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년간 한국의 경제적, 정치적 위상은 몰라볼 만큼 큰 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어느 누구도 한국이 이룬 기적과 그 경쟁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는다. 한국은 세계 7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을 했고, IMF는 우리나라 1인당 GDP가 2015년에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의 경제ㆍ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반면, 아직도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한 분야가 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 현실이 그렇다. 게임과 포털 등 콘텐츠 중심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20년 전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후진성과 저성장에는 여러 복잡한 이유와 변명꺼리가 있겠지만, 저평가된 소프트웨어 가치와 여전히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후진적 인식이 그 중심에 있다 하겠다.
특히 유지보수라는 용어로 명명되어온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 관행의 개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핵심 선행과제가 된지 오래이다.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는 제품의 공급, 설치 후 그 초기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된 사용 환경에 대응하도록 지원할 뿐 아니라 성능을 개선하고 사용량 증가 등의 미래에 대응하도록 준비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한다. 아울러 하드웨어 고장, 해킹 등의 예기치 않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 조치를 취하는 등의 고도의 지적, 기술적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도 포함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유지보수라는 용어로 사용되며, 소프트웨어에 원래부터 숨어 있었던 하자를 보수해야 하는 의미로 변질되어 쓰이게 되었다. 무상 또는 저가로 서비스를 요구해 왔던 잘못된 관행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 규모가 세계 시장의 2% 이하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 제도의 후진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해외 주요 기업들은 메인터넌스 매출비가 최소 40%에서 많게는 60%까지 차지하는데 비해 한국 기업의 경우 15% 이하로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메인터넌스 매출을 기술개발에 재투자함으로 지속 성장성을 확보하는 선진 기업들과 경쟁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변질된 의미를 바로잡고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 선진화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수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유지보수를 유지관리와 하자보수 개념으로 분리하고 유지관리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을 제도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 유지관리를 둘러싼 불공정 거래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기본 1~2년, 때로는 3년 이상의 무상 유지관리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그간 대형 SI 사업자가 빈번히 가로채온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지관리 대가가 원 개발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균 7% 수준인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유지관리 요율을 외산 수준인 20%까지는 어렵더라도 최소 15% 수준으로 단계적 현실화 시켜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유지보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식경제부에서 `상용 소프트웨어 유지관리 합리화 대책'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에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10년 간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숙원을 풀어줄, 그 큰 첫 발자국을 떼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유지관리와 하자보수 개념을 분리하고, 공공사업에서의 무상 유지관리를 금지하며, 원ㆍ하도급자간 유지관리 계약을 권고하는 등의 방안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의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어서 기술력을 가진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이번에 포함되지 못한 유지관리 요율 문제는 10월 완료 예정인 `국가정보화 투자관리체계 효율화사업' 용역에서 국가예산 운용만이 아닌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소프트웨어 제값주기 차원에서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도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처럼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였으니 그 실행에도 집중하여 기술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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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국가의 경제ㆍ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반면, 아직도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한 분야가 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 현실이 그렇다. 게임과 포털 등 콘텐츠 중심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20년 전의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후진성과 저성장에는 여러 복잡한 이유와 변명꺼리가 있겠지만, 저평가된 소프트웨어 가치와 여전히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후진적 인식이 그 중심에 있다 하겠다.
특히 유지보수라는 용어로 명명되어온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 관행의 개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핵심 선행과제가 된지 오래이다.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는 제품의 공급, 설치 후 그 초기 상태를 유지하고 변화된 사용 환경에 대응하도록 지원할 뿐 아니라 성능을 개선하고 사용량 증가 등의 미래에 대응하도록 준비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한다. 아울러 하드웨어 고장, 해킹 등의 예기치 않은 오류가 발생했을 때 즉각적 조치를 취하는 등의 고도의 지적, 기술적 엔지니어링 서비스까지도 포함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유지보수라는 용어로 사용되며, 소프트웨어에 원래부터 숨어 있었던 하자를 보수해야 하는 의미로 변질되어 쓰이게 되었다. 무상 또는 저가로 서비스를 요구해 왔던 잘못된 관행의 출발점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 규모가 세계 시장의 2% 이하인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 제도의 후진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해외 주요 기업들은 메인터넌스 매출비가 최소 40%에서 많게는 60%까지 차지하는데 비해 한국 기업의 경우 15% 이하로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메인터넌스 매출을 기술개발에 재투자함으로 지속 성장성을 확보하는 선진 기업들과 경쟁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변질된 의미를 바로잡고 소프트웨어 메인터넌스 선진화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가 필수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 유지보수를 유지관리와 하자보수 개념으로 분리하고 유지관리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을 제도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 유지관리를 둘러싼 불공정 거래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기본 1~2년, 때로는 3년 이상의 무상 유지관리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그간 대형 SI 사업자가 빈번히 가로채온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지관리 대가가 원 개발 기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균 7% 수준인 패키지 소프트웨어의 유지관리 요율을 외산 수준인 20%까지는 어렵더라도 최소 15% 수준으로 단계적 현실화 시켜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유지보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식경제부에서 `상용 소프트웨어 유지관리 합리화 대책'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에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10년 간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숙원을 풀어줄, 그 큰 첫 발자국을 떼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특히 유지관리와 하자보수 개념을 분리하고, 공공사업에서의 무상 유지관리를 금지하며, 원ㆍ하도급자간 유지관리 계약을 권고하는 등의 방안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부의 대책이 제대로 실행되어서 기술력을 가진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되어 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이번에 포함되지 못한 유지관리 요율 문제는 10월 완료 예정인 `국가정보화 투자관리체계 효율화사업' 용역에서 국가예산 운용만이 아닌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소프트웨어 제값주기 차원에서 포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도는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모처럼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하였으니 그 실행에도 집중하여 기술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를 바란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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