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SW 불법복제 현장 가보니…

"쉿! 신고만 하지 않으면 무료로…"
조립PC 판매점들 불법설치 만연…삼성ㆍLG 직영점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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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A 조사결과 충격

"고객님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신고하지 않겠다고 약속만 해주면 무료로 깔아드릴게요."

지난달 27일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국내 전자ㆍ가전업체 PC매장의 소프트웨어(SW) 불법복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 LG 등 대기업 직영 대리점이 그동안 SW불법복제의 온상으로 여겨줘 온 용산전자상가 보다 불법 복제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 눈으로 확인한 용산전자상가는 BSA의 조사와 달리 여전히 SW불법 설치가 이뤄지고 있었다. 설치 가능한 SW종류도 아래아 한글, MS 오피스, 어도비 포토샵 등 다양했다.

용산전자상가 한 조립PC 판매점은 "PC만 선택하면 SW설치는 기본적으로 (사무실내에) 갖고 있는 것들을 이용하기 때문에 설치완료까지 두 시간 내외면 충분하다"며 "마지막 계산할 때 설치하고 싶은 SW 목록만 말해주면 다 알아서 해주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립PC 판매점은 "만약 MS나 단속반에 의해 적발되더라도 우리 업체들만 벌금을 내면 된다"며 손님을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용산전자상가는 이미 두달전 SW불법복제 단속반이 나와 몇몇 업체들이 적발됐고, 벌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업체들은 700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벌금을 물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때문에 일부 조립PC 판매점은 SW불법 설치에 대해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소위 황금구역(전자 상가 입구 혹은 에스컬레이터 등에서 가까운 업체)에만 해당한다. 안쪽 구역에 있는 업체들의 경우 여전히 SW불법 설치가 행해지고 있다.

이들 업계는 저렴한 PC를 판매하기 위해서 SW불법 설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조립PC업체 사장은 "이곳(조립PC업체)을 찾는 손님들은 보통 30만∼50만원대의 저렴한 PC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MS, 한컴 두 개 정품 SW만 설치해도 30만원이 훌쩍 넘는데 누가 SW를 별도로 구매하려고 하겠냐"며 SW설치는 서비스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용산전자상가 업체들이 주로 견적서를 작성할 때 이용하는 IT쇼핑몰 다나와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 한컴 한글 2010 버전은 22만5000원, MS오피스 2010 홈앤비즈니스는 22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점점 가격이 내려가는 삼성, LG 등의 메이커 PC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적발의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SW 설치를 원하는 손님들을 거부할 수 없다는 게 조립PC 판매점들의 해명이다.

실제 이들은 고객 상담 계약서에 별도의 조항을 마련해 `000업체에서는 OS(윈도 및 SW)를 제공하지 않습니다'라고 표시해두고 단속이 나올 경우 이 계약서를 보여줘 단속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용산전자상가에 위치한 삼성, LG 등 대기업 직영 대리점들은 SW불법 설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주 BSA 현장 조사 결과 발표 이후 한 대리점의 경우 `우리는 불법SW를 취급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문건을 별도로 배치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현장조사에 나올 것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용산 이외의 서울 지역 몇몇 삼성, LG 직영 대리점의 경우 전화 문의한 결과, 본사에서 긴급공문이 내려와 긴급 점검을 진행한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SW 불법 설치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관계자는 "최근 들어 MS, 한컴 등에서 프로모션 등을 통해 SW가격을 많이 낮추면서 정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며 "무턱대고 SW를 설치해주는 유통사들의 관행도 문제지만 SW는 공짜라고 생각하는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월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2011년 온라인 서비스제공업체와 포털 총 118개 업체를 대상으로 SW불법복제 실태를 파악한 결과, 지난해 SW 온라인 불법복제 피해금액은 약 214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지선기자 dubs45@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 사진설명 :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삼성, LG등 대기업 직영 대리점에 비해 용산전자상가가 미비한 것으로 지난주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에서 발표했지만 전자상가에는 여전히 SW불법 설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30일 용산 한 전자상가에 안내게시판에 `소프트웨어 단속방안`이란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dubsr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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