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 광장] IT기반 산업로드맵 재설계해야

이동만 KAIST 문화기술대학원장ㆍ전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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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1-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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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 광장] IT기반 산업로드맵 재설계해야
마크 와이저(Mark Weiser)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최종 목적지는 컴퓨터가 더 이상 특별한 기기가 아닌 일상 환경에 숨어들어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정보기술(IT)의 혁신적 발전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해 각종 센서와 프로세서, 응용 프로그램들을 탑재해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디지털기기들이 잇따라 출현하면서 이같은 마크 와이저의 비전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처럼 IT는 업무나 연구 등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활용되는 주요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IT는 우리나라 GDP 성장기여율의 23.4%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이다. 2009년 9월 정부는 IT에 대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융합, 소프트웨어(SW)ㆍITㆍ방송통신ㆍ인터넷 등 5개 부문에 대한 `IT코리아 미래전략'을 추진했다. 먼저 융합 부문에서는 IT 분야와 타 산업 분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국가 발전을 유도할 수 있는 자동차ㆍ조선ㆍ의료ㆍ섬유ㆍ기계ㆍ항공ㆍ건설ㆍ국방에너지ㆍ로봇의 10대 전략 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신산업을 창출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각 분야의 전문 기술과 IT 기술의 융합은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기보다 각 분야 기술 고도화를 위해 IT를 곁가지로 활용하는 `접목'의 형태로만 이뤄졌다. IT 본연의 발전이나 새로운 산업 태동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5대 비전 중 SW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사업 예산을 제대로 편성받지 못해 제대로 추진조차 되지 못했다.

한 연구센터의 `2010년 MB정부 IT정책평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에서 진행 중인 IT정책 전반에 대한 평가 결과들이 100점 만점 중 50점 미만으로 집계됐다. 특히 SW정책에 대한 평가 결과는 최저점인 40.9점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IT 역량 강화와 미래 성장방향 모색을 위한 연구개발(R&D)보다는 실질적 제품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둔 융합 정책은 유럽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2011 전 세계 IT산업 경쟁력 보고서'에서처럼 한국의 IT 경쟁력 지수가 2007년 3위에서 2011년에는 19위까지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재 정부에서 수행 중인 IT정책에 대한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는 IT뉴딜 정책과 NITRD 프로그램을 통해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가 산업 발전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러한 관심은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과 같은 IT기업들이 세계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특히 애플은 PC 기반의 인터넷, TV 기반의 미디어ㆍ휴대폰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하고, 아이폰을 필두로 하는 스마트폰과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IT산업 생태계 생성을 주도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기존 IT 연구에 사용자 경험과 감성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 결과를 융합한 사용자 친화적인 새로운 형태의 융합 기술이다. 아이폰은 그 자체로 융합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위치 기반 IT서비스 산업과 스마트TV 산업을 창출해 내고, 모바일트래픽의 급증을 초래해 롱텀에볼루션(LTE)과 같은 새로운 IT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수요를 만들었다. 또 스마트폰과 각종 앱을 기반으로 한 사용자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등 기존 IT서비스 산업 변화의 중심이 되고 있다.

이처럼 IT는 세계 시장 변화의 중심에 있다. 각종 기술의 기능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활용될 뿐만 아니라, 인문과 예술ㆍ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합해 새로운 산업을 발생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TV로 이어지는 스마트기기ㆍ지능형 자동차ㆍ지능형 선박 등과 같은 새로운 제품의 창안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품 전반에 걸친 관리와 활용이 가능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에 대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 산업이 될 수 있다. 따라서IT를 다른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부가 산업으로 보는 시각을 버리고,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기술로 인식해할 필요가 있다. IT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과 제도 변화,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미래의 문화코드인 인간감성과의 IT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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