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연구 논문 저자 논란 확산

연구 주도 인정 `교신저자` 타이틀 놓고 갈등… 논문 미참여 연구자 이름 올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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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계, 연구 논문 저자 논란 확산
논문 숫자보다 질적 평가기준 필요성 지적

이화여대 네이처 표지논문 저자 문제에 이어 서울대 줄기세포 논문조작과 관련해 공저자들의 책임 문제가 제기되면서 연구논문 저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느슨하게 적용되는 논문 저자 기준에 대해 과기계가 새로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문저자를 누구로 할 지는 과학기술계 연구자들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다. 연구과제 수주나 기존 연구과제 평가 시 논문 숫자가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논문에 대한 기여도가 절대적 판단기준이 된다는 것 외에 통일된 잣대가 없다 보니 연구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기준은 연구분야나 학술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

특히 이화여대 남구현 특임교수와 KAIST 고승환 교수가 네이처 10일자 표지논문으로 실은 `물질의 미세균열 제어기술' 논문은 잠재해 있던 저자 이슈를 표면화시켰다. 계약직이던 남구현 교수는 2010년초부터 이화여대 박일흥 교수 연구조직에 소속돼 네이처 표지논문까지 냈지만 논문저자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화여대를 나왔고, 대학 연구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두 교수는 연구분야가 다르고, 협력할 여지가 사실상 없었다. 연구비와 학생을 필요로 하는 남 교수와, 뛰어난 연구실적이 필요한 박 교수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한집 살림을 했지만 결국 네이처 표지논문의 교신저자 자리를 두고 제휴관계는 깨졌다. 박 교수를 제외하고 남 교수와 고 교수만 교신저자에 이름을 올렸고, 박 교수는 공동저자에 포함됐다. 그 과정에서 박 교수의 대학원생이 남 교수의 연구에 참여했지만 논문저자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려 국민적 관심을 샀다. 두 사람이 갈등하는 와중에 학생은 저자에서 빠진 것이다.

교신저자 타이틀이 중요한 것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려야 그 연구자가 주도적으로 연구를 했다고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은 논문 수에는 카운트가 되지만 주된 연구업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고승환 교수는 "박일흥 교수가 연구사업 평가 부담과,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장 선정 의욕 때문에 교신저자 타이틀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결국 기초연 연구단장 선정에서 탈락했다.

이와 관련해 서강대 모 교수는 "지도교수로서 학생을 저자에서 빠지게 했고, 사실상 박사후과정 연구원인 특임교수를 잘 지도하지 못한 박 교수의 책임이 크고, 남 교수 역시 논문 저자에서 학생 이름을 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포스텍 모 교수는 "대학원생이 주로 실험을 하면서 제1저자를 맡고, 지도교수는 연구와 논문 작성을 지도하면서 교신저자를 맡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사례는 상당히 예외적인 케이스"라며 "서로 저자 갈등이 심해지면서 감정적으로 치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작 의혹이 제기된 서울대 강수경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연구자들이 "줄기세포주 제공 등 일부 도움을 줬을 뿐 논문작성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데 대해서는 과기계가 공통적으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해당 논문이 공저자의 연구실적에 포함되는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포스텍의 또 다른 교수는 "연구재료만 제공해서 잘 몰랐다는 반응은 연구자로서 잘못된 것"이라며 "공저자라도 이름이 들어간 만큼 논문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논문 투고 전에 검토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실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친한 연구자들끼리 논문에 그냥 이름을 올려주는 사례마저 드물지 않다"며 "논문 수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의 모 신진교수도 "연구자들끼리 인간관계에 얽혀 참여하지 않고도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경우를 가끔 접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공저자에 대해서는 외국에서도 룰이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연구자들간 공동연구가 늘어나고 실적 스트레스가 심해질수록 이같은 논문저자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계 한 교수는 "연구를 양적으로 평가하는 논문 숫자뿐만 아니라 논문 인용숫자 등 질적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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