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이후 `성장엔진` 부재

4세대 LTE 모뎀칩, 예산 20%나 삭감
`기가코리아` 사업은 국회통과 쉽지않아
시스템반도체 상용화과제는 인력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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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시스템 반도체 기술력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크게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수치상 변화를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4위를 기록했으며, 국내 팹리스 업체들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평균 매출액이 21.3% 증가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원천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향후 5∼10년 뒤엔 이 같은 성과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도체 산업은 꾸준히 대한민국 수출 1, 2위 품목으로서 국내 산업을 지탱했지만, 메모리, 모바일 AP 이후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바일 AP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의 성공 사례 또한 생산 공정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지, 원천 기술 확보 능력과 로직 공정이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다.

이런 특성을 감안, 정부는 지난해 4세대 이동통신용 LTE(Long Term Evolution) 어드밴스드 베이스밴드(B/B) 모뎀칩 개발을 위해 LG전자 컨소시엄을 과제 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재 LG전자-아이앤씨테크놀로지-엠텍비젼-솔라시아로 이뤄진 이 컨소시엄은 LG전자 반도체 연구소에서 LTE 어드밴스드 B/B 칩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올해안 늦어도 내년 6월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산 감소 및 퀄컴 특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이 사업은 올해 7월 2차 년도 사업이 시작됐지만, 예산이 당초 계획 비해 20% 가량 삭감됐다. 퀄컴의 원천 특허도 피할 수 없어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일정 로얄티 지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TRI 관계자는 "퀄컴 특허는 알려진 것에 비해 과대 포장된 것"이라면서도 "LG전자 등 관련 컨소시엄이 대비책을 갖고 있지만, 로열티는 지급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기가코리아' 프로젝트도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8년 간 정부 지원금 5500억원을 투자, 4세대 이후 이동통신원천기술 확보 및 모바일 강국을 목표로 한 초대형 네트워크 연구개발(R&D) 계획이다. 당초 올해부터 시작 예정이었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우선순위에서 밀려 내년도부터 실시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선 정국과 맞물려 각종 R&D 신규 예산이 동결 혹은 감소된 상황에서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R&D 사업은 각 정권이 성과 포장을 위해 정권 말기가 될수록 다음 정권에서 추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프로젝트가 올해 국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상용화 과제 또한 국내 수요 기업과 연계하는 이 구조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삼성, LG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공급하는 일부 팹리스 업체를 제외하면 국내 팹리스 업체 매출의 중국 비중도 이미 5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부족마저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중구난방'식 과제보다 전략 분야를 집중 육성해 2등, 3등이 아닌 1등을 키워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 중 일부 업체는 위성통신 칩 개발을 통해 인텔, 브로드컴과 경쟁할 만큼 규모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있다"며 "기술 장벽을 높이기 위한 정부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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