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도리코 아산 공장을 가다

[르포] 신도리코 아산 공장을 가다
강승태 기자   kangst@dt.co.kr |   입력: 2012-03-22 19:42
직원 700명 복합기생산 구슬땀
기계소리ㆍ기름 냄새없는 공원같은 공장
마주보며 근무… 눈빛만 봐도 호흡 척척


52년 역사 속에 빚도, 감원도 없었다. 기업 규모는 크지 않음에도 직원 만족도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사무기기 하나 만으로 5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신도리코는 경영자가 직접 회사 경쟁력은 문화라고 할 만큼 직원들 문화생활에 관심이 깊다. 공장도 마찬가지다. 쇳덩이 기계와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단순 생산라인이 아닌, 미술과 조형물, 정자와 연못이 있는 문화 공간, 동네 공원 같은 신도리코 아산 공장을 지난 19일 방문했다.

KTX 천안ㆍ아산 역에서 차를 타고 10분 간 가면 지하철 1호선 배방역(호서대)을 지나 신도리코 아산 공장을 만날 수 있다. 21번 국도가 완공되면서 더욱 접근성이 편리해진 이곳은 배방산을 뒤로 아산 시가지와 함께 멀리 현충사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700여 명 직원들이 근무하는 이곳은 지난해 신도리코 사상 최초 매출 7000억 돌파의 주력이다. 1983년 공장이 세워진 이후, 약 30년 간 신도리코 아산 공장은 프린터 및 복합기 50년 역사를 이어가는 신도리코의 핵심 생산 시설이다.

신도리코는 중국 청도와 아산에 공장이 있다. 청도에서는 프린터가 주로 생산되는 반면 아산 공장은 5만평 부지에 건물 면적은 3만3000평 규모로 디지털 복합기 연 70만대 생산이 가능한 설비 시설이 갖춰져 있다. `리딩테크의 종합생산기지`라는 모토 아래 디지털복합기, 주변기기, 주요 소모품과 부품 등을 생산하며, 2개 사업부와 7개 부서로 구성됐다.

개성상인 출신 우상기 신도리코 선대 회장이 남쪽으로 내려와 처음으로 정착했던 아산은 이후 신도리코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사실 천안ㆍ아산 지역은 독립기념관, 현충사와 함께 온양 온천 등으로 관광 도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신도리코 공장 건설 이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공장을 건설하면서 산업도시로서의 측면도 조명 받게 된다.

김문환 신도리코 생산본부 아산공장 공장장은 "산속에 지어진 이곳은 미술, 조형물 등 수많은 예술품으로 직원들 눈이 즐거운 곳"이라며 "그럼에도 드럼, 토너 등 주요 부품과 복합기와 같이 높은 기술이 요구되는 회사 주력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은 공장이라기보다 `예술 작품`에 가깝다고 할 만큼 공장과 환경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공장 입구를 들어서 아직은 앙상히 말라 있는 길 양쪽 벚꽃나무를 지나면 정자와 연못이 있는 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매년 봄에는 이곳에서 직원들 가족을 위한 벚꽃 축제가 열리며, 공장 곳곳에는 조형물이 전시됐다. 현재는 역사박물관 증축을 준비 중이다.

지난 50여 년 간 사무기기라는 외길만 걸어온 신도리코는 1960년 무역회사 신도교역으로 출발했다. 1969년 일본 리코와 전략적으로 합작해 `신도리코`로 사명을 변경한 회사는 자체 연구와 기술 제휴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며,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1990년 대 후반 IMF는 역설적으로 신도리코 제2의 성장에 디딤돌이 된다. 내수 시장이 얼어붙었던 이 때 회사는 고급 복합기로서 흔치 않게 100만대 이상 판매한 루시안 시리즈를 출시, 수출로 눈을 돌려 매출 규모를 크게 올렸다. 매출 3000억원 미만 회사에서 일약 매출 5000억원 대 회사로 올라선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회사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7000억원을 돌파했다.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출력기기 시장에서 지난해 7.8% 성장한 회사의 기록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새로운 생산 시스템 구축과 주요 부품 자체 생산, 회사에 헌신하는 직원들의 장인정신으로 이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장원 신도리코 생산관리부 생산관리과 차장은 "신도리코는 다른 일반 공장에서 사용하는 컨베이어 벨트 라인과 달리 대차라인(직원들은 `무빙스퀘어`라고 부른다)을 통해 생산라인을 만들었다"며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이뤘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벨트 대신 차가 움직이는 이 생산 시스템은 직원들이 양쪽에서 일을 할 수 있게 구축한데다 기존 공장에서 사용했던 자재들을 이용해 자체 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도리코는 이제 제3의 성장을 꿈꾼다. 고급 디지털 인쇄기에서 분당 20매 속도의 저가형 복합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한 회사는 국내 사명인 신도리코와는 별개로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신도(SINDOH)`를 통해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아산=강승태기자 kangst@

◇ 사진설명 : 신도리코 아산 공장직원들이 자체제작한 무빙스퀘어에서 복합기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