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넘게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을 뜨겁게 달궈 온 `온라인 음악 전송에 대한 사용료 징수규정`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은 지난 2008년 이후 5년만에 이뤄진 데다,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매기는 `종량제'나 제작자가 일정기간 음원 공급을 유예할 수 있는 `홀드백' 등 기존 온라인 음악시장의 근간을 뒤흔들 규정을 대거 포함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논란이 뜨거웠다.
실제 정부에 징수규정 개정 승인을 요청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ㆍ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ㆍ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저작권 3단체와 이들에게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ㆍCJ E&M(엠넷)ㆍ네오위즈인터넷(벅스) 등 음원 서비스 제공업체는 막판까지 한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보였다. 얼마나 갈등이 심했으면 징수규정 개정의 검토와 승인을 맡은 한국저작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1월 음악저작권 3단체가 개정안을 제출한 후 지난 8일 최종 승인까지 총 23차례의 이해관계자 의견청취와 공청회 개최 및 저작권상생협의체 회의를 거쳐야 했을까.
그런데 정부가 최종 승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의 특성상 어느 한쪽은 반발이 불가피하다 해도, 서비스 제공업체와 소비자는 물론 저작권자까지 모든 이해당사자가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음악저작권 3단체는 징수규정 개정 신청 자체를 철회하겠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이 돼버린 셈이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을까. 개정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의 세부조항을 떠나, 근본적으로 저작권 패러다임의 변화를 정책당국과 이해당사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가 확대되고 오픈마켓이 성장하면서 저작권 패러다임은 `소유'를 넘어 `공유'의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번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도 스마트폰 활성화 등으로 음악 이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음악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사용료 징수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논의 과정이나 승인된 징수규정을 보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저작권 단체는 눈앞의 이익에 몰두해 가격 인상에만 주력했으며, 서비스 제공업체는 징수규정 개정이 자사의 이익에 미칠 영향을 두고 주판알을 튀기는 데만 열중했다. 주무부처인 문화부 역시 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들의 의견을 적당히 조율하려는 데만 급급했다.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뿐만이 아니다. 영화음악 사용료를 둘러싼 영화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간 갈등이나, 수업목적 저작물에 대한 보상금을 둘러싼 대학들과 한국복사전송권협회간 갈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과거의 논리 속에서 대립을 위한 대립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환경이 진전될수록 저작권 갈등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출현은 저작권 이용 환경에도 대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마리는 결국 정책당국의 몫이다. 문화부는 대체 언제까지 이해당사자들에게 끌려만 다닐 것인가. 변화된 패러다임에 걸맞은 신(新) 저작권 정책을 하루속히 수립해야 한다. 정책 부재는 자칫 이해당사자들간 소송 대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저작권자와 서비스 제공업체도 변해야 한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고기를 잡는다는 뜻의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해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저작권 보호의 궁극적 목표는 저작권 보호를 통한 관련 산업과 시장의 활성화에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이용자들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공유=공짜'는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한민옥 정보미디어부 차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제 정부에 징수규정 개정 승인을 요청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ㆍ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ㆍ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저작권 3단체와 이들에게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ㆍCJ E&M(엠넷)ㆍ네오위즈인터넷(벅스) 등 음원 서비스 제공업체는 막판까지 한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보였다. 얼마나 갈등이 심했으면 징수규정 개정의 검토와 승인을 맡은 한국저작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올 1월 음악저작권 3단체가 개정안을 제출한 후 지난 8일 최종 승인까지 총 23차례의 이해관계자 의견청취와 공청회 개최 및 저작권상생협의체 회의를 거쳐야 했을까.
그런데 정부가 최종 승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은 전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저작권의 특성상 어느 한쪽은 반발이 불가피하다 해도, 서비스 제공업체와 소비자는 물론 저작권자까지 모든 이해당사자가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음악저작권 3단체는 징수규정 개정 신청 자체를 철회하겠다며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이 돼버린 셈이다.
어쩌다가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을까. 개정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의 세부조항을 떠나, 근본적으로 저작권 패러다임의 변화를 정책당국과 이해당사자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기기가 확대되고 오픈마켓이 성장하면서 저작권 패러다임은 `소유'를 넘어 `공유'의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번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도 스마트폰 활성화 등으로 음악 이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음악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사용료 징수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하지만 논의 과정이나 승인된 징수규정을 보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저작권 단체는 눈앞의 이익에 몰두해 가격 인상에만 주력했으며, 서비스 제공업체는 징수규정 개정이 자사의 이익에 미칠 영향을 두고 주판알을 튀기는 데만 열중했다. 주무부처인 문화부 역시 환경 변화에 따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들의 의견을 적당히 조율하려는 데만 급급했다.
음악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뿐만이 아니다. 영화음악 사용료를 둘러싼 영화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간 갈등이나, 수업목적 저작물에 대한 보상금을 둘러싼 대학들과 한국복사전송권협회간 갈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과거의 논리 속에서 대립을 위한 대립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환경이 진전될수록 저작권 갈등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출현은 저작권 이용 환경에도 대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마리는 결국 정책당국의 몫이다. 문화부는 대체 언제까지 이해당사자들에게 끌려만 다닐 것인가. 변화된 패러다임에 걸맞은 신(新) 저작권 정책을 하루속히 수립해야 한다. 정책 부재는 자칫 이해당사자들간 소송 대란을 불러올 수도 있다.
저작권자와 서비스 제공업체도 변해야 한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고기를 잡는다는 뜻의 `갈택이어(竭澤而漁)'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해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저작권 보호의 궁극적 목표는 저작권 보호를 통한 관련 산업과 시장의 활성화에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이용자들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공유=공짜'는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한민옥 정보미디어부 차장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