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카드발급 대행 비판 일자
실태조사도 없이 운영 결정
실태조사도 없이 운영 결정
사법권 없어 단속 실효성 의문
함정수사땐 인권침해 소지도
금융감독원이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카드를 발급, 대행해주는 모집인을 근절하기 위해 사이버 단속반을 운영키로 결정했지만, 세부 단속 규정은 물론 제대로 된 실태조사 조차 거치지 않고 몇 시간만에 대책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사법권이 없는 금감원이 과연 제대로 된 규제를 할 수 있는지 실효성은 물론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사라졌던 함정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제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금감원은 카드사 가맹점 마케팅 현업부서장과 불법 카드 모집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근 언론 등에서 불법 카드모집인 발급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긴급히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이 온라인 상에서도 불법 카드 모집이 늘고 있는 만큼 별도의 사이버 단속반을 운영하라고 지시했고, 그 다음날 바로 발표를 할테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카드사와 여신급융협회 등이 아무런 내용과 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이버단속반 운영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 금감원은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함정수사 기법까지 도입해, 불법 모집인을 색출하겠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운영방식과 규정 등 아무런 내용 없이 조직만 만들고, 이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가 책임지라는 강압적인 행태라고 반발했다.
우선 사이버 단속반이 당장 출범하게 되더라도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질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사이버상에서 카드 발급은 모집인과 고객간 쪽지나 이메일 형태로 은밀하게 이뤄진다. 때문에 이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단속반이 고객으로 가장하는 등의 함정수사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찰에서조차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함정수사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단속반이 함정수사를 할 경우 모집인들의 반발이 매우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세부 단속 규정도 전무하다.
현행법상 사이버상에서 카드 발급은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가능하다고만 규정돼 있다. 문제는 단속을 실시할 때 불법행위가 일어난 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법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시점이 모집인이 고객에게 불법으로 발급 대행을 해준다는 의사를 밝힌 시점인지, 카드가 실제로 발급된 시점인지, 경품이 제공된 시점인지 등 단속시점과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운영 계획대로라면, 고객으로 가장해 단속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세부 지침과 가이드라인 없이 단속반을 출범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9월 한달간 계도기간을 둔 후, 세부 단속 규정 등을 만들 계획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협회와 카드사들이 운영중인 합동점검반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에서까지 단속반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는 여론몰이에 편승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금감원은 사이버상에서 불법모집 행위가 적발되는 카드사에 대해서는 해당임원의 경질까지 카드사에게 언급하는 등 강하게 정책을 필 것으로 알려져 갈등조짐까지 일고 있다.
또 사이버 단속반 출범과 관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갈등도 나타날 조짐이다. 금감원이 카드사와 공동으로 독자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금융위원회에서 이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초 금감원이 12일 사이버수사대 구축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금융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해 계획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의 이견은 전혀 없고, 다만 보다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협의가 진행중이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함정수사땐 인권침해 소지도
금융감독원이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카드를 발급, 대행해주는 모집인을 근절하기 위해 사이버 단속반을 운영키로 결정했지만, 세부 단속 규정은 물론 제대로 된 실태조사 조차 거치지 않고 몇 시간만에 대책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여기에 사법권이 없는 금감원이 과연 제대로 된 규제를 할 수 있는지 실효성은 물론 인권침해 등의 이유로 사라졌던 함정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제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금감원은 카드사 가맹점 마케팅 현업부서장과 불법 카드 모집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최근 언론 등에서 불법 카드모집인 발급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긴급히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금감원이 온라인 상에서도 불법 카드 모집이 늘고 있는 만큼 별도의 사이버 단속반을 운영하라고 지시했고, 그 다음날 바로 발표를 할테니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카드사와 여신급융협회 등이 아무런 내용과 규정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이버단속반 운영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 금감원은 효과적인 단속을 위해 함정수사 기법까지 도입해, 불법 모집인을 색출하겠다는 주장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운영방식과 규정 등 아무런 내용 없이 조직만 만들고, 이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가 책임지라는 강압적인 행태라고 반발했다.
우선 사이버 단속반이 당장 출범하게 되더라도 제대로 된 단속이 이뤄질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사이버상에서 카드 발급은 모집인과 고객간 쪽지나 이메일 형태로 은밀하게 이뤄진다. 때문에 이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단속반이 고객으로 가장하는 등의 함정수사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찰에서조차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함정수사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단속반이 함정수사를 할 경우 모집인들의 반발이 매우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세부 단속 규정도 전무하다.
현행법상 사이버상에서 카드 발급은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가능하다고만 규정돼 있다. 문제는 단속을 실시할 때 불법행위가 일어난 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법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시점이 모집인이 고객에게 불법으로 발급 대행을 해준다는 의사를 밝힌 시점인지, 카드가 실제로 발급된 시점인지, 경품이 제공된 시점인지 등 단속시점과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의 운영 계획대로라면, 고객으로 가장해 단속을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세부 지침과 가이드라인 없이 단속반을 출범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9월 한달간 계도기간을 둔 후, 세부 단속 규정 등을 만들 계획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협회와 카드사들이 운영중인 합동점검반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에서까지 단속반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는 여론몰이에 편승한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금감원은 사이버상에서 불법모집 행위가 적발되는 카드사에 대해서는 해당임원의 경질까지 카드사에게 언급하는 등 강하게 정책을 필 것으로 알려져 갈등조짐까지 일고 있다.
또 사이버 단속반 출범과 관련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갈등도 나타날 조짐이다. 금감원이 카드사와 공동으로 독자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금융위원회에서 이견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초 금감원이 12일 사이버수사대 구축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금융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해 계획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의 이견은 전혀 없고, 다만 보다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협의가 진행중이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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