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강국, 강력한 국가정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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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강국, 강력한 국가정책 있었다
■ SW가 미래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등 빠른 속도로 바뀌는 IT업계에서 소프트웨어(SW) 패권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수십년 간 그 지위를 잃지 않는 기업들은 어떤 성공 배경을 갖고 있을까.

◇ SW산업의 메카 `미국'=성공한 SW기업은 모두 미국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미국은 SW가 피어나고 만개한 곳이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SW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기업들 외에 기업들이 사용하는 분야별 주요 SW의 1위 제품들은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졌고 지금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미국에는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운영체제(OS)인 윈도 OS를 개발한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오라클(데이터베이스), 시만텍(보안), CA(IT자산관리), 어도비(그래픽) 등 분야별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제품들의 본사가 대거 포진해 있다. 뿐만 아니라 2000년대 들어 화두가 되고 있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오픈소스 분야 역시 시트릭스, VM웨어, 스플렁크, 레드햇 등 미국 기업들이 해당 분야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미국 SW시장(패키지SWㆍIT서비스)은 2010년 3621억달러(약390조원)로 일본(824억달러), 영국(667억달러), 독일(563억달러)과 비교해 약 4배 이상 큰 규모를 자랑한다.

◇ 미국 SW산업 성공 노하우=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IT분야까지 해당 기술을 선도하고 글로벌 표준 제품을 발표하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미국에서 이처럼 많은 SW기업들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미국의 정책적, 문화적 특성이 모두 잘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해 약 40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오라클이 데이터베이스(DB) 핵심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국 국방부가 있다. 오라클의 현 회장이자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은 1977년 미 국방부 프로젝트에 참여, 관계형 DB관리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이를 상용화해 오늘날 오라클 성장의 뿌리를 만들었다.

오라클 사례처럼 미국은 정부 기관과 대학가를 중심으로 1970년대부터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 특히 대학의 경우 교육중심대학과 연구중심대학으로 분류, 연구중심대학 중 SW분야는 산학협력을 활발히 펼치도록 장려했다. MIT, 스탠포드, 버클리, 카네기멜론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미 정부는 1997년 한 해 만 총 대학연구 재원의 60%에 해당하는 142억달러를 연구중심대학의 R&D에 집중 투자했다.

이들 대학에서 양성된 인력이 현재 세계IT, SW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 팔로알토에 속속 모여들면서 고급 인력과 R&D를 기반으로 한 SW체력이 탄탄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실력을 무장한 인재들이 기업들로 몰려들면서 제품의 기술력은 더욱 탄력을 받았고, 여기서 기업들은 멈추지 않았다. 대부분 기업들이 수익의 상당부분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했다. 세계 OS시장을 주름잡는 MS 역시 성공 비결 중 가장 중요한 요소로 `내부 역량'을 꼽았다. 기업을 지탱하고 운영하는 핵심은 기계도 기술도, 외부 컨설팅도 아닌 내부 임직원들의 핵심 역량에 달렸다는 게 MS측 설명이다.

미국의 성공한 SW기업들은 이후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새로운 신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관련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며 기술력과 몸집을 키워나갔고 지금까지 세계 SW업계를 주름잡고 있다. 그리고 미국 내 열린 문화는 잦은 M&A 속에서도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 독일과 이스라엘=미국뿐 아니라 독일과 이스라엘도 SW 성공사례에서 빼놓을 수 없다.

독일은 세계적인 애플리케이션 SW전문기업인 SAP가 뿌리를 두고 있는 곳이다.

41년 전 독일의 작은 지방도시인 바덴에서 5명의 청년이 창업한 SAP는 현재 6만6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SAP의 성공에 있어 독일 정부의 지원은 없었지만 창업 당시 독일이 세계 경제 대국 중 하나였고 제조업체들이 많았던 점은 SAP의 전사적자원관리(ERP)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널리 사용될 수 있는 토양이 됐다. SAP 창업자 중 한 명인 드트마르 홉은 "그 당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았다"며 "높은 수요에 맞춰 일할 경우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부 고객사에만 우선 집중하기도 했다" 고 창업 당시 뜨거운 반응에 대해 소개했다.

이스라엘은 부가가치가 높은 SW에 집중 투자해 성공한 대표적인 국가로 꼽힌다.

이같은 성공 바탕에는 이스라엘 정부의 전략적인 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부족한 자원과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부터 꾸준한 투자를 진행했으며,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 지향적인 정책들을 주로 만들었다. 덕분에 기업들은 기술과 제품 라이선싱에 대해 적극적 자세를 취하게 됐고, 벤처투자 비율이 높아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의료용 IT, 스마트그리드, 클라우드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 SW기업들이 생겨났다. 덕분에 현재 이스라엘의 SW수출은 전체 이스라엘 기술 수출의 33%를 차지하고 있으며 3000여개의 하이테크 회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전통적으로 보안SW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국가 특성상 보안을 중시해 온 문화적, 정치적 성향이 SW에 그대로 반영됐다. 세계적인 방화벽 업체인 체크포인트를 비롯해 분산서비스거부(DDoS) 보안업체인 라드웨어 등 데이터베이스, 애플리케이션 분야별 보안 업체들이 이스라엘에서 탄생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00년대 후반 시만텍, IBM, 맥아피 등 미국 SW기업들이 인수한 기업들이 대부분 이스라엘 보안 회사들이었다는 점은 이스라엘의 `보안'에 특화된 SW산업 성공사례를 보여준다.

이들 국가와 기업 외에도 세계에서 SW성공사례 중 하나로 `인도'가 언급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우수한 인력은 강점으로 꼽히지만 대부분 다른 나라의 아웃소싱 인력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 내부 기업 성공사례가 부족한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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