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반도체 토종 원천기술 절실

정통부ㆍ과기부 해체후 R&D투자 집중못해
TDXㆍCDMA같은 대형 국책과제 부재 요인
"지원금으론 전문인력 확보도 버거워" 지적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우리나라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발판이 될 수 있는 원천기술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개발(R&D)투자가 보다 집중화돼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학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가 해체된 이후 국가적인 차원에서 R&D 투자가 집중화되지 못하면서, 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기술력이 크게 뒤 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후반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개발된 굵직한 국책과제들은 국내 산업 발전을 1단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3000여명이 넘는 연구인력을 동원,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TDX 개발부터 시작해 1980년대 D램, 1990년대 CDMA, 2000년대 지상파 DMB와 와이브로, LTE 어드밴스드 개발 실적은 국내 현재 IT산업 버팀목이다. D램의 경우 현재 독보적인 위치로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를 차지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및 공정 기술을 크게 향상시켰다. CDMA와 지상파 DMB 등 ETRI 주도의 주요 연구 과제들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 외에도 이를 바탕으로 수많은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연구 성과는 물론, 그 간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창업에 도전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정부 중심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한 대형 국책 과제는 실종됐다. ETRI에 따르면 2006년 ETRI에서 50억원 이상 사업 과제는 35건에 달했지만 2010년 20건으로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과제당 평균 예산도 18억4000만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이 같은 상황은 더욱 심화돼 ETRI와 같이 10년 뒤 먹거리를 생각해야 하는 국책연구기관도 현재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한 사업 규모가 연 10억 원으로 묶였다. 당연히 원천 기술이 중요한 시스템 반도체 핵심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은 어려운 상황이다.

조중휘 인천대 정보기술대학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국책과제를 연구하는 국가기관들은 민간기업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영향력이 큰 반도체 분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국책과제를 기획하는 사람들도 융합의 관점에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TRI 관계자는 "현재 원천 기술 개발을 위해 지원 받는 자금으로는 전문 인력 유치도 버겁다"며 "상용화 과제를 놓고 기업과 수주 경쟁을 하는 ETRI가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바람직한 역할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경부 입장은 산업화가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단기성과 위주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핵심 역량 확보보다 당장 돈 되는 분야에 R&D 비용을 돌리지만, 이마저도 나눠 먹기 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해외에서 부러워할 만한 기술 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국내 IT 산업을 바라보는 해외 눈도 달라졌다. 국내 팹리스 업체 한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중국 업체들은 신발을 벗고 마중 나왔지만, 이젠 아니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우리를 추월한 중국에게 내세울 수 있는 기술이 없다"고 말했다.

강승태기자 kangst@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