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대기업 스펙쌓기 급급… 유망 IT중기 홍보ㆍ지원 필요
이론 탄탄해도 현장선 `무용지물` 학교 실습교육 부족 아쉬워
한이음 프로젝트로 IT 현장실무 체험… 학생ㆍ기업 모두 윈윈
이론 탄탄해도 현장선 `무용지물` 학교 실습교육 부족 아쉬워
한이음 프로젝트로 IT 현장실무 체험… 학생ㆍ기업 모두 윈윈
■ IT 성장동력 인재 양성에서 찾는다
-전문가 좌담회
한국은 휴대폰, 전자제품 등 IT 하드웨어(HW)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IT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SW 부문의 경쟁력이 부족해 IT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IT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IT 인력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들은 IT 인재를 찾지 못하고 학생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등과 지난달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IT인력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한이음 사업 등 인력 양성 사업을 진단하고자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보여주기, 숫자 맞추기 등의 형태로 IT 인력 양성 사업이 진행되는 부분이 많고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T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비전을 보여줘야 하며 교육 커리큘럼 개선, 인력 양성 제도 현황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차기 정권에서 이런 점을 반영해야 IT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석자
김기철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
김영훈 SDS파트너스 기술이사
김정숙 삼육대학교 교수
권장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단장
이승종 네무스텍 대표이사
임성수 국민대학교 교수
이근형 디지털타임스 부장(사회)
△사회=한국산 휴대폰이 전세계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TV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석권하고 있다. 한국의 IT 분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통하고 있다. IT를 이야기를 할 때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이야기할 수 있다. HW 분야는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문제는 더 중요한 분야인 SW가 글로벌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도 SW R&D에 노력을 해왔지만 안 풀리는 부분들이 아직도 많다. SW 분야는 아직도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SW 산업을 담당할 인력을 어떻게 양성하고 기업, 대학들의 인력들을 효율적으로 매칭을 시켜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대선 주자들도 IT 인력양성과 SW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일자리와 관련해서 IT산업이 청년 실업 문제에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각자 현장에서 느끼는 바를 논의해 보자.
△김정숙 교수=정부에서 대학 평가라는 것을 내세워서 취업을 많이 시키라고 한다. 지금은 교수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1학년 때부터 1인당 10명씩 할당을 해서 졸업을 할 때까지 취업을 전담하는 교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요즘은 취업이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도 이제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서 주고 있다.
△임성수 교수=학생들에게 비전이 없다.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인정할 수 있는 대기업 네임밸류(이름)를 보고 선택하고 있다. 졸업 예정자를 면담했다. 학생들이 뭘 하고 살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들어가서 남들이 인정하는 길을 가야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90%다.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인력 공급처, 순환처가 모두 좋아져야 한다. 순환 구조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 정부 들어서 획일적인 정량화가 확산되고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교육 현장에까지 들어왔다. 취업률로 대학들을 줄 세우기하고 있다. 이는 사람을 망치는 정책이다. 인력난을 해소했다고 보여지도록 하는 결과를 만드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선순환 구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졸업하면 신나게 SW를 할 수 있다. 신나게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성공 사례가 있어야 한다. SW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몇 년 뒤진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100년이 된다고 본다.
△이승종 대표=사람들이 많이 지원을 하는데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지원자들이 큐, 스택 등 기본적인 데이터구조의 내용도 모른다. 50명 중 기본적인 필기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5명 정도다.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똑똑한 학생들은 대기업 등으로 가고자 한다. 한이음 프로그램으로 10명 정도 신입을 뽑은 것 외에는 신입을 뽑지 못했다. 제일 어려운 것이 3∼4년차 개발자를 뽑는 것이다.
△김정숙 교수=학생들이 실력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전공보다는 부전공을 하라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공 필수 과목이 줄고 있다.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과목들을 듣는다. 심도 있게 배워야 하는데 스펙을 높이려고 과목을 듣는다. 1∼2학년 때 기본만 배우고 부전공 등으로 학점을 채우려고 한다. 기업으로 추천을 해서 보내면 이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기본적인 코딩도 못하는 학생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의 커리큘럼이 수정되지 않으면 어렵다.
