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국민에 대하여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 사후에 강력히 형사처벌함으로써 범죄예방효과를 기할 수 있음은 물론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사전에라도 국민의 재산권이나 인권을 강제로 제한하거나 또는 규제할 수 있다. 수많은 행정규제 및 국민의 기본적 의무사항들이 그 예이다.
하지만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적 권리, 특히 자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사전적 규제정책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의미에서 현실공간에서는 물론 사이버공간에서도 범죄행위를 사후에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사전에 미리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은 그 목적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사이버공간에서의 대표적 사전규제정책이 바로 인터넷실명제이다. 지난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 본인확인제도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이 내려진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에 여전히 인터넷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이버공간에 여전히 인터넷실명제가 강제될 경우 그 목적이 아무리 특별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다소 무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는 유권자가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을 통해 선거운동 기간에 정당ㆍ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문자ㆍ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할 경우 실명을 확인하도록 규정한 제도로 이는 정치 참여와 표현이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고 여론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공직선거와 관련된 명예훼손이나 루머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는 후보자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사후에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더라도 선거의 결과를 되돌릴 수 없으므로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가 꼭 필요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더라도 범죄의 피해를 원상회복할 수 없다는 점은 모든 범죄에 공통되는 문제이다. 잘못된 선거정보의 확산이나 명예훼손, 모욕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신속한 대응에 의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인터넷실명제가 필요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인터넷실명제는 본래 사이버공간에서의 각종 의견게시에 자신의 실제 성명을 밝히도록 함으로써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생각게 한다는 좋은 의미의 사전적 규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헌법도 이와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 즉 언론출판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되며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도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실명제를 실시함에 있어서 정보통신망법상 본인확인제도처럼 게시판 이용시 본인 여부의 확인만 필요하고 실제로는 가명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변형된 인터넷실명제는 인터넷이용자에게 번거로운 절차로 부담만을 주는 제도이므로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도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실명제도 그것이 지나친 표현의 자유 억압 또는 여론형성 방해의 효과만을 가져오게 된다면 이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많은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를 신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이버공간의 건전한 문화조성이라는 목적을 고려할 때 인터넷실명제는 반드시 버려야만 할 나쁜 정책은 아니므로 꼭 폐지만을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터넷실명제가 합리적 규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보다 치밀한 정책판단과 구성요건 검토를 통하여 문제가 없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사업자들에 의한 효율적 자율규제정책 방안을 수립하여 인터넷실명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거나, 아니면 공직선거와 관련된 사이버범죄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을 가중하여 그 규제 효과를 강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코앞이다. 신속한 개정을 통하여 이 규정이 악법으로 평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와이오밍대 로스쿨 방문교수
하지만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적 권리, 특히 자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사전적 규제정책은 시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의미에서 현실공간에서는 물론 사이버공간에서도 범죄행위를 사후에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사전에 미리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은 그 목적이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사이버공간에서의 대표적 사전규제정책이 바로 인터넷실명제이다. 지난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 본인확인제도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이 내려진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에 여전히 인터넷실명제가 실시되고 있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더구나 대통령선거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 상황에서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이버공간에 여전히 인터넷실명제가 강제될 경우 그 목적이 아무리 특별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다소 무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는 유권자가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을 통해 선거운동 기간에 정당ㆍ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문자ㆍ음성ㆍ화상ㆍ동영상 등 정보를 게시할 경우 실명을 확인하도록 규정한 제도로 이는 정치 참여와 표현이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에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고 여론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물론 공직선거와 관련된 명예훼손이나 루머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는 후보자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사후에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더라도 선거의 결과를 되돌릴 수 없으므로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실명제가 꼭 필요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가해자를 형사처벌하더라도 범죄의 피해를 원상회복할 수 없다는 점은 모든 범죄에 공통되는 문제이다. 잘못된 선거정보의 확산이나 명예훼손, 모욕 등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신속한 대응에 의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인터넷실명제가 필요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인터넷실명제는 본래 사이버공간에서의 각종 의견게시에 자신의 실제 성명을 밝히도록 함으로써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생각게 한다는 좋은 의미의 사전적 규제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헌법도 이와 관련하여 표현의 자유, 즉 언론출판의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되며 공중도덕과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도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실명제를 실시함에 있어서 정보통신망법상 본인확인제도처럼 게시판 이용시 본인 여부의 확인만 필요하고 실제로는 가명을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변형된 인터넷실명제는 인터넷이용자에게 번거로운 절차로 부담만을 주는 제도이므로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도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실명제도 그것이 지나친 표현의 자유 억압 또는 여론형성 방해의 효과만을 가져오게 된다면 이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많은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를 신속히 개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이버공간의 건전한 문화조성이라는 목적을 고려할 때 인터넷실명제는 반드시 버려야만 할 나쁜 정책은 아니므로 꼭 폐지만을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인터넷실명제가 합리적 규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면 보다 치밀한 정책판단과 구성요건 검토를 통하여 문제가 없도록 개정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사업자들에 의한 효율적 자율규제정책 방안을 수립하여 인터넷실명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한다거나, 아니면 공직선거와 관련된 사이버범죄에 대하여는 형사처벌을 가중하여 그 규제 효과를 강화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통령선거가 코앞이다. 신속한 개정을 통하여 이 규정이 악법으로 평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와이오밍대 로스쿨 방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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