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시론] 지재권 보호, 한ㆍ중ㆍ일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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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8-1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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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시론] 지재권 보호, 한ㆍ중ㆍ일 삼국지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의 삿포로에는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했던 윌리엄 클라크가 1876년 일본정부를 도와 세운 삿포로농업대학이 전신이었던 홋카이도대학교가 있는데, 이 대학교에서 지난 7월 28일과 29일 제2회 한중일 지식재산권 학회가 개최되었다. 이 학회에서 3개국 약 20여 지식재산권 학자들이 지식재산권 쟁점에 대하여 활발하게 발효하고 토론 및 질의를 하였다. 특히 여러 주제 중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과 관련된 지식재산권에 대하여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지난 5월 1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ㆍ중ㆍ일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은 연내에 3국간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발표하였다. 자유무역협정에서 제기될 모든 지식재산권 쟁점을 다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학술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이루어졌지만, 이 학회는 자유무역협정에 포함될 지식재산권에 대한 중국과 일본의 속내를 어렴풋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선 3개국 입장을 대략 정리한다면,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대하여 공세적인 입장을, 일본은 한국에 대하여 방어적인 입장을, 그리고 중국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발효시켰는데, 특히 한ㆍ미 및 한ㆍ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에 의하여 일반 국제조약보다 높은 지식재산권 보호수준을 갖추었다. 중국 등 동남아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는 한국은 공세적일 수밖에 없다.

일본은 일반 국제조약 수준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있는데, 지난 1980년대 중반 지식재산권이 일반 공중에게 알려진 이후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지금까지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확대ㆍ강화해온 한국과 대비된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에 대해서도 보호수준을 높일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저작권에 있어서 한국은 존속기간 연장, 일시적 복제, 접근통제 기술적 보호조치 무력화 금지, 온라인서비스제공자 책임관련 사항 등 한국이 입법해 온 다양한 쟁점을 일본에 제시할 것이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세적일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서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데 상당한 이해관계를 가지므로 두 나라는 중국에 대하여 지식재산권의 강력한 보호, 집행을 요구할 것이다. 중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국제적으로 그 보호가 아직은 불투명한 전통문화표현물, 유전자원 및 전통지식 등에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대하여 공세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고 중국은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자유무역협정에서 지식재산권을 아예 포함시키지 않으려 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지식재산권에 관하여 실질적인 내용은 전혀 없이 8개의 조문만으로 구성된 장(chapter)이 있는 자유무역협정을 뉴질랜드와 체결한 적이 있다.

한국이 지금까지 발효시켰거나 협상중인 자유무역협정이 양자간(bilateral) 조약임에 반하여 한ㆍ중ㆍ일 자유무역협정은 3국간(trilateral) 자유무역협정이다. 곧 2명의 선수가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3명이 선수가 각기 우승하기 위하여 서로 경쟁하는 스리섬(threesome) 게임과 유사하다. 이 게임에서는 2명의 선수가 협력하여 1명을 설득하는 경기운영이 가능하다. 예컨대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내용을 자유무역협정에 포함시키거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집행하기 위하여 한국과 일본은 공조할 수 있다. 지식재산권을 자유무역협정에 포함시키기 위하여 역시 일본과 공조하는 방식으로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활용할 수도 있다. 물론 일본과 중국이 공조하여 한국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내용을 협상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서의 한ㆍ중ㆍ일 삼국지(三國志)가 한국에게 유리하게 쓰이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지식재산권 전략 등 양국의 지식재산권에 대하여 보다 면밀하게 파악하고 분석하여 목적한 바를 달성하여야 할 것이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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