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창조경제의 손, 애니팡 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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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3-0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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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창조경제의 손, 애니팡 키즈
박광세 와이디온라인 이사
2012년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디지털 콘텐츠 히트상품을 꼽으라면, 누구나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라는 게임을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애니팡은 2500만 다운로드와 1일 사용자 10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고, 드래곤플라이트는 구글 플레이 마켓 기준으로는 세계 매출 2위까지 올랐던 글로벌 히트상품이었다. 구글에서 새로운 단말기를 출시할 때 애니팡이 잘 돌아가는지를 테스트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콘텐츠의 강력한 힘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실 2012년 중반까지의 게임업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각종 규제와 비난 속에서 자긍심을 잃어간 개발자들은 안방 시장마저 온라인, 모바일 할 것 없이 전부 외산 게임으로 뒤덮이는 상황을 힘없이 지켜봐야만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 규제와 상관없이 게이머 수는 계속 늘어나면서 고스란히 그 이득은 해외 업체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다 카카오가 게임에 손을 대면서 거짓말처럼 상황이 역전되었다. 어느 방송이나 영화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의 국민적 사랑을 받은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 등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2012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은 더 이상 기타 지역이 아니라 미국ㆍ일본에 이은 세계 3대 모바일 게임 시장이 되었다. 이제는 남미의 작은 개발사들도 한국에 게임을 런칭하고 싶다고 문의를 하고 일본의 대기업들도 한국시장에 맞는 공동개발 의뢰를 하기 시작하였다.와이디온라인에서 광주광역시에 설립한 G&C센터는 글로벌 고객지원 업무와 그래픽 디자인, 개발 인력 등 B2B 사업만으로 현지에서 100명이 넘는 인력을 이미 고용했거나 또는 신규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척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세계 3위의 시장을 만들어낸 것이 어떤 대기업이나 정부의 힘이 아니라 벤처기업인 카카오와 소규모의 게임 개발사들이었다는 점이다. 때마침 2013년 출범한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국정의 중심과제로 이야기했다. 한동안 정부의 무관심에 야속해하던 IT 업계로서는 일단 적극적으로 반기지 않을 수 없다. 시기적으로도 이미 시장에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나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어온 덕에 정부에서 조금만 더 지원을 한다면 아마 새로운 한강의 기적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 다만한 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이러한 창조경제의 원동력이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라는 질문이다. 물론 산업별로 이에 대한 답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의 답은 명확하다. 바로 대중 그 자체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콘텐츠 산업만큼은 여타 제조업과 달리 소비자와 창작자가 선순환되어야 하는 산업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 엄마 몰래 게임을 즐기던 닌텐도 키즈들이 애니팡을 만들어 내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 대신 비디오 가게를 들락거리던 헐리우드 키드들이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어내는 것이다. 교과서에 게임개발 이론이 들어가거나 영화 제작 이론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그들은 스스로 공부하고 훈련한다.실제로 스마트폰 시대에 갑자기 등장한 것처럼 보이는 회사들이 실제로는 10년 이상 꾸준히 게임을 만들어 오던 경험있는 개발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아이디어로 만들어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좋은 소비자가 좋은 개발자로 오랜 기간 숙성되어야 열매를 거둘 수 있는 산업인 것이다.결론적으로 정부의 산업정책은 거시적으로 볼 때 고용과 소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일하게 게임산업만큼은 스크린쿼터와 정반대로 국산 게임이 역차별되는 소비 제약을 받고 있고 더불어 다양한 규제 리스크 속에서 구조조정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제는 닌텐도 키즈 세대를 넘어서 애니팡 키즈들을 바라보아야 할 시기이다. 창조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가까운 미래에 어떠한 운명을 선택할까? 세계 게이머들로부터 사랑 받을 제2의 애니팡은 누가 만들 수 있을까? 똑똑한 어린 개발자들이 중국 회사로 입사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까?

박광세 와이디온라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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