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학과 개설 1년만에 97대1 경쟁률… 필드경험 교육 강점
스타급 인재 키워낼 '글로벌기업' 많아져야 SW산업 진화
SW 인력양성 위해 대학-기업-정부간 신뢰형성 가장 중요
스타급 인재 키워낼 '글로벌기업' 많아져야 SW산업 진화
SW 인력양성 위해 대학-기업-정부간 신뢰형성 가장 중요
■ 월요 초대석 -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장
올해는 유난히도 소프트웨어(SW)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애플, 구글 등 SW를 둘러싼 각종 소식들이 이같은 열풍을 주도했고, 국내도 SW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와 소프트웨어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협약식을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더 이상 SW중요성과 인재 필요성에 대해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과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가 SW 양성에서 손을 잡은 것은 것은 비단 회사와 대학간의 특수 관계 때문만이 아니다. 성대는 이미 지난해 특성학과로 정원 30명의 소프트웨어 학과를 신설했다. 당시 성대는 4년 전액 장학금 지원 및 기숙사 제공, 생활비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고교 최상위권 학생 모집에 나섰다. 이같은 학교의 노력이 지난 1년 간 30여명의 SW인재를 육성할 발판을 마련했으며, 다른 대학들이 올 들어 성대를 모델 삼아 SW학과 신설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안식년을 포기하면서까지 소프트웨어 학과 육성을 선택한,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장을 만나 지난 1년 간의 성과와 우리나라 SW인재양성 방안, SW발전을 위한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장윤옥 IT정보화부장
-성대 소프트웨어학과가 개설된지 1년이 다 돼 간다. 최근 2012년도 신입생 모집도 한창인걸로 알고 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학과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어떠한가.
"지난 수시 모집 때 과학고 학생만 91명이 신청했으며, 수시2차 일반학생전형에선 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학생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학과 출범 당시 총 20여명 수시 모집 인원 중 최종 등록한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수시 합격생들의 등록을 마감한 결과, 총 11명의 학생들이 최종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0:11의 수치는 지난해와 올해, SW를 바라보는 학생, 학부모들의 시각이 1년 만에 얼마나 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학과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은 외부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우선 타 대학들에서 우리 학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SW학과 개설을 위해 직접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에서도 학과운영에 대한 관심이 많고, 대학 내부에서도 현 30명 정원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을 갖는 등 지난 1년 간 13명의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들이 불철주야 뛰어다닌 보람이 성과를 내고 있다."
-성대 소프트웨어 학과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대 소프트웨어학과에는 총 13명의 교수들이 있다. 이들 교수가 매주 목요일마다 학과 학생들 사진을 슬라이드에 띄워놓고 학생 근황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 회의에 13명의 교수 중 단 한 명도 빠진 적이 없다. 대게 일반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에 들어가는 3학년이 넘어서야 교수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 학과는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의 진로, 발전방향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한다. 이러한 교수와 학생들의 교류가 더 긴밀한 수업 환경을 조성해 준다.
수업은 기본적인 근간이 되는 이론과 현장교육이 융합돼야 필드의 부가가치가 극대화된다. 필드는 회사 인턴십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학과 공부 외에 다양한 경험이 필드의 근간이 된다.
우리 학과는 이론과 현장을 접목해 글로벌 SW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학과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학생들은 평소 수업 외에 오후에는 학생들이 모여 영어 토론을 진행한다. 지난 여름에는 학과생 전원이 유럽배낭여행을 갔다. 학생들에게 유럽에서 `369게임 가르쳐주고 인증샷 찍어오기', `SW대해 가르쳐주고 인증샷 찍어오기'등 다양한 미션을 내려 문화도 익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했다. 또 여름 방학 동안, 중국 칭화대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우리 학생들과 조를 짜서 어울리도록 했다. 칭화대 학생들이 우리 학생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질문의 포인트를 잡는 능력이 뛰어났다. 기술뿐 아니라 이렇게 문화 경험들을 통해 느끼면서, 우리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뛰는 SW인재로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SW에 대한 중요성이나 인식은 떨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되나.