△이승종 대표=모 대기업에서 재직자 역량강화를 해서 SW 개발자 시험을 봐서 통과가 안되면 재교육을 시키는 등 정책을 하고 있다. SW 대기업들이 스펙, 학점으로 서류 통과해서 들어온 개발자들이 영어는 잘하는데 코딩을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IT 인재를 선발할 때 전공을 심도 있게 보면 학생들도 이에 대비해 공부하고 역량을 강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권장우 단장=IT역량지수라는 시험을 본다. 앞서 이야기처럼 학점만 갖고 학생들의 자질을 활용할 수 없다. 고민을 하다가 기업들이 중심이 돼서 시험을 준비했다. 기업체들이 복합문제, 코딩, 알고리듬 등 서울어코드 클럽에서 하고 있다. 기업들이 여기에 참여를 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이 문제를 내서 4시간 동안 문제를 푼다. 교과과정 순수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등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이런 것이 잘 되면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영훈 이사=SW 프로세스라는 것을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SW 품질을 높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오류가 나오는데 사람이 만드는 휴먼 에러가 문제였다. 사람이 역량이 되지 않으면 SW 품질에 영향을 준다. 신입들의 역량이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 신입이 들어오면 1년 동안 코딩하지 말고 코드를 읽고 오류 잡아내며 일하라고까지 했다.
학생들이 스펙만 쌓으려고 하다 보니 실무적인 부분이 부족하다. 이론을 배워오더라도 수업만 듣고 실제로 구현해 보지 않고 끝내다보니 그런 것 같다. 운영체제(OS)를 배우면 스케줄러를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실습을 강화했으면 한다. SW는 변화가 빠른 분야로 학교에서 모든 변화를 교수들이 가르쳐주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학교의 이론적인 부분과 기업의 현실이 결합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회=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한이음 사업이 멘토, 멘티를 두고 인력을 양성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생각된다. 이를 평가하고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면 한다.
△김기철 상무=IT 변화가 빨라서 대학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기 위해서 한이음 사업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한이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보면 학생들의 전공이 다양하고 그들이 민감한 시기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성인이 되는 순간인데 교수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제3자가 영향을 끼치는 것이 크다.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 접촉하는 멘토라는 선배, 그리고 그 선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전공을 기반으로 한 IT실무 프로젝트 교류가 일어나야 한다. 이것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대학에서 전공을 안 듣고 졸업하는 것을 늦게나마 막을 수 있다. 졸업 전에 실무 프로젝트를 해보니 이런 것을 해야한다고 학생들이 느낀다. 멘토링 프로젝트를 하면서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는 변화가 있다.
지금까지 2200명이 한이음 멘토가 됐고 1000개가 넘는 기업, 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중소기업은 직접 학생들에게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학생들은 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인력 양성을 뛰어넘어서 지식나눔 활동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회=한이음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면서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달라.
△권장우 단장=문제는 학생들이 취업을 잘 못하고 있고, 기업은 사람을 못 찾고 있는 것이다.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멘토링을 도입하고 역량지수도 도입하고 있다. 생태계 문제이니 한 두 가지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 기업, 대학들이 잘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어려운 것은 안 하려고 한다. 학교에서는 능동적으로 하게 해야 하는데 수동적인 경향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일부에서 비전을 못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생들이 특수한 분야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쉬운 것, 보기 좋은 것을 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윈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하고 모바일을 한다고 하면 리눅스 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앱을 개발하는 것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정부는 홍보에 노력해야 한다. 좋은 중소기업도 많고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다. 교수들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부에서 지원하도록 노력도 해야한다. 교수들이 실습을 하면 3시간인데 학생들의 프로그램을 봐주고 고쳐주고 하기 어렵다. 그렇게 하려면 그만큼 지원을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교수님에게 지원을 하면서 학생들에게는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알렸으면 한다.
