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ㆍ11 총선 ○○○당 비례대표 후보를 결정했던 지난 3월, ○○○ 의원과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었던 ○○○ 전 의원이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12일 "두 사람의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3월 14일과 18일 수차례 문자 및 통화를 교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14일에는 ○ 의원이 ○ 전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18일에는 ○ 의원이 ○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중략)… 부산지검 공안부는 이들의 연락이 ○ 의원이 공천을 받기 위한 모종의 `거래'와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 "검찰은 ○○○-○○○-○○○ 세 사람이 돈 전달을 전후해 서로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세 사람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위 언론기사들은 모 일간지와 모 방송이 수사기관 관계인으로부터 모 정당의 공천 관련 금품수수에 관한 수사내용을 받아 적어 신문에 게재하거나 공중파로 방송을 한 내용이다. 위 기사들을 보면 밀행성이 핵심인 수사기관의 수사내용이 그대로 언론에 게재되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 수사내용을 보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하지만, 문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수사내용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수사가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 기사들만 분석해보아도, 피의사실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여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삭제된 문자 메시지를 복원하여 디지털 포렌식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관의 수사기법을 일반인들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수사기관의 포렌식 수사기법이 언론에 상세히 게재되는 게 특히 문제되는 이유는, 뇌물 등 직무관련 범죄, 기업횡령 및 배임, 위의 사례와 같은 선거범죄 등 화이트칼라 범죄들의 경우 당사자들의 진술 외에 다른 증거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유형의 범죄들로서 포렌식 증거의 가치가 빛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의 진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려져 수개월 또는 수년이 지나 공판단계까지 갔을 때는 신빙성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바,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변호인이 참고인이나 증인의 신빙성을 집중 공략해 무죄판결을 받아내는 일도 왕왕 있었다. 그나마 십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에 휴대전화가 보급됨에 따라 수사기관이 이를 압수수색하여 모바일 분석을 하고, 기간통신사의 서버를 압수수색하여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능해져 화이트칼라 범죄를 규명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세간의 이목이 쏠린 정치적 사건들에서 수사기관의 디지털 수사기법이 언론에 상세히 보도되어 학습효과를 얻은 예비범죄자들이나 혐의 당사자들이 통신내역을 뽑아 기지국을 보고 동선을 파악하여 입을 맞추는 등 필자가 이 지면에 자세히 쓰는 게 걱정될 정도로 디지털 수사기법에 대한 대응은 날이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알권리와 수사의 밀행성이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디지털 수사기법에 관한 보도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일까?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표현의 자유에서 도출되는 국민의 알권리도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헌법 제37조 제2항). 따라서 수사기관은 어떤 혐의로 어떤 인물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는 개괄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것으로 족하다. 이것을 넘어 구체적으로 문자 메시지 내용, 통신내역, 기지국 분석, 금융거래내역 분석 등 세세한 수사내용을 언론에 알려줄 필요는 없고, 언론 또한 이러한 수사기법을 입수했더라도 굳이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도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알권리의 차원을 벗어난 것이다.
정관영 법무법인(유한) 정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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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 세 사람이 돈 전달을 전후해 서로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세 사람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위 언론기사들은 모 일간지와 모 방송이 수사기관 관계인으로부터 모 정당의 공천 관련 금품수수에 관한 수사내용을 받아 적어 신문에 게재하거나 공중파로 방송을 한 내용이다. 위 기사들을 보면 밀행성이 핵심인 수사기관의 수사내용이 그대로 언론에 게재되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 국민의 알권리 측면에서 수사내용을 보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당연히 동의하지만, 문제는 장기적으로 볼 때 수사내용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수사가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 기사들만 분석해보아도, 피의사실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여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삭제된 문자 메시지를 복원하여 디지털 포렌식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관의 수사기법을 일반인들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수사기관의 포렌식 수사기법이 언론에 상세히 게재되는 게 특히 문제되는 이유는, 뇌물 등 직무관련 범죄, 기업횡령 및 배임, 위의 사례와 같은 선거범죄 등 화이트칼라 범죄들의 경우 당사자들의 진술 외에 다른 증거를 찾기가 매우 어려운 유형의 범죄들로서 포렌식 증거의 가치가 빛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의 진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흐려져 수개월 또는 수년이 지나 공판단계까지 갔을 때는 신빙성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바,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변호인이 참고인이나 증인의 신빙성을 집중 공략해 무죄판결을 받아내는 일도 왕왕 있었다. 그나마 십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에 휴대전화가 보급됨에 따라 수사기관이 이를 압수수색하여 모바일 분석을 하고, 기간통신사의 서버를 압수수색하여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능해져 화이트칼라 범죄를 규명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세간의 이목이 쏠린 정치적 사건들에서 수사기관의 디지털 수사기법이 언론에 상세히 보도되어 학습효과를 얻은 예비범죄자들이나 혐의 당사자들이 통신내역을 뽑아 기지국을 보고 동선을 파악하여 입을 맞추는 등 필자가 이 지면에 자세히 쓰는 게 걱정될 정도로 디지털 수사기법에 대한 대응은 날이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민의 알권리와 수사의 밀행성이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디지털 수사기법에 관한 보도는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일까?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와 표현의 자유에서 도출되는 국민의 알권리도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헌법 제37조 제2항). 따라서 수사기관은 어떤 혐의로 어떤 인물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는 개괄적인 내용을 알려주는 것으로 족하다. 이것을 넘어 구체적으로 문자 메시지 내용, 통신내역, 기지국 분석, 금융거래내역 분석 등 세세한 수사내용을 언론에 알려줄 필요는 없고, 언론 또한 이러한 수사기법을 입수했더라도 굳이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도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알권리의 차원을 벗어난 것이다.
정관영 법무법인(유한) 정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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