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사업 소형과제 중심으로 개편
`TDX…와이브로…` IT신화 재연 힘들듯
`TDX…와이브로…` IT신화 재연 힘들듯
"포스트CDMA 더이상 기대 어렵다"
"IT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이번 정권에서 ETRI에게 더 이상 `포스트(Post)-CDMA'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내 IT 관계자들이 IT 국가대표급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35년간 `IT강국 코리아' 역사의 주역가운데 한 곳인 ETRI가 이번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 폐지 등 IT 컨트롤타워가 해체된 뒤부터 옛 위상을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가 없어지기 전만 해도 정부의 강력한 IT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CDMA, 지상파 DMB, 와이브로 등 세계 ICT시장을 주도할 굵직굵직한 대형 연구성과물을 탄생시켰던 것과는 달리 이번 정부에서 CDMA를 이을 차세대 대박 기술을 내놓지 못한 채 연구 경쟁력 및 연구의 질적 수준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본지가 2006년 정보통신부 산하 시절과 2010년 지식경제부 산하 시절 ETRI의 연구과제별 수주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IT 컨트롤타워 존재하던 2006년 당시 중장기 대형과제가 주류를 이뤘다면 정통부 해체 이후부터 단기 소형과제 중심으로 연구개발사업이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정부 주도의 중장기 대형과제 사업 수행을 통해 전 세계 ICT 시장에 ETRI의 혁신적인 간판 기술을 탄생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 정부에서 ICT 연구개발사업이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관광체육부 등으로 흩어져 진행되다 보니 소형 단기과제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5년 이상 10억원 이상의 중장기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어졌고 3년 미만의 소형 연구개발 과제를 여러 개 수주해 연구를 해야 하는 불안정한 연구환경으로 내몰렸다.
실제로, 2006년 ETRI 연구개발사업의 평균 예산은 18억4000만원에서 2010년 11억5000만원으로 37.5% 줄었다. 또 CDMA, 지상파 DMB, 와이브로 등의 대형 연구성과물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 5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사업 수행건수도 2006년 35건에서 2010년 20건으로 42.9%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간에 걸쳐 연구비 수주에 대한 걱정 없이 미래 지향적인 연구개발을 할 수 없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예전과 같은 대형 연구성과물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과제 수주를 통한 인건비 확보를 위해 어쩔수 없이 여러 개의 과제에 참여하게 돼 연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져 연구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ETRI 연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와 함께 한층 강화된 연구개발사업 평가 및 연구비 정산 등 연구 외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돼 정작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악순환 구조에 놓이게 됐다.
한주동 ETRI 노조위원장은 "TDX, DRAM, CDMA, 와이브로 등 ETRI가 그동안 내놓은 연구성과물들은 50억원을 넘는 정부의 과감한 예산 지원과 5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투자, 사명을 갖고 연구개발에 전념을 다한 연구자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정통부 해체 이후 지경부 산하로 거버넌스가 개편되면서 단기 소형과제 중심으로 연구개발사업이 이뤄지다 보니 ETRI가 과거와 같은 위상과 IT 국가대표 연구기관에 걸맞는 대형 연구성과물을 창출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최근 들어 ICT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IT 컨트롤타워 부활을 통해 ETRI가 대형 중장기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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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이번 정권에서 ETRI에게 더 이상 `포스트(Post)-CDMA'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내 IT 관계자들이 IT 국가대표급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35년간 `IT강국 코리아' 역사의 주역가운데 한 곳인 ETRI가 이번 정부 들어 정보통신부 폐지 등 IT 컨트롤타워가 해체된 뒤부터 옛 위상을 점점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가 없어지기 전만 해도 정부의 강력한 IT정책 드라이브에 힘입어 CDMA, 지상파 DMB, 와이브로 등 세계 ICT시장을 주도할 굵직굵직한 대형 연구성과물을 탄생시켰던 것과는 달리 이번 정부에서 CDMA를 이을 차세대 대박 기술을 내놓지 못한 채 연구 경쟁력 및 연구의 질적 수준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본지가 2006년 정보통신부 산하 시절과 2010년 지식경제부 산하 시절 ETRI의 연구과제별 수주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IT 컨트롤타워 존재하던 2006년 당시 중장기 대형과제가 주류를 이뤘다면 정통부 해체 이후부터 단기 소형과제 중심으로 연구개발사업이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정부 주도의 중장기 대형과제 사업 수행을 통해 전 세계 ICT 시장에 ETRI의 혁신적인 간판 기술을 탄생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 정부에서 ICT 연구개발사업이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관광체육부 등으로 흩어져 진행되다 보니 소형 단기과제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5년 이상 10억원 이상의 중장기 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없어졌고 3년 미만의 소형 연구개발 과제를 여러 개 수주해 연구를 해야 하는 불안정한 연구환경으로 내몰렸다.
실제로, 2006년 ETRI 연구개발사업의 평균 예산은 18억4000만원에서 2010년 11억5000만원으로 37.5% 줄었다. 또 CDMA, 지상파 DMB, 와이브로 등의 대형 연구성과물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 5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사업 수행건수도 2006년 35건에서 2010년 20건으로 42.9%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장기간에 걸쳐 연구비 수주에 대한 걱정 없이 미래 지향적인 연구개발을 할 수 없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예전과 같은 대형 연구성과물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과제 수주를 통한 인건비 확보를 위해 어쩔수 없이 여러 개의 과제에 참여하게 돼 연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져 연구 경쟁력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ETRI 연구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와 함께 한층 강화된 연구개발사업 평가 및 연구비 정산 등 연구 외적인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돼 정작 연구개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악순환 구조에 놓이게 됐다.
한주동 ETRI 노조위원장은 "TDX, DRAM, CDMA, 와이브로 등 ETRI가 그동안 내놓은 연구성과물들은 50억원을 넘는 정부의 과감한 예산 지원과 5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친 투자, 사명을 갖고 연구개발에 전념을 다한 연구자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정통부 해체 이후 지경부 산하로 거버넌스가 개편되면서 단기 소형과제 중심으로 연구개발사업이 이뤄지다 보니 ETRI가 과거와 같은 위상과 IT 국가대표 연구기관에 걸맞는 대형 연구성과물을 창출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어 "최근 들어 ICT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IT 컨트롤타워 부활을 통해 ETRI가 대형 중장기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체제로 전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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