△김기철 상무=과거에는 기업과 대학만 이야기를 했다. 학생이 참여를 안 하면 시스템을 못 푼다. 학생들이 해야할 것은 IT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대기업에 간다고 취업 재수, 삼수를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영훈 이사=성공사례를 알려주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창업 위주이고 자체 개발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체 개발보다 외주 개발이 많아서 주문 업체에 맞춰야 하니 힘들어 진다. 자체 개발이 많아져야 한다. 야근을 하면 안 간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미국에서도 야근을 할 수 있다. 의사나 다른 직종도 야근이 있다. 비전이 있기 때문에 견디는 것이다. IT 분야도 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숙 교수=한이음 인턴십을 졸업하고 창업한 학생이 있어서 통화를 했다. 3명의 학생들이 창업을 했다. 처음 인턴십 제도에 참여해서 해당 기업이 뽑겠다고 했지만 창업을 하겠다고 했다. 모바일 명함이라는 QR코드 관련 프로젝트를 해서 서울시 지원을 받아서 사무실을 냈다. 1년이 지난 후 용산으로 옮겨오면서 의료 관련 단체에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앱 개발을 해서 2000만원 정도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창업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으니 1년 정도 운영하다보니 IT만 있으면 미래는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냐고 하니 나이가 어려서 영업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창업을 활성화하려고 하면 영업 채널을 지원하는 등 창업 이후를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인력 양상 사업도 중요하지만 사람만 양성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정부 사업이나 연간 단위로 실적을 체크를 하다보니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계속 지적을 하고 개선해 나갈 부분이다. 차기 정부에서 해야될 일들이다. 이런 부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김기철 상무=5년 전에 잘못했던 것이 IT는 일자리를 줄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 5개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갖고 IT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 사람을 육성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지 단기 포퓰리즘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김정숙 교수=취업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가고자 하는 것은 대기업이다. 그 원인이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대기업 못 간다고 학생들에게 중소기업가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처럼 생각한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서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복지혜택도 있고 결혼 조건에서도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부에서 SW 중소기업 육성책, 홍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승종 대표=중요한 것은 회사가 학생들에게 이곳에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여러 가지로 인재들이 나가지 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학교에서는 좋은 실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면 뽑을 수밖에 없다. 한 교수는 학생들을 눈여겨보다가 1년 간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프레젠테이션 하면서 취업을 시켰다. 이후 그 교수가 추천을 하면 기업들이 모두 뽑았다.
한이음 사업 등은 참여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다. 경력은 헤드헌팅으로 뽑는데 신입 채용이 힘들다. 한이음 등은 회사를 알리고 함께 하면서 인재를 찾을 수 있어서 좋다. 한이음 같은 인력 양성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서 중소기업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임성수 교수=인력 양성에 있어서는 모두가 참여자이고 모두가 투자자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투자자 따로, 활용자 따로 되는 것 같다. 기업도 투자자가 돼야 하고 그래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SW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 SW 경쟁력은 곧 인력 경쟁력이다. SW 가치가 많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SW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SW는 예술작품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기반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인력 양성 정책 중 한이음 사업은 잘 정착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넓게 퍼지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적이다. 앞으로 질적 성장을 가져오면 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경력 개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한이음 같은 프로그램은 여러 기업과 사람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특정 학교에 10억∼20억원을 몰아서 지원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할 것 같다. 특정한 곳에만 지원을 하면 경쟁 구도만 생긴다. 전체적으로 퍼지는 분야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본다. 겉치레 말뿐이 아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정책이 필요하다.
