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명동 일대에서 진행됐던 NFC(근거리무선통신) 모바일카드 시범사업이 당초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NFC의 한류바람을 일으키겠다던 정부의 다짐은 그야말로 무색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추진된 NFC 기반의 모바일카드 시범사업(명동 NFC존)이 3개월간 대장정을 마치고 10일 종료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11개 카드사와 통신 3사, 벤사 등이 참여해 주목을 끌었던 명동 시범사업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과연 소비자에게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 가늠하는 잣대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커피숍, 패스트푸트, 화장품 매장 등 젊은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할 수 있는 230여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3개월간 모바일결제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관리 소홀과 홍보 부족, 카드사의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최초라는 명동 시범사업은 소비자와 가맹점, 사업에 참여했던 카드사에게까지 외면당했다.
실제 명동 NFC존에 속한 2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은 찾기도 어렵고, 제휴 가맹점을 방문해도 상당수가 모바일결제를 하지 않거나 사용 방법을 몰랐다. NFC 모바일카드 지정 가맹점에 부착되는 NFC 인증로고는 다른 카드로고와 섞여 구별이 힘들었고, 여러 판촉물에 가려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간혹 할인 쿠폰 사용을 위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손님은 있지만 사용자가 거의 없어 단말기를 다른 곳으로 치웠다"며 "사용방법도 매뉴얼이 없어 결제 시 설명서를 보고 일일이 입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바일결제를 받으려는 고객은 결제를 위해 심할 경우 수십분이 걸렸다. 일부 가맹점에서는 고개를 휘저었다.
한 가맹점 사장은 "명동은 한해 외국인 방문객수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외국 쇼핑객 전용의 중심지"라며 "전략 가맹점 중 상당수는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전문점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매출이 대부분 발생하는 가맹점의 경우, 모바일결제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명동 NFC존에 참여했던 한 화장품 전문점 관계자는 "고객의 80%가 외국인인데, 한국 스마트폰은 비자나 마스터 카드 등의 결제가 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예 모바일결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모바일결제가 가능하다는 명동의 대형 영화관측은 모바일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영화관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에 있지만 이미 시행 중이란 말은 사실 무근"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반응도 차갑다. 한 시민은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모바일 결제 기능이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별로 없고, 가맹점에서도 사용 방법을 몰라 일반 신용카드로 계산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범사업 실시 과정에서 방통위 및 카드사, 통신사 누구하나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카드사들도 이번 시범사업이 전시성 성격이 강해,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가 거의 없어 카드사들이 시범사업에서 결제된 금액과 건수를 공개적으로 밝히길 꺼리고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결제 비중 등 성과를 취합 중인데, 카드사별 결제 비율 등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방통위에서 전국 단위로 NFC 기반의 모바일카드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면서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과 지속적인 관리 체계,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 문제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이 종료되는 10일 이후 평가보고서가 나오면 구체적인 보완대책이 수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로 추진된 NFC 기반의 모바일카드 시범사업(명동 NFC존)이 3개월간 대장정을 마치고 10일 종료된다.
방송통신위원회 주도로 11개 카드사와 통신 3사, 벤사 등이 참여해 주목을 끌었던 명동 시범사업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과연 소비자에게 결제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지 가늠하는 잣대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커피숍, 패스트푸트, 화장품 매장 등 젊은 소비자의 구매를 촉진할 수 있는 230여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3개월간 모바일결제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관리 소홀과 홍보 부족, 카드사의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최초라는 명동 시범사업은 소비자와 가맹점, 사업에 참여했던 카드사에게까지 외면당했다.
실제 명동 NFC존에 속한 2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은 찾기도 어렵고, 제휴 가맹점을 방문해도 상당수가 모바일결제를 하지 않거나 사용 방법을 몰랐다. NFC 모바일카드 지정 가맹점에 부착되는 NFC 인증로고는 다른 카드로고와 섞여 구별이 힘들었고, 여러 판촉물에 가려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간혹 할인 쿠폰 사용을 위해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손님은 있지만 사용자가 거의 없어 단말기를 다른 곳으로 치웠다"며 "사용방법도 매뉴얼이 없어 결제 시 설명서를 보고 일일이 입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바일결제를 받으려는 고객은 결제를 위해 심할 경우 수십분이 걸렸다. 일부 가맹점에서는 고개를 휘저었다.
한 가맹점 사장은 "명동은 한해 외국인 방문객수가 1000만명에 육박하는 외국 쇼핑객 전용의 중심지"라며 "전략 가맹점 중 상당수는 외국인 고객 대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전문점 등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매출이 대부분 발생하는 가맹점의 경우, 모바일결제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명동 NFC존에 참여했던 한 화장품 전문점 관계자는 "고객의 80%가 외국인인데, 한국 스마트폰은 비자나 마스터 카드 등의 결제가 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예 모바일결제 단말기를 설치하지 않은 곳도 있었다. 모바일결제가 가능하다는 명동의 대형 영화관측은 모바일 결제 단말기를 설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영화관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에 있지만 이미 시행 중이란 말은 사실 무근"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반응도 차갑다. 한 시민은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모바일 결제 기능이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별로 없고, 가맹점에서도 사용 방법을 몰라 일반 신용카드로 계산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범사업 실시 과정에서 방통위 및 카드사, 통신사 누구하나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카드사들도 이번 시범사업이 전시성 성격이 강해, 마케팅에 소극적이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가 거의 없어 카드사들이 시범사업에서 결제된 금액과 건수를 공개적으로 밝히길 꺼리고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결제 비중 등 성과를 취합 중인데, 카드사별 결제 비율 등을 공개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방통위에서 전국 단위로 NFC 기반의 모바일카드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면서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과 지속적인 관리 체계,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 문제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사업이 종료되는 10일 이후 평가보고서가 나오면 구체적인 보완대책이 수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