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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경영상식` 뒤집는 혁신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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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해고하라/김인수 지음/부키 펴냄/296쪽/1만 4800원

말레이시아로 출장 간 어느 재벌 오너의 일화다. 오너는 식사로 `갈비'를 원했다. 직원들은 오너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호텔 주방장에게 갈비 사진을 보여 주며 요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직원들은 우여곡절 끝에 오너에게 갈비를 대접했다. 그러나 오너의 주문은 끝이 없었다. "배가 부른데, 까스 활명수 없을까?"

이 일화는 직원들 위에서 군림하는 한국 기업의 `보스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상하 명령구조, 일방적 소통방식 등 제왕적 리더의 전형적 모습이다. 경직된 조직문화가 만연한 오늘날의 현실에서 `보스를 해고하라'는 다소 파격적인 제목의 신간이 나왔다. 창의적 인재를 통해 끊임없이 혁신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보스 문화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장이 정체된 토마토 가공사업에서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모닝스타'는 보스가 없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대신 직원 수만큼의 리더가 존재한다. `자기 경영'이 기업 이념인 모닝스타는 모든 직원 스스로가 자신의 보스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닝스타의 업무 방식도 남다르다. 리더에게 업무와 방향성을 지시 받는 회사와 달리 직원들이 각자 자신이 맡은 업무를 컨트롤하고 동료들과 협의한다. 업무 결정, 평가, 보상 등도 동료들과의 상의를 통해 결정한다.

저자 김인수는 "관리자가 없어도 모닝스타가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비결은 보스보다 동료들의 평가가 더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상사와 부하라는 개념의 수직적 기업 문화보다는 동료들 사이의 평판을 활용하는 조직 문화가 기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고어텍스로 유명한 기업 W.L.고어 앤드 어소시에이트(W.L.Gore and Associates)를 사례로 들며 "리더가 따로 없고, 직원이 모두 평등한 동료로서 일하는 분위기는 끊임없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기존의 기업 경영의 관행을 깨는 것이야말로 미래 기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고 전한다. 직원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수평적인 업무 방식을 도입한다면 창의력과 혁신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기존의 경영 상식을 뒤집는 혁신 명제들도 소개된다. 성공하는 리더는 외향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부터 자기 비즈니스를 스스로 파괴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여태 일군 성공도 변화의 시대에 부딪혔을 때는 스스로 깨뜨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보스를 해고하라'는 저자의 주장 또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마송은기자 run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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