△김영훈 이사=전체적으로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들이 회사에 있으면서 한이음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정부도 회사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사람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에서 기업 평가 지표 중 하나로 그런 활동을 체크 포인트로 본다면 더 잘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권장우 단장=요즘 많은 분들이 교육에 고민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을 모으면 2∼3년 뒤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좋은 의견을 많이 주셨다. 내년에 논의할 때는 진일보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각자 분야에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하나씩 꾸준히 풀어가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정리=강진규기자 kjk@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전문가 좌담회
한국은 휴대폰, 전자제품 등 IT 하드웨어(HW)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IT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SW 부문의 경쟁력이 부족해 IT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IT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IT 인력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들은 IT 인재를 찾지 못하고 학생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는 기현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산업연합회 등과 지난달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IT인력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한이음 사업 등 인력 양성 사업을 진단하고자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보여주기, 숫자 맞추기 등의 형태로 IT 인력 양성 사업이 진행되는 부분이 많고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IT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비전을 보여줘야 하며 교육 커리큘럼 개선, 인력 양성 제도 현황에 대한 반성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밝혔다. 차기 정권에서 이런 점을 반영해야 IT 산업을 발전시키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참석자
김기철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
김영훈 SDS파트너스 기술이사
김정숙 삼육대학교 교수
권장우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단장
이승종 네무스텍 대표이사
임성수 국민대학교 교수
이근형 디지털타임스 부장(사회)
△사회=한국산 휴대폰이 전세계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TV 등 전자제품 시장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석권하고 있다. 한국의 IT 분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통하고 있다. IT를 이야기를 할 때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이야기할 수 있다. HW 분야는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문제는 더 중요한 분야인 SW가 글로벌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도 SW R&D에 노력을 해왔지만 안 풀리는 부분들이 아직도 많다. SW 분야는 아직도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서 SW 산업을 담당할 인력을 어떻게 양성하고 기업, 대학들의 인력들을 효율적으로 매칭을 시켜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대선 주자들도 IT 인력양성과 SW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일자리와 관련해서 IT산업이 청년 실업 문제에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각자 현장에서 느끼는 바를 논의해 보자.
△김정숙 교수=정부에서 대학 평가라는 것을 내세워서 취업을 많이 시키라고 한다. 지금은 교수들이 학생들의 진로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1학년 때부터 1인당 10명씩 할당을 해서 졸업을 할 때까지 취업을 전담하는 교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요즘은 취업이 사활이 걸린 문제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도 이제는 기업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맞춰서 주고 있다.
△임성수 교수=학생들에게 비전이 없다.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이 인정할 수 있는 대기업 네임밸류(이름)를 보고 선택하고 있다. 졸업 예정자를 면담했다. 학생들이 뭘 하고 살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신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들어가서 남들이 인정하는 길을 가야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90%다.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인력 공급처, 순환처가 모두 좋아져야 한다. 순환 구조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 정부 들어서 획일적인 정량화가 확산되고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교육 현장에까지 들어왔다. 취업률로 대학들을 줄 세우기하고 있다. 이는 사람을 망치는 정책이다. 인력난을 해소했다고 보여지도록 하는 결과를 만드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선순환 구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졸업하면 신나게 SW를 할 수 있다. 신나게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성공 사례가 있어야 한다. SW 경쟁력이 선진국에 비해 몇 년 뒤진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100년이 된다고 본다.
△이승종 대표=사람들이 많이 지원을 하는데 뽑을 만한 사람이 없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지원자들이 큐, 스택 등 기본적인 데이터구조의 내용도 모른다. 50명 중 기본적인 필기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5명 정도다.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쓸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똑똑한 학생들은 대기업 등으로 가고자 한다. 한이음 프로그램으로 10명 정도 신입을 뽑은 것 외에는 신입을 뽑지 못했다. 제일 어려운 것이 3∼4년차 개발자를 뽑는 것이다.
△김정숙 교수=학생들이 실력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전공보다는 부전공을 하라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공 필수 과목이 줄고 있다.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과목들을 듣는다. 심도 있게 배워야 하는데 스펙을 높이려고 과목을 듣는다. 1∼2학년 때 기본만 배우고 부전공 등으로 학점을 채우려고 한다. 기업으로 추천을 해서 보내면 이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기본적인 코딩도 못하는 학생을 보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부의 커리큘럼이 수정되지 않으면 어렵다.
