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무역확대를 위하여 한ㆍ미자유무역협정(KORUS FTA)을 비롯하여 유럽연합ㆍ칠레ㆍ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들과의 FTA를 활용해 오고 있다. 최근 협상이 시작된 한ㆍ중FTA가 체결된다면 한국은 미국ㆍ유럽연합 및 중국이라는 세계 3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되어 무역대국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ㆍ중FTA 협상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 중의 하나는 저작권ㆍ특허ㆍ상표 등 지식재산권 분야이다. 선진국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의 산업구조에서 지식재산산업은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될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한국 지식재산권 보호는 우리의 국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중국도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 등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주요 조약에 가입하고 있고 저작권법이나 특허법 등 국내법에 의하여 이를 이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식재산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한ㆍ중FTA를 협상함에 있어서 지식재산권의 집행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중국에서의 지식재산권 집행의 특성을 파악하여 지식재산권 집행의 강화를 FTA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은 한국이 FTA를 체결했던 국가들과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집행에서도 많은 차이점이 나타나는데, 다음의 두 가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중국에서는 국가판권국 등 행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가 지식재산권 집행의 핵심을 차지한다. 사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에 있어서는, 지식재산권에 관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면적과 인구에 비하여 업무부담이 과중하며, 동일 유형의 사건에 대하여 법원이나 재판부에 따라 판결에 차이가 남으로써 법해석에 대한 신뢰성 내지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반하여 행정기관에 의한 보호는 절차가 간단하고, 신속하며, 비용이 저렴하며, 증거요구가 엄격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행정기관으로 저작권을 관장하는 국가판권국ㆍ특허ㆍ실용신안ㆍ디자인 등을 관장하는 국가지식산권국, 상표권을 관장하는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등을 들 수 있다. 권리자는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하여 행정기관에 신고하여 해당 행정기관으로 하여금 조사ㆍ처리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행정기관은 마치 사법기관처럼 당사자에게 증거를 제공토록 하거나 의견이나 주장을 진술하게 하고, 이에 기초하여 권리보유 및 침해여부를 심사하고 제공할 법률구제수단을 결정한다. 또한 행정기관은 권리자나 이해관계인의 신고없이 직권으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나 특허사칭 행위를 조사ㆍ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행정기관은 시장질서를 유지함에 있어서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한국이 FTA를 협상함에 있어서 행정기관에 의한 지식재산권 권리구제가 FTA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중국에서는 중앙행정기관 외에 성ㆍ자치구ㆍ직할시 등 지방행정기관이 지식재산권과 관련하여 상당한 기능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이들 지방행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가 FTA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행정구획을 성급ㆍ지급(地級)ㆍ현급ㆍ향급 등 4급으로 구분하는데, 현재 22개의 성,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등 지방에서도 중앙행정기관과 상응하는 기관이 설치되어 있다. 저작권의 경우, 국가 판권국-성급 판권국-지급 판권국이라는 3급 저작권 행정기관체제로 구성되는 셈이다. 지방 행정기관은 중앙 행정기관의 업무상 지도를 받지만 자신의 관할구역 내에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침해행위를 조사하고 처리한다. 예컨대 지방 판권기관은 직권으로 불법 출판물과 그 발행자를 단속할 수 있으며 지방 특허권기관은 상당한 행정처벌 권한을 가진다.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것은 바로 지방행정기관이라 할 수 있고 따라서 중앙 행정기관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비록 행정기관 사이의 모순과 충돌이 이루어지는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지만, 현재 이들 지방행정기관의 역할을 고려하여 한국은 FTA에 이들 지방행정기관에 의한 지식재산권 보호가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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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에 관한 협정) 등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주요 조약에 가입하고 있고 저작권법이나 특허법 등 국내법에 의하여 이를 이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식재산권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한ㆍ중FTA를 협상함에 있어서 지식재산권의 집행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중국에서의 지식재산권 집행의 특성을 파악하여 지식재산권 집행의 강화를 FTA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은 한국이 FTA를 체결했던 국가들과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집행에서도 많은 차이점이 나타나는데, 다음의 두 가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중국에서는 국가판권국 등 행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가 지식재산권 집행의 핵심을 차지한다. 사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에 있어서는, 지식재산권에 관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면적과 인구에 비하여 업무부담이 과중하며, 동일 유형의 사건에 대하여 법원이나 재판부에 따라 판결에 차이가 남으로써 법해석에 대한 신뢰성 내지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반하여 행정기관에 의한 보호는 절차가 간단하고, 신속하며, 비용이 저렴하며, 증거요구가 엄격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행정기관으로 저작권을 관장하는 국가판권국ㆍ특허ㆍ실용신안ㆍ디자인 등을 관장하는 국가지식산권국, 상표권을 관장하는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등을 들 수 있다. 권리자는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하여 행정기관에 신고하여 해당 행정기관으로 하여금 조사ㆍ처리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행정기관은 마치 사법기관처럼 당사자에게 증거를 제공토록 하거나 의견이나 주장을 진술하게 하고, 이에 기초하여 권리보유 및 침해여부를 심사하고 제공할 법률구제수단을 결정한다. 또한 행정기관은 권리자나 이해관계인의 신고없이 직권으로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나 특허사칭 행위를 조사ㆍ처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행정기관은 시장질서를 유지함에 있어서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한국이 FTA를 협상함에 있어서 행정기관에 의한 지식재산권 권리구제가 FTA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중국에서는 중앙행정기관 외에 성ㆍ자치구ㆍ직할시 등 지방행정기관이 지식재산권과 관련하여 상당한 기능을 행사하고 있으므로 한국은 이들 지방행정기관에 의한 권리구제가 FTA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행정구획을 성급ㆍ지급(地級)ㆍ현급ㆍ향급 등 4급으로 구분하는데, 현재 22개의 성,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등 지방에서도 중앙행정기관과 상응하는 기관이 설치되어 있다. 저작권의 경우, 국가 판권국-성급 판권국-지급 판권국이라는 3급 저작권 행정기관체제로 구성되는 셈이다. 지방 행정기관은 중앙 행정기관의 업무상 지도를 받지만 자신의 관할구역 내에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침해행위를 조사하고 처리한다. 예컨대 지방 판권기관은 직권으로 불법 출판물과 그 발행자를 단속할 수 있으며 지방 특허권기관은 상당한 행정처벌 권한을 가진다.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것은 바로 지방행정기관이라 할 수 있고 따라서 중앙 행정기관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비록 행정기관 사이의 모순과 충돌이 이루어지는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지만, 현재 이들 지방행정기관의 역할을 고려하여 한국은 FTA에 이들 지방행정기관에 의한 지식재산권 보호가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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