"우리나라는 SW에 대한 컨셉을 잘못 갖고 있다. SW를 단순히 3D 작업으로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노동 강도만으로 따지면 하루에 500명의 환자를 상대하는 의사도 3D 업종 종사자다. SW는 3D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 프로그램을 계속 진화시켜 나가는 작업이다. 하드웨어는 한번 만들어 계속 찍어내면 된다. 하지만 SW는 이러한 진화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초창기 각광받던 싸이월드가 세계 무대로 나가지 못한 것은 매번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는 오늘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이렇게 매번 진화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SW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SW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SW는 지식을 파는 것이다. 결국 SW엔지니어 중 스타를 만들어야한다. 이 같은 스타 SW엔지니어들의 등장이 SW진화의 핵심이 되고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MIT에서 공부할 당시 절반 가량이 중국인들이었다. 이들이 재작년부터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에서 SW인재에 대한 대우를 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스타 SW엔지니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도 동반돼야 한다.
스타 SW엔지니어들의 시장은 국내를 뛰어 넘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직 한국 시장은 작다. 이들을 받아 줄 글로벌 SW 회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글로벌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움직이는 기업이 글로벌 회사다.
예를 들어 삼성SDS가 한국 회사지만, 세계 시장을 바라본다면 굳이 외국회사에 입사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유수의 해외 글로벌 회사에 입사해서 추후 우리나라가 글로벌 SW를 키울 환경이 조성되면 그때 돌아와 한국에서 SW를 만들어도 된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도 스타 SW엔지니어들이 뛸 글로벌 SW 회사가 더 많아져야한다."
-국내 SW환경이 이들 인재들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SW시장 점유율은 1.8%에 불과하다. 이 숫자를 15%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좋은 SW를 만들지를 고민해야한다. 그동안 우리는 정부, 기업 모두 부품, 완제품 등 하드웨어적인 요소에만 집중해왔다. 물론 성공도 있었지만, 이제는 SW의 중요성과 가능성도 주목해야한다.
세탁기에 세제를 넣지 않아도 빨래는 된다. 그런데 더 좋은 세제를 넣으면 빨래는 더 완벽하게 된다.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산업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어떤 SW를 넣느냐에 따라 더 좋은 자동차, 조선을 키울 수 있고 이게 바로 진정한 융합IT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말로만 융합을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특정 부처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SW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양성 부분에서는 대학, 기업, 정부의 신뢰형성이 중요하다. 대학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야 하지만, 기업 역시 무조건 대학이 인재를 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위해 대학에 투자하고 기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대 소프트웨어 학과도 대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일정금액씩 투자하고 이들 금액을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투명하게 사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얻고 있다.
정부는 이들 대학과 기업 가운데서 매개체 역할을 통해 신뢰를 형성해줘야 한다. 산학인턴십 등을 적극 유치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그 동안 결여됐던 대학-기업-정부간의 신뢰를 원만히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학과 외에 실버넷뉴스 운영 및 보안 분야 등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주요 성과와 전망에 대해 얘기한다면.