△이승종 대표=모 대기업에서 재직자 역량강화를 해서 SW 개발자 시험을 봐서 통과가 안되면 재교육을 시키는 등 정책을 하고 있다. SW 대기업들이 스펙, 학점으로 서류 통과해서 들어온 개발자들이 영어는 잘하는데 코딩을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IT 인재를 선발할 때 전공을 심도 있게 보면 학생들도 이에 대비해 공부하고 역량을 강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권장우 단장=IT역량지수라는 시험을 본다. 앞서 이야기처럼 학점만 갖고 학생들의 자질을 활용할 수 없다. 고민을 하다가 기업들이 중심이 돼서 시험을 준비했다. 기업체들이 복합문제, 코딩, 알고리듬 등 서울어코드 클럽에서 하고 있다. 기업들이 여기에 참여를 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들이 문제를 내서 4시간 동안 문제를 푼다. 교과과정 순수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등과 관련된 것들도 있다. 이런 것이 잘 되면 좋은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영훈 이사=SW 프로세스라는 것을 만들면서 어떻게 하면 SW 품질을 높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오류가 나오는데 사람이 만드는 휴먼 에러가 문제였다. 사람이 역량이 되지 않으면 SW 품질에 영향을 준다. 신입들의 역량이 낮아지고 있다. 그래서 신입이 들어오면 1년 동안 코딩하지 말고 코드를 읽고 오류 잡아내며 일하라고까지 했다.
학생들이 스펙만 쌓으려고 하다 보니 실무적인 부분이 부족하다. 이론을 배워오더라도 수업만 듣고 실제로 구현해 보지 않고 끝내다보니 그런 것 같다. 운영체제(OS)를 배우면 스케줄러를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실습을 강화했으면 한다. SW는 변화가 빠른 분야로 학교에서 모든 변화를 교수들이 가르쳐주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학교의 이론적인 부분과 기업의 현실이 결합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사회=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한이음 사업이 멘토, 멘티를 두고 인력을 양성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생각된다. 이를 평가하고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면 한다.
△김기철 상무=IT 변화가 빨라서 대학교육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기 위해서 한이음 사업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한이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보면 학생들의 전공이 다양하고 그들이 민감한 시기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성인이 되는 순간인데 교수들이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다 제3자가 영향을 끼치는 것이 크다. 졸업을 하고 사회생활을 할 때 접촉하는 멘토라는 선배, 그리고 그 선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전공을 기반으로 한 IT실무 프로젝트 교류가 일어나야 한다. 이것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대학에서 전공을 안 듣고 졸업하는 것을 늦게나마 막을 수 있다. 졸업 전에 실무 프로젝트를 해보니 이런 것을 해야한다고 학생들이 느낀다. 멘토링 프로젝트를 하면서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는 변화가 있다.
지금까지 2200명이 한이음 멘토가 됐고 1000개가 넘는 기업, 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중소기업은 직접 학생들에게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학생들은 점검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인력 양성을 뛰어넘어서 지식나눔 활동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회=한이음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면서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달라.
△권장우 단장=문제는 학생들이 취업을 잘 못하고 있고, 기업은 사람을 못 찾고 있는 것이다.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멘토링을 도입하고 역량지수도 도입하고 있다. 생태계 문제이니 한 두 가지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 기업, 대학들이 잘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문제도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어려운 것은 안 하려고 한다. 학교에서는 능동적으로 하게 해야 하는데 수동적인 경향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일부에서 비전을 못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생들이 특수한 분야에 실력이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쉬운 것, 보기 좋은 것을 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윈도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하고 모바일을 한다고 하면 리눅스 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앱을 개발하는 것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정부는 홍보에 노력해야 한다. 좋은 중소기업도 많고 좋은 직업이라는 것을 알려야 할 것 같다. 교수들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정부에서 지원하도록 노력도 해야한다. 교수들이 실습을 하면 3시간인데 학생들의 프로그램을 봐주고 고쳐주고 하기 어렵다. 그렇게 하려면 그만큼 지원을 해야 한다. 제도적으로 교수님에게 지원을 하면서 학생들에게는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알렸으면 한다.
