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복권` 시들…안팔리는 이유 있었네

1년새 발행한도 70%대 추락…복권시장 계륵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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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일 출시돼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연금복권520이 시장에서 외면당하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지 1년이 지난 지금 줄을 서서 복권을 사려는 구매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전체 발행량의 70%수준까지 판매가 떨어지며 복권 시장의 계륵으로 전락했다.

연금복권 출시 1주년을 맞아 기획재정부와 산하기관인 (주)연합복권은 대대적인 1주년 기념행사까지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연금복권은 사실상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매주 630만장, 총 63억원 규모로 발행된 연금복권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 들어서면서 전체 발행한도의 70%대 수준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로또복권 대비 2배 이상의 높은 당첨확률과 1등 당첨시 20년간 매월 500만원, 실수령액 390만원 지급이라는 조건은 시장에 크게 어필했다. 출시 이후 6개월간 매진행진이 이어졌고, 심지어 매주 발행일 하루 이틀만에 매진 사례가 계속됐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11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금복권 열풍은 지난해 12월 28일 추첨한 26회차부터 매진 행진이 끊겼다. 올해 상반기 내내 발행량은 남아돌았고, 지난 5월 기준으로 판매량은 전체 발행한도의 70%수준까지 추락했다.

로또복권이 여전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연금복권은 출시 1년만에 반짝 인기 상품으로 체면을 구긴 것이다.

이 같은 판매부진은 상대적으로 적은 당첨금과 시장 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지급방식, 번호를 지정해 구매할 수 없는 재래식 구매방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또 연금복권 출시 후 당첨금 지급방식에 대한 논란도 가열돼 왔다.

당첨자가 1등 당첨금 12억원을 일시불로 받아 은행에 예치하면, 원금을 제외하고 이자만 월35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요지다. 그런데 당첨자가 당첨금을 한꺼번에 받아 자신이 원하는 은행에 예치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이자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연금복권 1등 월지급금액이 지급기간 20년간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지 않은데 기인한다. 나눔로또 대비 현저히 낮은 1등당첨금액도 논란거리다. 나눔로또의 1등평균당첨금액이 20억원 수준이고, 당첨자없이 이월된 경우, 최대 407억원까지 당첨금을 배출했던 것과 달리, 연금복권은 매회 꼬박꼬박 2명씩의 1등 당첨자를 배출하고 있지만, 당첨금 규모가 12억원에 불과하다. 이 금액도 월 500만원으로 분할해서 받는 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구매자에게 낮은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로또복권이 조번호와 복권번호를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인데 반해 연금복권은 조번호만 선택할 수 있어 연금복권구매자의 입장에서는 흥미와 스릴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주)연합복권은 온라인으로 구매할 경우 번호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지만, 온라인으로 연금복권을 구매하는 비율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연금복권발행을 총괄하고 있는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복권위원회 사무처에서는 연금복권의 상품성에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사행성 복권 대신 노후 보장, 설계라는 이미지로 연금복권을 소개하고 있음에도 국민들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복권 판매 사업체 관계자는 "당첨금 지급방식을 일정한 범위내에서 당첨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구매방식 또한 직접 구매자가 번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흥미 요소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도한 사행성을 배제하고 평생 행복권을 제공한다는 취지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기대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 취지마저 무색한 계륵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당첨금액 및 지급 방식 재조정, 연금복권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발행한도 증가 등 여러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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