"실버넷뉴스는 올 들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최근 OECD에서도 노인 IT와 관련해 전 세계 사례 중 실버넷 운동이 대표적인 모범케이스라고 강조했다. 스웨덴에서도 실버넷뉴스 사례를 듣고 이를 벤치마킹 해 노인들을 위한 사이트를 만드는 등 우리나라가 실버넷뉴스의 종주국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또 올 들어 다양한 보안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안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보안도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어 기술 혁신을 이루고, 문화적으로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 기업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특히 정부는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정보보호 취약계층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정리=김지선기자 dubs45@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dubsrep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올해는 유난히도 소프트웨어(SW)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애플, 구글 등 SW를 둘러싼 각종 소식들이 이같은 열풍을 주도했고, 국내도 SW를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11월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와 소프트웨어 분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삼성 탤런트 프로그램'협약식을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더 이상 SW중요성과 인재 필요성에 대해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과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가 SW 양성에서 손을 잡은 것은 것은 비단 회사와 대학간의 특수 관계 때문만이 아니다. 성대는 이미 지난해 특성학과로 정원 30명의 소프트웨어 학과를 신설했다. 당시 성대는 4년 전액 장학금 지원 및 기숙사 제공, 생활비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고교 최상위권 학생 모집에 나섰다. 이같은 학교의 노력이 지난 1년 간 30여명의 SW인재를 육성할 발판을 마련했으며, 다른 대학들이 올 들어 성대를 모델 삼아 SW학과 신설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안식년을 포기하면서까지 소프트웨어 학과 육성을 선택한,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장을 만나 지난 1년 간의 성과와 우리나라 SW인재양성 방안, SW발전을 위한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장윤옥 IT정보화부장
-성대 소프트웨어학과가 개설된지 1년이 다 돼 간다. 최근 2012년도 신입생 모집도 한창인걸로 알고 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학과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어떠한가.
"지난 수시 모집 때 과학고 학생만 91명이 신청했으며, 수시2차 일반학생전형에선 9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학생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학과 출범 당시 총 20여명 수시 모집 인원 중 최종 등록한 이들은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수시 합격생들의 등록을 마감한 결과, 총 11명의 학생들이 최종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0:11의 수치는 지난해와 올해, SW를 바라보는 학생, 학부모들의 시각이 1년 만에 얼마나 변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학과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은 외부에서도 많이 찾을 수 있다. 우선 타 대학들에서 우리 학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SW학과 개설을 위해 직접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에서도 학과운영에 대한 관심이 많고, 대학 내부에서도 현 30명 정원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을 갖는 등 지난 1년 간 13명의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들이 불철주야 뛰어다닌 보람이 성과를 내고 있다."
-성대 소프트웨어 학과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대 소프트웨어학과에는 총 13명의 교수들이 있다. 이들 교수가 매주 목요일마다 학과 학생들 사진을 슬라이드에 띄워놓고 학생 근황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 회의에 13명의 교수 중 단 한 명도 빠진 적이 없다. 대게 일반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에 들어가는 3학년이 넘어서야 교수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 학과는 1학년 때부터 학생들의 진로, 발전방향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한다. 이러한 교수와 학생들의 교류가 더 긴밀한 수업 환경을 조성해 준다.
수업은 기본적인 근간이 되는 이론과 현장교육이 융합돼야 필드의 부가가치가 극대화된다. 필드는 회사 인턴십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학과 공부 외에 다양한 경험이 필드의 근간이 된다.
우리 학과는 이론과 현장을 접목해 글로벌 SW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학과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학생들은 평소 수업 외에 오후에는 학생들이 모여 영어 토론을 진행한다. 지난 여름에는 학과생 전원이 유럽배낭여행을 갔다. 학생들에게 유럽에서 `369게임 가르쳐주고 인증샷 찍어오기', `SW대해 가르쳐주고 인증샷 찍어오기'등 다양한 미션을 내려 문화도 익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했다. 또 여름 방학 동안, 중국 칭화대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우리 학생들과 조를 짜서 어울리도록 했다. 칭화대 학생들이 우리 학생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들은 내용을 정리하고 질문의 포인트를 잡는 능력이 뛰어났다. 기술뿐 아니라 이렇게 문화 경험들을 통해 느끼면서, 우리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뛰는 SW인재로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SW에 대한 중요성이나 인식은 떨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되나.
