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몸집 불리는 특허괴물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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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0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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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괴물로 불리는 국제특허관리전문회사의 전방위 특허 소송전이 제조업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들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허괴물 문제의 심각성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 들어 특허괴물의 무분별한 특허 공세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특허청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특허괴물의 준동이 새롭게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4세대 LTE 기술을 겨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글로벌 이동통신 기술이 3세대에서 4세대 LTE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특허관리전문회사가 LTE 표준을 수집하며 특허 소송을 벌이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회사가 미국의 인터디지털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인터디지털은 전체 LTE 표준특허 가운데 14.7%에 해당하는 780건의 특허를 보유하며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 게다가 인터디지털은 전세계에 2000여건의 관련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기업이 이 같이 표준특허를 보유하고 관련 특허를 전세계에 출원하는 이유는 특허공세를 위한 것임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이 2000여건 가운데 한국에 낸 특허 출원 건수도 321건에 달한다. 또 지금까지 심사가 완료돼 한국에 등록된 특허만도 118건에 이른다.

특허청은 인터디지털이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으로부터 휴대폰 관련 로열티로만 8000억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또다른 미국의 특허관리전문회사인 인털렉추얼벤처스도 비슷한 금액을 로열티 명목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어, 이들 업체가 우리 기업들로부터 챙긴 특허료가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디지털의 LTE 특허 공세는 전세계에 출원한 LTE 관련 특허의 출원 등록 여부가 가려지는 올 연말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정부는 기업의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정보공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 IT산업이 주력 수출분야인 상황에서 수출강국 IT코리아가 위협받을 수 있다. 우리 기업의 이익을 특허괴물에게 뺏기는 것을 바라만 볼 수는 없다.

관련 기업은 사활이 걸린 문제로 적극적인 대응에 임하겠지만, 특허괴물과의 싸움은 공동 대응을 통한 연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하이닉스반도체가 특허전문회사인 램버스를 상대로 10년에 걸친 끈질긴 소송 끝에 승리를 한 것은 특허괴물에 굴복하지 않고 소송을 통해 승리를 쟁취한 좋은 사례지만, 개별적인 특허 협상은 보다 많은 수의 특허를 수집해 조직적으로 덤벼드는 특허괴물을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

업계 공동의 특허 대응은 특허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지난해 일본 니치아의 LED특허 공세와 관련, 해당 국내 기업들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관련 업계가 대승적 차원에서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는 등 협력을 하는 것이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 중견기업간 협력 강화를 중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허괴물의 공세에 한 기업이 무너지면 다른 기업 역시 마치 둑이 무너지듯 연쇄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연대 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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