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조광현 교수팀 시스템 차원서 첫 규명… 극복방법도 제시
국내 연구진이 최신 맞춤형 암치료법으로 주목받는 표적항암제에 대해 암세포가 내성을 갖는 이유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세포실험과 수학모형,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동원해 밝혀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나타나는 물질을 차단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치료법이지만, 임상시험 단계에서 내성이 자주 발견돼 상용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KAIST 조광현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ㆍ사진) 연구팀은 종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신호전달 경로인 어크(ERK) 경로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인 멕 억제제(MEK inhibitor)에 대해 암세포가 내성을 갖는 원리를 IT와 BT를 융합한 시스템생물학적 방법으로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어크 신호전달경로는 대부분의 종양에서 활성화되며, 특히 피부암이나 갑상선암은 이 경로에 있는 물질인 `비라프(BRAF)'의 변이에서 출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신호전달경로를 차단하는 멕 억제제가 치료방법으로 알려졌지만 치료 도중 암세포가 치료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면서 암이 다시 진행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수학모형과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내성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세포실험과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통해 검증했다.
먼저 종양의 다양한 변이조건을 입력한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멕 억제제를 처리하면 어크 신호전달이 타격을 입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회경로(PI3K)가 활성화되면서 종양신호 흐름이 우회경로로 옮겨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러시아워에 한쪽 도로가 막히면 또 다른 원활한 도로로 차량이 몰리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것.
또 이러한 반응이 신호전달 물질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네트워크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것과, 그 원인이 되는 핵심 회로를 밝혀냄으로써 이를 억제하는 다른 표적치료제를 멕 억제제와 함께 쓰면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조광현 교수는 "멕 억제제의 내성 원인을 시스템 차원에서 규명한 첫 사례로, 약물이 세포 신호전달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함으로써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힌트를 찾아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등의 지원 하에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분자세포생물학 분야의 권위지인 `분자세포생물학지' 1일자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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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조광현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ㆍ사진) 연구팀은 종양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신호전달 경로인 어크(ERK) 경로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인 멕 억제제(MEK inhibitor)에 대해 암세포가 내성을 갖는 원리를 IT와 BT를 융합한 시스템생물학적 방법으로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어크 신호전달경로는 대부분의 종양에서 활성화되며, 특히 피부암이나 갑상선암은 이 경로에 있는 물질인 `비라프(BRAF)'의 변이에서 출발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경우 신호전달경로를 차단하는 멕 억제제가 치료방법으로 알려졌지만 치료 도중 암세포가 치료제에 대해 내성을 보이면서 암이 다시 진행되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수학모형과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내성의 원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세포실험과 바이오이미징 기술을 통해 검증했다.
먼저 종양의 다양한 변이조건을 입력한 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멕 억제제를 처리하면 어크 신호전달이 타격을 입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회경로(PI3K)가 활성화되면서 종양신호 흐름이 우회경로로 옮겨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러시아워에 한쪽 도로가 막히면 또 다른 원활한 도로로 차량이 몰리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암세포에서 나타나는 것.
또 이러한 반응이 신호전달 물질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네트워크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것과, 그 원인이 되는 핵심 회로를 밝혀냄으로써 이를 억제하는 다른 표적치료제를 멕 억제제와 함께 쓰면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제시했다.
조광현 교수는 "멕 억제제의 내성 원인을 시스템 차원에서 규명한 첫 사례로, 약물이 세포 신호전달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함으로써 표적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힌트를 찾아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세계수준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 등의 지원 하에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분자세포생물학 분야의 권위지인 `분자세포생물학지' 1일자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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