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기업 성패, SW에 달렸다"…`스마트 바람` 확산

애플ㆍ구글이 SW시대 개막 촉발…IT기기들 `스마트 디바이스`변모
한국 발빠른 변신 `성공작` 평가속…창의적 모바일 생태계 구축 과제 

박지성 기자 jspark@dt.co.kr | 입력: 2012-05-21 20:26
[2012년 05월 22일자 9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기업 성패, SW에 달렸다"…`스마트 바람` 확산

■ 비전2020 스마트코리아-스마트 거버넌스
I. 스마트빅뱅-미래 생존 걸렸다
(2)세계는 `스마트 전쟁`시대


# 지난 2011년 4월, 세계 휴대폰 시장에 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애플이 휴대폰 분야에서만 123억달러(한화 약 14조원)의 매출을 올려 103억 달러(한화 12조원)를 기록한 노키아를 제친 것이다. 전 세계에 자체 생산 공장하나 갖추지 않고 오로지 소프트웨어와 제품 설계 인력만 3만명 가량을 갖춘 애플이 전 세계 13만명 이상의 직원과 세계 각국의 생산시설, 유통망과 판매량을 자랑하는 노키아를 따돌리고 세계 톱 기업으로 부상한 것이다. 애플은 iOS라는 혁신적인 이용자경험(UX) 소프트웨어와 단순미를 극대화한 아이폰을 앞세워 단숨에 세계 IT 산업의 1인자로 올라선 것이다. 반면 1994년 이후 8년 동안이나 세계 휴대폰 제왕자리를 지속하며 좀처럼 몰락할 것 같지 않던 `휴대폰 왕국' 노키아의 시대는 종지부를 찍고 있다.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4개월 만에 이뤄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IT 산업의 중심이 디지털 기기시장에서 소프트웨어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증명하는 일종의 `선언'이 됐다.

100년 동안이나 세계 통신기업의 역사를 온몸으로 담아내며 세계 모바일 기술을 주도했던 모토로라가 창업한지 10년을 갓 넘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것이다.

스마트 혁명이 IT업계의 가치사슬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대량 생산과 혁신적 하드웨어로 상용화에 성공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던 IT 산업은 이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는 `정글'로 변했다.

세계 IT 산업을 주름잡아 온 노키아와 모토로라, 소니, HP 등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동안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기업들은 급격히 그 빈자리를 채워가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 스마트 기술이 버티고 있다. 지난 2007년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단순히 물리적으로 작동하던 디지털 기기들은 소프트웨어 지능이 더해지면서 똑똑하고 감각적인 `스마트 디바이스'로 변모한다. 이제 스마트는 통신과 인터넷, TV 등을 넘어 자동차와 조선, 건설, 전력제어 등 산업 전체로까지 확산되는 `스마트 빅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IT 경제체제가 산업 전반은 물론 세계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실리콘(반도체)이 가져온 제1의 붐에 이어 제2의 소프트웨어 붐이 일어나며 전 세계의 부가 집중되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의 경우 시장조사기관 캐너코드 제뉴이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애플이 전체 영업이익의 80%, 삼성전자가 1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혁신 기업을 향한 부의 쏠림현상이 심해진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방심하고 있다가는 이들 혁신기업들에게 알맹이는 빼앗긴 채 제조업 국가로 전락하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스마트 빅뱅 시대로의 변화는 한국의 산업계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그러했듯, 정부나 기업 모두 창의력 위주의 경제체제로 전환하지 않고서는, 공멸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할 시기다. 스마트빅뱅 시대, 정부-산업계의 공동대응을 통한 `스마트 거버넌스'가 시급히 요구되는 이유다.

◇한국 IT기업들 `샌드위치 위기'=한국 기업들은 이웃 일본에 비해서는 스마트 시대의 변화에 비교적 빠르게 적응했다는 평가다. 애플 아이폰 열풍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던 지난 2009년 말, 삼성전자는 당시의 주력 모바일 플랫폼이던 윈도 모바일을 과감히 버리고, 당시까지만 해도 경쟁력을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안드로이드로 바꾸며 `갤럭시' 시리즈를 탄생시킨다. 그리고 불과 2년여만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으로는 애플을 제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1위에 올라섰다.

`작은 거인' 팬택의 과감함도 돋보였다. 팬택은 박병엽 부회장의 결단 하에 2010년초 삼성전자보다 앞서 안드로이드폰 시리우스를 선보인 데 이어 프리미엄 폰 `베가' 시리즈를 잇따라 선보이며 지난해말에는 마침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었다. LG전자의 경우 스마트폰에 앞서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의 추진력이 약해 지난 2년 동안 적저의 늪에 허덕였지만, 최근에는 제품 라인업을 정비하고 고수익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구조를 개편하며 흑자로 돌아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과감성은 혁신기업들을 따라 잡는데만 급급했다. 그 결과,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특허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또한 하드웨어적인 경쟁력에 있어서는 화웨이와 ZTE 등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애플, 구글의 SW 경쟁력에 눌리고 아래로는 중국 기업들의 제조 생산성에 밀리며 전형적인 샌드위치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소프트웨어 경쟁 본격화=한국 기업들의 DNA라고 할 수 있는 `과감성'을 창의성과 효과적으로 접목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기업들은 뒤늦게나마 SW와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적, 물적 재원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스마트폰 기업들은 하드웨어 스펙만을 강조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콘텐츠 디자인 등을 본격적으로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달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삼성 갤럭시S3와 LG 옵티머스LTE2, 팬택 베가레이서2 등은 모두 인간과 감성을 중요한 주제로 내세웠다. 또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도 티스토어, 올레마켓, 유플러스 앱마켓 등 앱 장터는 물론 스마트 상거래, 지도 서비스에까지 뛰어들며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중소ㆍ벤쳐기업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인프라웨어, 텔코웨어 등 IT 솔루션 기업들은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중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생태계 위한 거버넌스 구축해야=개별기업의 약진 속에 창의성을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생태계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가 됐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는 거대한 구릉지 위에 IT기업들이 마치 대학 캠퍼스와 같이 사무실들을 밀집해 차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교류하며 시너지를 낸다. 창의성과 혁신성을 본 벤쳐 캐피털의 자발적인 자금도 꾸준히 수혈된다.

이같은 생태계의 아이디어와 DNA는 혁신기업들의 사업 모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애플 앱스토어는 중간 유통 채널들을 모두 배제하고 개발자와 플랫폼 제공사가 7대3으로 수익을 나눈다는 유례없던 상생모델을 도입하며, 전 세계 모바일 생태계를 장악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자체 서비스에만 집착하지 않고, 수많은 자발적인 개발자들이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도록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했다.

한국의 경우 실리콘밸리와 같은 지리적 인프라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체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생태계를 강화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스마트 빅뱅 시대에 국내 스마트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총괄 정부 부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이유다.

새로운 정부 부처는 그동안 중구 난방으로 흩어져 있던 ICT 업무의 역할들을 한군데 모으고, 대-중소기업, 타업종 간 협력을 추구하기 위한 가교와 지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과거 전전자교환기(TDX) 교환기 개발사업 또는 CDMA 상용화 당시는 정부가 앞에 서서 기업들을 이끄는 방향이었다면,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 정책을 수립하고 기업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광장'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한다.

염용섭 SK텔레콤 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세계 IT 산업의 중심이 구글, 애플 등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같은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사용자 환경과 콘텐츠 차별화 전략에 보다 집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팀= 최경섭 부장 kschoi@ 한민옥차장 mindle 강희종기자 mindle@ 박지성기자 jspark@ 김유정기자 clickyj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jspar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
연예 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