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정통부 부활보다 우선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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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5-3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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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정통부 부활보다 우선 할 일
대선을 앞두고 IT 거버넌스 개편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IT 전담부처 설립 문제가 정치권에서 불거져 나온 이후, 차기 정부에서 IT와 과학기술 거버넌스의 개편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여겨 진다.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IT 컨트롤타워 부활의 필요성을 역설하였고, 지식경제부는 방송 통신 관련 대규모 산ㆍ학ㆍ연 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을 구성하고, 가칭 `SW융합산업국'의 신설을 추진하는 등 조직 강화에 나서면서 부처간 주도권 다툼이 개시되었다.

돌아보면, MB정부가 출범하면서 각 산업분야에 IT를 접목시키는 `IT융합'을 촉진하고 부처간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이유로 정보통신부가 4개 부처로 공중분해 됐다.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고, IT가 산업 전반에 보편화된 만큼 IT 주무부처의 존속은 특정 사업자의 보호막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통신부를 해체했다.

IT와 기존 산업의 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여러 산업을 다루는 부처에서 IT를 함께 다루는 것이 최적이라고 봤다. `스마트폰 충격'을 겪고, 플랫폼이 장치산업을 지배하고, SNS가 삶의 패턴을 바꾸며, 일개 포털이나 서점이 국경없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주도하는 최근의 급격한 IT환경 변화에 정보통신부가 살아 남았다 한들 유연하고 현명하게 대처했을 거라 믿기 어렵다.

정부는 자동차ㆍ조선ㆍ섬유ㆍ국방 등 10대 산업분야에서 IT융합 확산 전략을 추진해 각 산업별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의 융합정책에 기인한 것인지, 그간 비교우위에 있던 IT와 산업인력 기반에서 얻은 것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고급 자동차 원가의 50% 이상이 IT 관련 장치에 있다고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IT를 활용하여 부품을 제조한다고 여길 뿐 융합이라 보지 않는다. IT 산업은 대기업에 눈치보는 일개 재하청 중소기업에 지나지 않으며 그나마 하청기회를 얻기 힘들다.IT가 접목돼도 자동차는 자동차일 뿐이다. 조선산업에 무선통신망이 활용돼도 선박은 선박일 뿐이다. IT와 인력이 이를 지원하는 바탕이 될 뿐 새로운 기술개발과 기술적 대안의 선택은 해당 산업에 달려있다.

이래서는 IT 본연의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국가 경쟁력을 지속하기 어렵다. IT와 산업, 그리고 인력의 경쟁력 확보 없이는 기존 산업의 효율성과 부가가치 증진을 도모하기 어렵다. IT 관계자들은 `IT 홀대'로 느끼고 있고, 90% 이상이 IT 전담부처 신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신 개념의 `IT통합부처론'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 위원장의 `정통부 폐지 후회' 발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IT는 자체로 산업이고, 타 산업의 효율성과 부가가치 증진에 밑거름이 되며, 인간의 생활 방식을 바꾼다. 정통부의 부활은 시대적 패러다임에 맞지 않으며 부처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 규제와 진흥의 모순된 양날을 갖게 되면 자칫 혁신과 개방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진정으로 융합효과를 거두려면, IT의 선제적 개발과 혁신을 지원하여 IT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IT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여, 앞선 IT 서비스가 정부와 산업 그리고 국민에게 골고루 혜택을 주는 선순환 구조의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전담할 부처가 필요하다. 젊은이에게 꿈을 주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창업과 혁신을 촉진하고 미래를 준비할 전문 부처가 필요하다. IT 국가경쟁력을 회복하여 `IT 코리아'라는 국가 브랜드를 유지할 때 비로소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듯 타 산업과의 융합도 저절로 달성되리라 믿는다.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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