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위원장 제왕적 권한
방송ㆍ통신 절대적 영향력
방송ㆍ통신 절대적 영향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전 정책보좌역 정용욱 씨를 둘러싼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EBS 인사청탁에서 시작된 비리혐의가 케이블TV, 통신업계로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이른바 `정용욱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다.
정 씨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뿐만 아니라 방통위 조직전체가 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미국 출장을 비롯한 모든 일정을 취소한 상태며, 연초 산적한 정책결정 업무는 대부분이 뒤로 미뤄졌다. 방통위 직원들도 정책현안을 챙기기보다는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비리혐의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방통위 내부적으로"터질게 터졌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이미 출범초부터 정치적 기관으로 변질된 방통위의 위상과, 정치적 합의제 구조가 갖는 구조적인 취약성이 `정용욱 게이트'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견제장치 없는'방통위가 화 키웠다 = 2008년 3월, 방통위가 출범한 이후부터 근 4년여 되는 동안, 방통위는 최 위원장 체제로 운영됐다. 외형적으로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최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을 견제하는 구도였지만, 실제 최 위원장은 방통위 내에서 제왕적 권한을 행사했다. 조직내부의 인사권한은 물론이고 방송, 통신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특히 `MB의 정치적 멘토'라는 위상에 걸맞게 청와대, 정치권을 넘나들며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정 씨가 방통위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 업계 전반에 힘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도, 최 위원장의 제왕적 권력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정 씨가 방통위내 직제에도 없는 정책보좌역에 기용되면서, 사실상 드러나지 않는 2인자 역할을 해 왔다고 전한다. 방송법 개정, 종편선정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요 방송정책에서부터 방송사의 임원선임 건에 이르기까지, 정씨는 최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위공무원 인사에까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을 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정 씨가 근 4년여 동안 방통위내 `2인자'로 군림하며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켰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최 위원장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방통위는 그렇다 하더라도 청와대, 감사원 등에서도 이같은 상황에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청와대에서도 이미 정씨가 사표를 제출한 10월 이전에 비리의혹을 감지하고도, 이를 무마하며 덮어두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통위 신뢰성 타격, 의혹조기 해소돼야 =정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2012년 초, 방통위는 사실상 패닉상태다. 대변인실은 매일 터져 나오는 언론의 비리의혹을 일일이 해명하기 바쁘고, 신년 세부 업무계획을 마련해야 할 각 실국도 행정업무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 위원장은 미국 CES 출장을 급히 김충식 상임위원으로 대체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정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통상 매주 예정돼 있던 전체회의는 오는 19일에야 처음 소집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규제와 정책업무를 주로 하는 방통위의 정체성과 신뢰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이다. 업계 전반에 정치적 합의구조인 상임위 조직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방통위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매번 정치적 판단을 하는 상임위 조직과 이에 반발하는 사무국 조직이 충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방통위나 업계 모두 정씨를 둘러싼 의혹의 조기해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방통위 한 간부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영문도 모른 채 조직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라면서 "방통위를 위해서도 빨리 의혹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경섭기자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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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를 둘러싼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면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뿐만 아니라 방통위 조직전체가 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미국 출장을 비롯한 모든 일정을 취소한 상태며, 연초 산적한 정책결정 업무는 대부분이 뒤로 미뤄졌다. 방통위 직원들도 정책현안을 챙기기보다는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비리혐의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방통위 내부적으로"터질게 터졌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이미 출범초부터 정치적 기관으로 변질된 방통위의 위상과, 정치적 합의제 구조가 갖는 구조적인 취약성이 `정용욱 게이트'를 방치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견제장치 없는'방통위가 화 키웠다 = 2008년 3월, 방통위가 출범한 이후부터 근 4년여 되는 동안, 방통위는 최 위원장 체제로 운영됐다. 외형적으로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최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을 견제하는 구도였지만, 실제 최 위원장은 방통위 내에서 제왕적 권한을 행사했다. 조직내부의 인사권한은 물론이고 방송, 통신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특히 `MB의 정치적 멘토'라는 위상에 걸맞게 청와대, 정치권을 넘나들며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정 씨가 방통위 뿐만 아니라, 방송통신 업계 전반에 힘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도, 최 위원장의 제왕적 권력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방통위 내부에서는 정 씨가 방통위내 직제에도 없는 정책보좌역에 기용되면서, 사실상 드러나지 않는 2인자 역할을 해 왔다고 전한다. 방송법 개정, 종편선정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요 방송정책에서부터 방송사의 임원선임 건에 이르기까지, 정씨는 최 위원장의 의중을 반영해 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위공무원 인사에까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을 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정 씨가 근 4년여 동안 방통위내 `2인자'로 군림하며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켰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견제할 장치가 없었다는 점이다. 최 위원장이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방통위는 그렇다 하더라도 청와대, 감사원 등에서도 이같은 상황에 눈을 감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청와대에서도 이미 정씨가 사표를 제출한 10월 이전에 비리의혹을 감지하고도, 이를 무마하며 덮어두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통위 신뢰성 타격, 의혹조기 해소돼야 =정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2012년 초, 방통위는 사실상 패닉상태다. 대변인실은 매일 터져 나오는 언론의 비리의혹을 일일이 해명하기 바쁘고, 신년 세부 업무계획을 마련해야 할 각 실국도 행정업무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최 위원장은 미국 CES 출장을 급히 김충식 상임위원으로 대체하기는 했지만, 당분간 정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통상 매주 예정돼 있던 전체회의는 오는 19일에야 처음 소집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규제와 정책업무를 주로 하는 방통위의 정체성과 신뢰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점이다. 업계 전반에 정치적 합의구조인 상임위 조직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방통위 직원들의 사기도 땅에 떨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매번 정치적 판단을 하는 상임위 조직과 이에 반발하는 사무국 조직이 충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방통위나 업계 모두 정씨를 둘러싼 의혹의 조기해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방통위 한 간부는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영문도 모른 채 조직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라면서 "방통위를 위해서도 빨리 의혹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최경섭기자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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