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혁신의 자극` 필요한 통신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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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6-1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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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무료 인터넷전화서비스(mVOIP)를 제공하겠다고 나서자 통신회사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지 못하고 여론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양이다. 한편 인터넷 사용자 대부분이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다니 통신회사가 강력 반발하는 것 또한 당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풀어 나가야 할 것일까?

아날로그 시대에는 통신망과 서비스가 묶여 있었다. 따라서 망 운영자가 통신서비스를 독점하기 때문에 규제산업으로 지정하고 보호하는 대신에 망 투자와 유지를 통신회사가 부담하도록 하고 보편적 접근의 책임 또한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기술은 각종 서비스가 통신망에서 분리되어 제공이 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경쟁의 패러다임이 망 소유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으로 전환된 것을 뜻한다. 따라서 망 운영자에게 클라우드 운영자(Cloud Operator)들이 거칠게 도전하는 형국이 되었다.

문제는 규제의 보호막에 있는 기존 통신업자들이 서비스 혁신보다는 마케팅과 가격정책 등에만 집중해 왔다. 예를 들어 모든 정보의 전송은 똑 같이 비트의 형식으로 전환되어 동일한 망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원가가 동일하지만 고객의 서비스에 따라 크게 다른 가격차별정책을 사용해 왔다. 문자 메시지는 그 데이터 양이 보잘것없는데 일정 금액을 부가하여 보이스나 데이터 전송에 비해 터무니없는 높은 가격을 책정하다 보니 무료 문자서비스가 등장하게 되었다. 지금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도 또한 유사한 현상이다.

문제는 무료 전화서비스가 도입되면 통신업자들이 망의 투자와 유지비용을 부담할 수 없도록 수익성이 악화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즉 전화서비스가 통신기반시설 투자의 대가로 보호되어야 하는 사업인가 하는 것이다. 아날로그 시대와는 달리 그것이 분명하지 않다. 통신과 방송위원회를 통합하고, 통신회사들에게 IPTV 등 신규사업을 인가한 것을 보면 통신회사들이 현재는 콘텐츠 종합유통회사로 인가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화서비스만을 더 이상 통신기반투자의 대가라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한 인터넷 전화서비스가 더 많은 통신 부담을 유발하는 동영상 서비스 등과 차별해서 제한할 논리도 궁색하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스카이프ㆍ구글톡 같은 유사 서비스를 보면 무료전화가 통신회사의 수익성을 크게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6억명 이상 사용자를 갖고 있는 스카이프도 이익이나 매출규모에서 매우 영세하다. 이는 인터넷 무료전화가 품질면에서 기존 전화서비스에 완전한 대체제가 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회사들은 언제나 수익을 보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전화는 무료처럼 보이지만 데이터 통신을 발생하기 때문에 바로 데이터 요금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와 고정라인과의 접속비용 등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스마트폰 도입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도 통신회사가 일방적으로 불리하지 않은 점이다. 또한 외국의 다른 통신사들처럼 무료 전화회사와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얼마든지 자구 수단이 존재한다. 카카오톡 사용자 3000만명은 6억명의 사용자의 스카이프ㆍ구글에 비하면 매우 영세하다. 스카이프 마저 독자생존보다는 MS에 의해 합병된 현실을 보면 통신 회사들은 카카오와 전략적 협력의 협상력 우위에 있다.

따라서 현재는 콘텐츠 서비스 혁신의 경쟁을 통해 규제하의 기업들의 혁신을 유도하고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을 지켜보는 일이 타당해 보인다. 산업은 경쟁과 혁신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그간 서비스 혁신에 뒤진 통신회사를 자극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동시에 국내업체를 불허하면 글로벌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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