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개발자들이 현장에서 관행해 된 무임금 야근 등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지난 29일 서울 구로구 가산문화센터에서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이하 IT노조) 주최로 열린 `무임금 초과노동의 실태 및 대응에 대한 IT노동자 간담회'에 모인 20여명의 IT개발자들은 "올해 IT개발자들이 힘을 모아 적어도 야근, 부당 대우 정도는 해결해보자"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3년간 끌어온 1심 공판을 마친 IT개발자 양모씨의 사건을 계기로 IT노동의 현실에 대한 의견을 공유해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양모씨는 야근과 초과 수당에 대해 미지급된 임금을 받기 위해 농협정보시스템과 지난 3년간 소송을 벌였고, 지난달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관련기사 2013년 3월 4일자 15면)
간담회에 참석한 IT개발자들은 지금도 3년 전 양모씨가 소송을 시작할 때와 근무 환경과 처우는 다를 바 없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 개발자들의 힘을 뭉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여년간 IT개발자로 일해 왔다는 A씨는 "20년 전에는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이고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게 `야근'이었다"며 "자발적으로 시작한 야근이 (`무임금 노동'이라는) 잘못된 문화로 정착하면서 (IT근무환경이) 이 모양이 됐다"며 지금이라도 이 문화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대다수 IT개발자들도 이에 공감하며 △농협을 중심으로 한 보이콧(업무거부) △야근 증명할 방법 강구 △IT개발자협회간 협력 도모 후 세력 확대 △농협에 대한 집단 소송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놨다.
또 지난 양모씨 재판과정에서 야근과 휴일근무를 증명할 법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양모씨는 "법정 싸움을 해 보니, 회사가 제출하는 출퇴근 자료는 증거로 채택되지만 노동자가 제출하면 참고자료로 그친다"며 "노동자가 증거를 아무리 모아도 법적인 증거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줄 법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장하나 의원실(민주통합당ㆍ환경노동위소속) 관계자는 "제도를 바꾸는 건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선 (노동)법 조차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며 "IT노동자들의 무임금 야근과 초과근무 등에 대한 실질적인 자료와 근거들을 모아 대책을 만들 수 있도록 의원실에서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양모씨에 따르면 지난달 1심 선고 이후 농협정보시스템이 대형 로펌인 율촌을 선임해 항소했고, 양모씨도 항소했다. IT노조는 현재 IT개발자 커뮤니티 등과 함께 양모씨 소송을 돕기 위한 모금 중이고, 현재까지 모금액이 500만원을 넘었다.
나경훈 IT노조위원장은 "이번 모금운동에 많은 IT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IT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움직임은 부담스러워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공감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현하는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홀로 산재를 받기 위해 소송 벌인 양모씨를 비롯해 중소기업, 대기업 등 IT노조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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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서울 구로구 가산문화센터에서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이하 IT노조) 주최로 열린 `무임금 초과노동의 실태 및 대응에 대한 IT노동자 간담회'에 모인 20여명의 IT개발자들은 "올해 IT개발자들이 힘을 모아 적어도 야근, 부당 대우 정도는 해결해보자"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달 3년간 끌어온 1심 공판을 마친 IT개발자 양모씨의 사건을 계기로 IT노동의 현실에 대한 의견을 공유해보자는 취지로 열렸다. 양모씨는 야근과 초과 수당에 대해 미지급된 임금을 받기 위해 농협정보시스템과 지난 3년간 소송을 벌였고, 지난달 1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관련기사 2013년 3월 4일자 15면)
간담회에 참석한 IT개발자들은 지금도 3년 전 양모씨가 소송을 시작할 때와 근무 환경과 처우는 다를 바 없다며 이를 바꾸기 위해 개발자들의 힘을 뭉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여년간 IT개발자로 일해 왔다는 A씨는 "20년 전에는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이고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좋은 의미에서 시작한 게 `야근'이었다"며 "자발적으로 시작한 야근이 (`무임금 노동'이라는) 잘못된 문화로 정착하면서 (IT근무환경이) 이 모양이 됐다"며 지금이라도 이 문화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대다수 IT개발자들도 이에 공감하며 △농협을 중심으로 한 보이콧(업무거부) △야근 증명할 방법 강구 △IT개발자협회간 협력 도모 후 세력 확대 △농협에 대한 집단 소송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놨다.
또 지난 양모씨 재판과정에서 야근과 휴일근무를 증명할 법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양모씨는 "법정 싸움을 해 보니, 회사가 제출하는 출퇴근 자료는 증거로 채택되지만 노동자가 제출하면 참고자료로 그친다"며 "노동자가 증거를 아무리 모아도 법적인 증거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줄 법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장하나 의원실(민주통합당ㆍ환경노동위소속) 관계자는 "제도를 바꾸는 건 긴 시간이 소요되지만 우선 (노동)법 조차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라며 "IT노동자들의 무임금 야근과 초과근무 등에 대한 실질적인 자료와 근거들을 모아 대책을 만들 수 있도록 의원실에서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양모씨에 따르면 지난달 1심 선고 이후 농협정보시스템이 대형 로펌인 율촌을 선임해 항소했고, 양모씨도 항소했다. IT노조는 현재 IT개발자 커뮤니티 등과 함께 양모씨 소송을 돕기 위한 모금 중이고, 현재까지 모금액이 500만원을 넘었다.
나경훈 IT노조위원장은 "이번 모금운동에 많은 IT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IT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움직임은 부담스러워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공감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현하는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점을 느꼈다"며 "홀로 산재를 받기 위해 소송 벌인 양모씨를 비롯해 중소기업, 대기업 등 IT노조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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