△김기철 상무=과거에는 기업과 대학만 이야기를 했다. 학생이 참여를 안 하면 시스템을 못 푼다. 학생들이 해야할 것은 IT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하고 대기업에 간다고 취업 재수, 삼수를 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영훈 이사=성공사례를 알려주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창업 위주이고 자체 개발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체 개발보다 외주 개발이 많아서 주문 업체에 맞춰야 하니 힘들어 진다. 자체 개발이 많아져야 한다. 야근을 하면 안 간다는 이야기들이 있는데 미국에서도 야근을 할 수 있다. 의사나 다른 직종도 야근이 있다. 비전이 있기 때문에 견디는 것이다. IT 분야도 비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정숙 교수=한이음 인턴십을 졸업하고 창업한 학생이 있어서 통화를 했다. 3명의 학생들이 창업을 했다. 처음 인턴십 제도에 참여해서 해당 기업이 뽑겠다고 했지만 창업을 하겠다고 했다. 모바일 명함이라는 QR코드 관련 프로젝트를 해서 서울시 지원을 받아서 사무실을 냈다. 1년이 지난 후 용산으로 옮겨오면서 의료 관련 단체에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앱 개발을 해서 2000만원 정도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창업을 고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으니 1년 정도 운영하다보니 IT만 있으면 미래는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냐고 하니 나이가 어려서 영업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 창업을 활성화하려고 하면 영업 채널을 지원하는 등 창업 이후를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인력 양상 사업도 중요하지만 사람만 양성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정부 사업이나 연간 단위로 실적을 체크를 하다보니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계속 지적을 하고 개선해 나갈 부분이다. 차기 정부에서 해야될 일들이다. 이런 부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김기철 상무=5년 전에 잘못했던 것이 IT는 일자리를 줄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생기면 5개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갖고 IT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 사람을 육성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지 단기 포퓰리즘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김정숙 교수=취업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가고자 하는 것은 대기업이다. 그 원인이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대기업 못 간다고 학생들에게 중소기업가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처럼 생각한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비전을 보여줘서 중소기업에 들어가면 복지혜택도 있고 결혼 조건에서도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정부에서 SW 중소기업 육성책, 홍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승종 대표=중요한 것은 회사가 학생들에게 이곳에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여러 가지로 인재들이 나가지 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학교에서는 좋은 실력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면 뽑을 수밖에 없다. 한 교수는 학생들을 눈여겨보다가 1년 간 열심히 가르치고 학생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프레젠테이션 하면서 취업을 시켰다. 이후 그 교수가 추천을 하면 기업들이 모두 뽑았다.
한이음 사업 등은 참여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다. 경력은 헤드헌팅으로 뽑는데 신입 채용이 힘들다. 한이음 등은 회사를 알리고 함께 하면서 인재를 찾을 수 있어서 좋다. 한이음 같은 인력 양성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해서 중소기업에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임성수 교수=인력 양성에 있어서는 모두가 참여자이고 모두가 투자자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투자자 따로, 활용자 따로 되는 것 같다. 기업도 투자자가 돼야 하고 그래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SW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다. SW 경쟁력은 곧 인력 경쟁력이다. SW 가치가 많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SW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SW는 예술작품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기반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인력 양성 정책 중 한이음 사업은 잘 정착된 사업이다. 이 사업은 넓게 퍼지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적이다. 앞으로 질적 성장을 가져오면 될 것 같다. 학생들에게 경력 개발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한이음 같은 프로그램은 여러 기업과 사람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특정 학교에 10억∼20억원을 몰아서 지원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할 것 같다. 특정한 곳에만 지원을 하면 경쟁 구도만 생긴다. 전체적으로 퍼지는 분야에 대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본다. 겉치레 말뿐이 아닌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정책이 필요하다.
△김영훈 이사=전체적으로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들이 회사에 있으면서 한이음에 참여한다고 했을 때 정부도 회사에서 재능기부를 하는 사람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에서 기업 평가 지표 중 하나로 그런 활동을 체크 포인트로 본다면 더 잘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권장우 단장=요즘 많은 분들이 교육에 고민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을 모으면 2∼3년 뒤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좋은 의견을 많이 주셨다. 내년에 논의할 때는 진일보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각자 분야에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 하나씩 꾸준히 풀어가야 할 문제로 생각된다.
정리=강진규기자 kjk@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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