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연ㆍ재료연 등 하나로…정규직만 4800명
연구 효율성 극대화…정밀한 과제기획 마련돼야
연구 효율성 극대화…정밀한 과제기획 마련돼야
■ 기초과학 부흥의 원년
국제백신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은 최근 주사 대신 혀 밑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리더스는 인체 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을 물리치는 새로운 개념의 면역항암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이다. 이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암 환자들이 부작용 없는 먹는 약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생명연은 지난해부터 일본의 세계적인 제약사인 시오노기제약과 인플루엔자 등 감염질환 치료제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부하령 박사가 이끄는 생명연 바이러스감염대응연구단의 활약은 이밖에도 다양하다. 국내 인플루엔자 연구의 센터로서 기초연구에서 상업화에 이르는 폭넓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
이런 성과 뒤에는 생명연을 포함한 약 80명의 국내 인플루엔자 전문가를 오케스트라 같이 하나로 묶어낸 융합연구 프로젝트가 있었다. 부 박사는 국가와 사회 현안에 대해 대규모 융합연구를 하는 기초기술연구회의 `내셔널 어젠다' 프로젝트(NAP)의 지원을 받아 2008년말부터 2014년까지 6년간 출연연과 대학, 기업의 벽을 허문 협력연구를 이끌고 있다.
3년만에 주목받는 연구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부 박사는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만나 소통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연구테마와 아이디어를 끌어냄으로써 기존 연구의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출연연이 색깔과 강점을 분명히 가지면서 동시에 협력할 수 있게 연구과제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안면도 기름유출 사건 당시 사용된 흡착포나 헌옷가지보다 훨씬 흡착률이 좋은 기술을 출연연이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가 재난상황에 적용하지 못했다는 내ㆍ외부의 비판을 통해 탄생한 NAP는 출연연의 대표적인 융합연구 사례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융합연구는 국립연구개발원(가칭)이라는 새로운 통합 연구기관의 출범으로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 연말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에 나눠져 있던 27개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중 전자통신연구원(ETRI), 생산기술연구원 등 8곳을 제외한 19곳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국가연구개발원으로 통합하는 개편방향을 발표한 정부는 최근 입법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통합되는 출연연은 교과부 소속 과학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표준과학연구원 등 11개 기관과, 지경부 소속 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철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등 8개 기관이다. 정규직원만 4800명에 이르는 거대 연구조직이 생겨나는 것이다.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 후 6월중 통합 연구기관을 출범시킨다는 게 국과위의 목표다.
김도연 국과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현대 과학기술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융합'인 만큼 출연연간 담장과 부처간 벽을 허물고 융합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게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위원장은 출연연법 개정안에 대해 부처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출연연 한곳 한곳을 모두 돌며 변화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 내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통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통합법인 운영의 초점은 자율성에 두겠다는 게 국과위의 의지다. 빅뱅식 통합은 지양하고, 각 연구기관이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EU식 통합을 지향하겠다는 것.
이번 변화는 공공연구의 대표격인 출연연의 연구 효율성과 융합연구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겠지만 정밀한 과제기획과 운영시스템 마련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과위는 융합연구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정책연구를 2월까지 실시해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기초연구와 산업연구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연구 프레임을 짜겠다는 것. 이와 함께 500억원 규모의 융합연구 펀드를 통해 기관 구분을 뛰어넘는 연구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석래 국과위 정책조정과장은 "국가연구개발원 출범의 키워드는 `융합연구'와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사진설명 : 2012년은 19개 출연연구기관의 통합을 계기로 융합연구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은 국내 대표 출연연인 KIST 연구진의 연구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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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연구진은 최근 주사 대신 혀 밑에 한두 방울 떨어뜨리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리더스는 인체 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을 물리치는 새로운 개념의 면역항암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이다. 이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암 환자들이 부작용 없는 먹는 약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생명연은 지난해부터 일본의 세계적인 제약사인 시오노기제약과 인플루엔자 등 감염질환 치료제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
부하령 박사가 이끄는 생명연 바이러스감염대응연구단의 활약은 이밖에도 다양하다. 국내 인플루엔자 연구의 센터로서 기초연구에서 상업화에 이르는 폭넓은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것.
이런 성과 뒤에는 생명연을 포함한 약 80명의 국내 인플루엔자 전문가를 오케스트라 같이 하나로 묶어낸 융합연구 프로젝트가 있었다. 부 박사는 국가와 사회 현안에 대해 대규모 융합연구를 하는 기초기술연구회의 `내셔널 어젠다' 프로젝트(NAP)의 지원을 받아 2008년말부터 2014년까지 6년간 출연연과 대학, 기업의 벽을 허문 협력연구를 이끌고 있다.
3년만에 주목받는 연구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부 박사는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만나 소통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연구테마와 아이디어를 끌어냄으로써 기존 연구의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며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출연연이 색깔과 강점을 분명히 가지면서 동시에 협력할 수 있게 연구과제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7년 안면도 기름유출 사건 당시 사용된 흡착포나 헌옷가지보다 훨씬 흡착률이 좋은 기술을 출연연이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국가 재난상황에 적용하지 못했다는 내ㆍ외부의 비판을 통해 탄생한 NAP는 출연연의 대표적인 융합연구 사례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융합연구는 국립연구개발원(가칭)이라는 새로운 통합 연구기관의 출범으로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 연말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에 나눠져 있던 27개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 중 전자통신연구원(ETRI), 생산기술연구원 등 8곳을 제외한 19곳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국가연구개발원으로 통합하는 개편방향을 발표한 정부는 최근 입법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통합되는 출연연은 교과부 소속 과학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기초과학지원연구원, 표준과학연구원 등 11개 기관과, 지경부 소속 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 철도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등 8개 기관이다. 정규직원만 4800명에 이르는 거대 연구조직이 생겨나는 것이다.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 후 6월중 통합 연구기관을 출범시킨다는 게 국과위의 목표다.
김도연 국과위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현대 과학기술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융합'인 만큼 출연연간 담장과 부처간 벽을 허물고 융합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게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김도연 위원장은 출연연법 개정안에 대해 부처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출연연 한곳 한곳을 모두 돌며 변화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또 내부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통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통합법인 운영의 초점은 자율성에 두겠다는 게 국과위의 의지다. 빅뱅식 통합은 지양하고, 각 연구기관이 아이덴티티를 가지는 EU식 통합을 지향하겠다는 것.
이번 변화는 공공연구의 대표격인 출연연의 연구 효율성과 융합연구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겠지만 정밀한 과제기획과 운영시스템 마련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과위는 융합연구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정책연구를 2월까지 실시해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기초연구와 산업연구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연구 프레임을 짜겠다는 것. 이와 함께 500억원 규모의 융합연구 펀드를 통해 기관 구분을 뛰어넘는 연구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석래 국과위 정책조정과장은 "국가연구개발원 출범의 키워드는 `융합연구'와 `아이덴티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사진설명 : 2012년은 19개 출연연구기관의 통합을 계기로 융합연구의 새로운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진은 국내 대표 출연연인 KIST 연구진의 연구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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