 막대한 인명피해도 발생할 것이다.
물론 이번 사이버테러는 `후이즈'라는 정체불명의 해커집단에서 본인들의 소행이라며 흔적을 남기고 주장하고 있다. 테러에 대한 분석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그것이 해커집단이든 북한의 해커조직이든, 언제까지 `누구누구의 소행'이라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을 것인가. 뚫는 사람은 한 번만 성공하면 되지만, 막는 사람은 매번 성공해야하는 것이 사이버전쟁의 본질이다.
이 같은 사이버테러에 대한 위협은 우리나라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도 연일 이어지는 해외 발 해킹공격에 대응해 `사이버 진주만 공격'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해커들의 공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전기와 통신 등의 국가기간 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우리도 이제라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해야한다. 우리의 사이버 안전망을 위해하고 위협을 가하는 것을 용납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군 정보기관, 경찰 사이버대응팀, 국정원과 필요한 경우 민간의 보안조직까지 아울러서 강력한 대응팀을 구성해 운영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한다.
아울러 정보의 독점과 민간정보를 악용할 수 있는 소지를 엄격한 기준으로 제거하고, 국가에게 위임한 안보의 권한범위 내에서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무언인지는 행정명령이 발동되어 사회기반시설을 방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정명령에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민간기업과의 정보공유에 애를 끓이고 있는 미국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이번 사태는 공공기능이 강한 방송과 금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힌 것으로, 사태를 분석하고 몇 번 질타하다가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또, 과거에 발생한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아닌 바이러스나 악성코드에 의한 해킹으로 인한 혼란이라는 점으로 볼 때, 사이버테러도 단순 기법에서 오랜 기간 설계하고 충격을 전달하거나 파괴하는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주요 기관에 대한 사이버 테러는 비단 이번에만 있던 일이 아닌 것은 다들 잘 알고 있다. 2009년 7월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대혼란, 2011년 농협 전산망 마비, 2012년 중앙일보 전산망 해킹 등 굵직굵직한 테러들이 있었다. 이때마다 수사결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북한 소행'이라는 단어이다.
처음 한 두 번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짓'을 한 `북한'을 지탄하고 더 강력한 보안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안전하고 탄탄한 사이버보안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하지만, 벌써 수 차례 사이버테러의 위협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무기력하게 당하고 있는 우리의 사이버보안 실태에 국민들은 `겨우 이것이 IT강국으로 불리던 대한민국의 보안 실태란 말인가'라며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보다도 그에 매번 당하고 있는 당국에 실망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한심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는 캄보디아 수준밖에 되지 않는 북한의 빈약한 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모든 부문에 있어 북한의 성장을 무시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북한의 국내총생산은 1800달러로 우리나라 3만2000달러의 약 41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북한에게 뭔가의 위협을 받는 자체가 자존심에 금이 가는 일로 생각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소리이다. 북한은 한 두 가지의 부문에서는 괴물로 보일 만큼 집중하여 성장해 있다. 사이버테러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정찰총국 소속으로 적게는 1000여명, 많게는 3000여명의 전담 해킹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북한은 이미 오래 전부터 사이버전쟁에 대비해오고 있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지금도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잊혀 질만 하면 사이버테러로 인해 혼란이 생기고, 중요한 시기 때마다 주요기관의 서버가 공격을 받는 판에 변변한 사이버테러 대응 조직하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있는 조직들도 사후약방문 격으로 사태가 벌어진 뒤에나 후속조치를 하고 사태를 분석하기에 급급하다.
이래서는 안 된다.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는 이미 인터넷 없이는 사회가 굴러가지 않을 상황이다. 그만큼 사이버테러로 강력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의미이다.
비록 극한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국가 전산망이 일거에 삭제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라도 하거나 금융기관에 맡겨둔 내 돈이 하루아침에 근거도 없이 날아가거나, 모든 채널에서 똑같은 화면만 방송된다거나, 전국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먹통이 되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 그야말로 사회는 일대 혼란에 빠져 기간이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극한의 경우, 그로 인한 막대한 인명피해도 발생할 것이다.
물론 이번 사이버테러는 `후이즈'라는 정체불명의 해커집단에서 본인들의 소행이라며 흔적을 남기고 주장하고 있다. 테러에 대한 분석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그것이 해커집단이든 북한의 해커조직이든, 언제까지 `누구누구의 소행'이라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을 것인가. 뚫는 사람은 한 번만 성공하면 되지만, 막는 사람은 매번 성공해야하는 것이 사이버전쟁의 본질이다.
이 같은 사이버테러에 대한 위협은 우리나라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도 연일 이어지는 해외 발 해킹공격에 대응해 `사이버 진주만 공격'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해커들의 공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 등의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전기와 통신 등의 국가기간 시설을 방어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우리도 이제라도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준비해야한다. 우리의 사이버 안전망을 위해하고 위협을 가하는 것을 용납하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군 정보기관, 경찰 사이버대응팀, 국정원과 필요한 경우 민간의 보안조직까지 아울러서 강력한 대응팀을 구성해 운영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한다.
아울러 정보의 독점과 민간정보를 악용할 수 있는 소지를 엄격한 기준으로 제거하고, 국가에게 위임한 안보의 권한범위 내에서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춰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 무언인지는 행정명령이 발동되어 사회기반시설을 방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행정명령에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민간기업과의 정보공유에 애를 끓이고 있는 미국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신명호 가천문화재단 문화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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