"우리나라는 SW에 대한 컨셉을 잘못 갖고 있다. SW를 단순히 3D 작업으로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노동 강도만으로 따지면 하루에 500명의 환자를 상대하는 의사도 3D 업종 종사자다. SW는 3D가 아니라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 프로그램을 계속 진화시켜 나가는 작업이다. 하드웨어는 한번 만들어 계속 찍어내면 된다. 하지만 SW는 이러한 진화 없이 발전할 수 없다.
초창기 각광받던 싸이월드가 세계 무대로 나가지 못한 것은 매번 진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는 오늘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또 다른 모습으로 변화한다. 이렇게 매번 진화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SW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SW가 진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SW는 지식을 파는 것이다. 결국 SW엔지니어 중 스타를 만들어야한다. 이 같은 스타 SW엔지니어들의 등장이 SW진화의 핵심이 되고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다. MIT에서 공부할 당시 절반 가량이 중국인들이었다. 이들이 재작년부터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중국에서 SW인재에 대한 대우를 해주기 때문이다.
결국 스타 SW엔지니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을 받아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도 동반돼야 한다.
스타 SW엔지니어들의 시장은 국내를 뛰어 넘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아직 한국 시장은 작다. 이들을 받아 줄 글로벌 SW 회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이라고 해서 무조건 글로벌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바라보고 움직이는 기업이 글로벌 회사다.
예를 들어 삼성SDS가 한국 회사지만, 세계 시장을 바라본다면 굳이 외국회사에 입사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유수의 해외 글로벌 회사에 입사해서 추후 우리나라가 글로벌 SW를 키울 환경이 조성되면 그때 돌아와 한국에서 SW를 만들어도 된다. 이런 관점에서 국내도 스타 SW엔지니어들이 뛸 글로벌 SW 회사가 더 많아져야한다."
-국내 SW환경이 이들 인재들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 SW시장 점유율은 1.8%에 불과하다. 이 숫자를 15%까지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좋은 SW를 만들지를 고민해야한다. 그동안 우리는 정부, 기업 모두 부품, 완제품 등 하드웨어적인 요소에만 집중해왔다. 물론 성공도 있었지만, 이제는 SW의 중요성과 가능성도 주목해야한다.
세탁기에 세제를 넣지 않아도 빨래는 된다. 그런데 더 좋은 세제를 넣으면 빨래는 더 완벽하게 된다. 자동차, 조선 등 우리나라가 주력하고 있는 산업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어떤 SW를 넣느냐에 따라 더 좋은 자동차, 조선을 키울 수 있고 이게 바로 진정한 융합IT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말로만 융합을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특정 부처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SW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력양성 부분에서는 대학, 기업, 정부의 신뢰형성이 중요하다. 대학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야 하지만, 기업 역시 무조건 대학이 인재를 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위해 대학에 투자하고 기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대 소프트웨어 학과도 대기업뿐 아니라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일정금액씩 투자하고 이들 금액을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투명하게 사용함으로써 시너지를 얻고 있다.
정부는 이들 대학과 기업 가운데서 매개체 역할을 통해 신뢰를 형성해줘야 한다. 산학인턴십 등을 적극 유치하고, 정부가 정책적으로 예산 지원 등을 통해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그 동안 결여됐던 대학-기업-정부간의 신뢰를 원만히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학과 외에 실버넷뉴스 운영 및 보안 분야 등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주요 성과와 전망에 대해 얘기한다면.
"실버넷뉴스는 올 들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최근 OECD에서도 노인 IT와 관련해 전 세계 사례 중 실버넷 운동이 대표적인 모범케이스라고 강조했다. 스웨덴에서도 실버넷뉴스 사례를 듣고 이를 벤치마킹 해 노인들을 위한 사이트를 만드는 등 우리나라가 실버넷뉴스의 종주국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또 올 들어 다양한 보안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보안에 대한 노력이 요구된다. 보안도 새로운 기술들을 만들어 기술 혁신을 이루고, 문화적으로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일반 국민, 기업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특히 정부는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정보보호 취약계층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정리=김지선기자 dubs45@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dubsrep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