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ICT 전담차관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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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1-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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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ICT 전담차관 기대와 우려
차기 정부의 2차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되었다. 그동안 여러 부처에 산재되었던 과학기술과 ICT 기능이 한 부처로 다시 모인 거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모습이 드러났다. 한마디로 과거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한 장관이 관장하게 된 것이다.

인수위는 `과학기술과 모든 과학기술의 중요한 기반인 ICT를 한 부처에 두어 융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것 같다. 분산된 ICT기능이 다시 한 부처로 모인 것은 정말 환영할 만 하고 그래서 전담조직에 거는 기대도 크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과거의 `거대부처의 실패' 경험 때문이다.

멀리 내다 볼 필요도 없이 현 정부에서 교육과 과학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 출범시킨 교육과학부가 얼마 되지 않아 그 거대성 때문에 두 쪽이 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ICT전담차관이 해야 할 일은 과거 정통부 장관이 수행했던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ICT와 관련된 정책의 기획과 평가 그리고 부처 간 조정과 지원 등이 주요 임무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행정문화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아무리 전담이라고 해도 차관이 자신의 소관업무에 대하여 부처 간 업무를 조정하고 평가하고 기획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장관의 힘을 빌려서 행정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대 조직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과학진흥도 해야 하고 동시에 ICT도 진흥해야 한다. 장관 입장에서 보면 ICT 정책에 쏟는 정성이 반으로 줄어들어 `절반의 전담'이 될 수밖에 없게 된다.

거대부처에서 나타나는 `절반의 전담' 은 중요한 정책이 장관의 관심을 끌지 못해 정책 어젠다에서 사라질 수도 있고, 장관결제가 지연되어 급변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치 못할 수도 있다.

동시에 미래창조과학부에 `부분적으로 통합된' 방송통신업무와 문화콘텐츠 업무가 가져 올 정책혼선도 우려스럽다. 인수위는 현 방통위의 진흥업무는 ICT 전담조직에 넘기고 방통위는 규제업무만 전담할 것이라는 발표하였다.ICT처럼 기술진보가 빠르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하루가 다르게 출현하는 분야에서는 규제와 진흥을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규제담당 부처와 진흥담당 부처는 별도로 존재하면,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영역 다툼을 하게 되고 이것이 새로운 산업의 육성에 걸림돌이 된다. 과거 정통부와 방송위원회로 이원화되었된 시절, IPTV 진흥 등이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

부처 간 갈등이 예상되는 또 다른 분야가 문화콘텐츠 분야이다. 인수위는 C-P-N-D의 융합을 위하여 문화부의 디지털 콘텐츠 업무를 ICT전담차관으로 이관한다고 발표하였다. 아날로그 콘텐츠와 디지털 콘텐츠가 밀착되어 있는 현실에서 문화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사이에 콘텐츠 업무를 둘러 싼 갈등이 재현될 것은 자명하다.

절반의 전담조직을 온전한 전담조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전담차관에게 장관에 준하는 권한을 주고 책임을 묻고 예산권을 주는 제도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위에서 지적한 여러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어려우면, 그리고 아직 정부조직을 바꿀 기회가 있다면, 과학진흥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전담하고, ICT 차관전담조직은 장관급 ICT 전담부처에서 전담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과학을 제대로 진흥하고, ICT와 창조산업을 통하여 당면한 여러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정문화에서 ICT 전담조직을 설치한다는 의미는 오로지 ICT 진흥만을 24시간 생각하는 전담 국무위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문석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국가DB포럼 대표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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