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도 가입비 폐지ㆍ폰 가격인하 제시
연 3000억 수익 줄어 투자 여력 감소 불가피
"ICT발전 주장과 상치…이율배반적 공약"지적
연 3000억 수익 줄어 투자 여력 감소 불가피
"ICT발전 주장과 상치…이율배반적 공약"지적
유력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통신비 인하를 선거공약에 포함시키면서 통신 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2011년 기본료 1000원 인하로 수익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바 있는 통신사들은 또다시 통신비 인하 악몽에 휩싸여 있다. 대선 후보자마다 ICT 산업 발전을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 ICT 산업의 주요 투자재원이기도 한 통신비 인하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지난 10월 30일 ICT대연합이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늘어나는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며 경쟁확대, 이동통신가입비 폐지, 요금인가 과정 공개, 스마트폰 가격 인하 등을 제시했다.
통신 업계는 박 후보의 대선공약중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가입비는 이동통신사에 신규 가입하거나 타사로 번호이동할 경우에 통신사에 지불하는 금액이다. 현재 SK텔레콤은 3만6000원, KT는 2만4000원, LG유플러스가 3만원의 가입비를 받고 있다. 연간 타사 번호이동 및 신규 가입자 수가 약 1000만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비를 폐지할 경우 이통 3사는 연간 약 3000억원의 수익이 그대로 날아가게 된다.
문제는 수익이 줄어든 만큼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여력도 감소한다는 점이다. 이날 박 후보는 1만개의 무료 와이파이 구축, LTE보다 40배 빠른 무선인터넷 구축 등을 약속했다. 이같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통신사들의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 당장, 통신업계에서 "박 후보의 공약이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다.
가입비 폐지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이동통신 대리점들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부분 가입비를 대납해주고 있다. 가입비가 폐지되더라도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비 폐지는 실질적인 요금 인하 체감 효과도 주지 못하면서 통신사들의 투자 여력만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사들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정치권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창번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가입비는 과거 전산화가 안됐을 때 거래비용을 부과한 것이어서, 지금은 없앨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재인 후보도 지난 10월 15일 한국인터넷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비싼 요금제를 대폭 손질하겠다"며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고 보이스톡과 같은 모바일 음성통화 서비스(mVoIP)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기본료 1000원 인하가 통신사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로부터도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선 후보자들의 포퓰리즘식 통신비 인하 공약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선거가 진행되면서 후보자간 과열 경쟁으로 무분별한 통신비 인하 공약이 쏟아질 것이 우려된다"며 "ICT 산업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지난 10월 30일 ICT대연합이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늘어나는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며 경쟁확대, 이동통신가입비 폐지, 요금인가 과정 공개, 스마트폰 가격 인하 등을 제시했다.
통신 업계는 박 후보의 대선공약중 이동통신 가입비 폐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가입비는 이동통신사에 신규 가입하거나 타사로 번호이동할 경우에 통신사에 지불하는 금액이다. 현재 SK텔레콤은 3만6000원, KT는 2만4000원, LG유플러스가 3만원의 가입비를 받고 있다. 연간 타사 번호이동 및 신규 가입자 수가 약 1000만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입비를 폐지할 경우 이통 3사는 연간 약 3000억원의 수익이 그대로 날아가게 된다.
문제는 수익이 줄어든 만큼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여력도 감소한다는 점이다. 이날 박 후보는 1만개의 무료 와이파이 구축, LTE보다 40배 빠른 무선인터넷 구축 등을 약속했다. 이같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통신사들의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다. 당장, 통신업계에서 "박 후보의 공약이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라는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다.
가입비 폐지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이동통신 대리점들은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부분 가입비를 대납해주고 있다. 가입비가 폐지되더라도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가입비 폐지는 실질적인 요금 인하 체감 효과도 주지 못하면서 통신사들의 투자 여력만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통신사들의 이같은 반발에 대해 정치권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윤창번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방송통신추진단장은 "가입비는 과거 전산화가 안됐을 때 거래비용을 부과한 것이어서, 지금은 없앨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문재인 후보도 지난 10월 15일 한국인터넷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비싼 요금제를 대폭 손질하겠다"며 "기본료를 폐지하거나 대폭 낮추고 보이스톡과 같은 모바일 음성통화 서비스(mVoIP)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기본료 1000원 인하가 통신사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로부터도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대선 후보자들의 포퓰리즘식 통신비 인하 공약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선거가 진행되면서 후보자간 과열 경쟁으로 무분별한 통신비 인하 공약이 쏟아질 것이 우려된다"며 "ICT 산업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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