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종 서식… 왕귀뚜라미가 26㎜로 가장 커
과일ㆍ과자 등 아무거나 잘 먹어 사육 쉬워
과일ㆍ과자 등 아무거나 잘 먹어 사육 쉬워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가을비도 내리지 않아 날씨가 매우 청명하다. 모기가 들어가고 귀뚜라미가 나온다는 처서(處暑)를 지나 하얀 이슬방울이 풀잎에 맺히는 백로인가 싶더니 벌써 찬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를 맞이했다.
이런 계절의 대표 곤충은 귀뚜라미일 것이다. 가을 풀벌레들은 비교적 크기가 작고 토양 틈에 서식하거나 나뭇잎, 풀잎 등 주변 환경과 비슷한 보호색을 띄고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우리가 쉽게 관찰할 수 없다. 그러나 들녘이나 어둠이 내려앉은 도심에서 귀뚜라미는 짝을 찾기 위한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로 자신의 존재를 쉽게 알린다.
귀뚜라미는 방정환의 `귓드랑이' 동요에도 나오듯이 많은 시나 소설에서 가을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농가에서 대량 사육해 조류나 관상어의 사료로 수출해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은 3000년 전 `시경'에 귀뚜라미 이야기가 나오고, 당나라 때도 귀뚜라미 씨름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13세기 송나라 관리 가사도가 쓴 `귀뚜라미 서'는 아마 최초의 곤충학 책일 것이며 귀뚜라미 특성과 훈련에 대한 가장 오래된 서적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상해는 귀뚜라미 씨름으로 유명하다. 동방명주의 탑을 비롯해 급격히 개발된 도시 한 가운데 공식적인 문화유산보호지역인 치바오에는 귀뚜라미 씨름 전용건물뿐만 아니라, 40년 동안 귀뚜라미를 훈련시켜 온 조련사도 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는 3주간 귀뚜라미 축제도 개최하는데 귀뚜라미 씨름을 도박이 아닌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 부활시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다시 인식시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귀뚜라미는 17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뚜라미는 일반적으로 여치처럼 더듬이가 매우 길며 수컷의 앞날개 기부 쪽에 소리를 내는 발음기관이 있고 앞다리 종아리 마디에 청음기관이 있다.
종아리 마디가 3마디이고 산란관이 납작하지 않고 바늘모양으로 뾰족하거나 둥근 특징이 있다. 땅이나 식물에 알을 낳고 알 상태에서 월동한다. 왕귀뚜라미는 갈색이나 검은색이고 광택이 있으며 머리에는 마치 눈썹처럼 겹눈 위에 흰색줄무늬가 있다. 몸길이가 20∼26㎜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귀뚜라미 가운데 가장 크다. 성충 수컷의 날개는 등 끝보다 더 길게 나 있다. 암컷 산란관은 매우 길며 약간 굽었다. 초지나 경작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성충은 11월에 출현한다. 채소, 과일, 과자, 음식찌꺼기, 애완동물 사료 등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으로 사육하기 가장 쉬운 곤충 가운데 하나다.
5000∼8000㎐ 범위의 소리가 우리 마음과 몸을 편안하게 해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연의 소리들이 속하는 음역이다.
도심에서 자라는 청소년의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다. 이번 주말 자녀들과 들녘에 나가 풀벌레 소리도 듣고 자연도 만끽해보는 게 어떨까. 귀뚜라미를 집안에 키우면서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가을밤 정취도 느끼고 자녀 정서도 순화시키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이런 계절의 대표 곤충은 귀뚜라미일 것이다. 가을 풀벌레들은 비교적 크기가 작고 토양 틈에 서식하거나 나뭇잎, 풀잎 등 주변 환경과 비슷한 보호색을 띄고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우리가 쉽게 관찰할 수 없다. 그러나 들녘이나 어둠이 내려앉은 도심에서 귀뚜라미는 짝을 찾기 위한 아름다운 사랑의 세레나데로 자신의 존재를 쉽게 알린다.
귀뚜라미는 방정환의 `귓드랑이' 동요에도 나오듯이 많은 시나 소설에서 가을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농가에서 대량 사육해 조류나 관상어의 사료로 수출해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중국은 3000년 전 `시경'에 귀뚜라미 이야기가 나오고, 당나라 때도 귀뚜라미 씨름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13세기 송나라 관리 가사도가 쓴 `귀뚜라미 서'는 아마 최초의 곤충학 책일 것이며 귀뚜라미 특성과 훈련에 대한 가장 오래된 서적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으로 상해는 귀뚜라미 씨름으로 유명하다. 동방명주의 탑을 비롯해 급격히 개발된 도시 한 가운데 공식적인 문화유산보호지역인 치바오에는 귀뚜라미 씨름 전용건물뿐만 아니라, 40년 동안 귀뚜라미를 훈련시켜 온 조련사도 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는 3주간 귀뚜라미 축제도 개최하는데 귀뚜라미 씨름을 도박이 아닌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 부활시켜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다시 인식시키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귀뚜라미는 17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뚜라미는 일반적으로 여치처럼 더듬이가 매우 길며 수컷의 앞날개 기부 쪽에 소리를 내는 발음기관이 있고 앞다리 종아리 마디에 청음기관이 있다.
종아리 마디가 3마디이고 산란관이 납작하지 않고 바늘모양으로 뾰족하거나 둥근 특징이 있다. 땅이나 식물에 알을 낳고 알 상태에서 월동한다. 왕귀뚜라미는 갈색이나 검은색이고 광택이 있으며 머리에는 마치 눈썹처럼 겹눈 위에 흰색줄무늬가 있다. 몸길이가 20∼26㎜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귀뚜라미 가운데 가장 크다. 성충 수컷의 날개는 등 끝보다 더 길게 나 있다. 암컷 산란관은 매우 길며 약간 굽었다. 초지나 경작지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성충은 11월에 출현한다. 채소, 과일, 과자, 음식찌꺼기, 애완동물 사료 등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성으로 사육하기 가장 쉬운 곤충 가운데 하나다.
5000∼8000㎐ 범위의 소리가 우리 마음과 몸을 편안하게 해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연의 소리들이 속하는 음역이다.
도심에서 자라는 청소년의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다. 이번 주말 자녀들과 들녘에 나가 풀벌레 소리도 듣고 자연도 만끽해보는 게 어떨까. 귀뚜라미를 집안에 키우면서 귀뚜라미 소리와 함께 가을밤 정취도 느끼고 자녀 정서도 순화시키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안승락 박사(국립중앙과학관)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