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언론, 사이버보안 이대론 안된다

  •  
  • 입력: 2012-08-09 20:17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이슈와 전망] 언론, 사이버보안 이대론 안된다
8월 초, 세계적인 언론기관인 `로이터'사가 해킹을 당해 조작된 기사들이 보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로이터사의 기사 블로그 플랫폼이 해킹을 당해 조작된 포스팅이 해당 블로그에 게시되었는데, 몇몇 기자들이 이를 인용해 기사를 작성하면서 조작된 내용이 기사화되어 퍼지게 된 것이다. 조작된 기사는 내전중인 시리아에서 반군이 퇴각 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아직 해킹의 배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시리아 현 정권이 반군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심리전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로이터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언론기관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핵심 경쟁력인 `신뢰'에 커다란 손상을 입게 되었다.

사이버공간에서의 언론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킹 공격은 예견된 일이다. 대중의 인식과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론은 늘 공격의 대상이 되어왔고, 디지털 콘텐츠는 위변조가 쉽고 인터넷은 근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며 위변조된 글들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언론이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언론기관 및 방송국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공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1년 영국에서는 아랍계 해커에 의해 영국의 주요 언론기관인 `텔레그래프'와 `더 레지스터'에 대한 접속 장애 및 변조 공격이 발생하였고, 2006년에는 체코 공영 텔레비전의 영상 송출 시설이 해킹 당해 날씨예보 생방송 시에 방송 배경에 핵폭발 장면이 합성된 영상이 그대로 방송되기도 했다. 언론기관에 대한 사이버 위협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J일보 신문 제작서버에 대한 시스템 파괴 목적의 악의적인 공격으로 내부 이메일, 기사 입력기, 포털 시스템 등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2009년 7ㆍ7 DDoS 공격 당시에도 공격 대상에 C일보 등 언론기관이 포함된 바 있다.언론기관에 대한 사이버공격은 가짜 언론기관 사이트를 만들어 거짓정보를 퍼뜨리는 스푸핑 방식에서 언론기관을 직접 해킹하여 언론사 서버에 거짓정보를 심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연예인 사망기사 날조와 같은 개인의 단순한 장난에서 사회적 혼란 조장 목적의 사이버테러와 국가 차원의 사이버 심리작전으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언론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단순히 개별 언론기관의 피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거짓기사를 보고 잘못된 선택과 행동을 하게 됨으로써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이다. 또한 기사의 무결성을 훼손하여 한 사회의 언론 시스템 자체를 교란시키고 사회혼란을 가져옴으로써 사회의 신뢰체계와 사회질서를 무너뜨리고, 언론사에 대한 DDoS 공격 등으로 언론기능을 아예 마비시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버려건전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또한 사이버 심리전에 사용되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험의 심각성과 사회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는 언론기관에서의 사이버 보안 가이드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등 언론사 대상 사이버공격에 대한 사회적 대응체계가 전무한 상황이다. 지금에라도 국가의 신뢰기반시설로서의 언론기관의 사회적 위상과 중요성에 걸맞는 수준의 사이버 보안 강화방안을 수립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언론이 항상 외부의 압력과 공격으로부터 언론의 자유와 신뢰를 지키기 위해 싸워왔듯, 언론은 이제 정보보호 기술로 무장하여 사이버 공간에서 이러한 가치들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각 언론사들도 사이버 보안 수준이 언론사의 핵심경쟁력인 신뢰와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언론사 차원의 자발적인 보안 강화 노력을 수행해야 한다. 사회의 투명성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보장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며 국가안보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개별 언론사는 물론 전 사회가 나서야 할 때다.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언론을 보호해야 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