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도입 앞서 보안문제 명쾌히 해결돼야"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IT자원 이용토록 법제도 정비 필요
지금은 시장 초기단계…새 사업모델 정교해야 성공 가능
수요자 중심 구매결정 프로세스도 전략적 방법 고려해야
IT 환경 변화에 대응해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이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산자원을 효율적 사용방안을 모색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지난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과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지난 20일 IT서비스협회 회의실에서 2차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갈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
나연묵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차세대컴퓨팅PD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
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최우석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과장
황승희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부장(이상 가나다순)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부장(사회)
△사회=지난번 첫 모임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대해 개괄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오늘은 구체적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들어 갈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정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비즈니스 방향을 들어보자.
△최우석 과장=정부가 직접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대한 세부 모델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기업들이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국내 IT 환경에 정착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우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미숙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부문에서는 보안 문제가 가장 걸린다. 올 들어 민감한 보안사고가 많이 터졌기 때문에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논의가 조심스러울 수 있다. 보안강화를 위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봐야 한다.
최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IT서비스 업체나 통신업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키울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급자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공공부문이 필요한 IT자원을 외부에서 가져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정책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사회=공공 부문에서 IT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인가.
△최우석 과장=그렇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부의 정책안을 마련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외부의 자원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면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요구해서 보안의 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 당국과의 조율이 필수적이다. 예산 배정시 무조건 프로젝트 수행여부만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IT자원을 빌려쓸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을 직접 구매할 것인지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한다.
세금감면 등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무조건 IT설비를 구매해야 투자를 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준다. 앞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IT자원을 빌려 쓰더라도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법제도 정비를 기획재정부가 해 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가 선도적으로 부처와 산하 관련기관이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중이며 보안문제 해결을 위해 국정원 등 유관 부처와 논의중이다.
△서정식 본부장=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를 연상시킨다. 막 인터넷 붐이 일었을 때는 이메일과 e커머스만을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했었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이메일을 하는 등 주로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사용했던 것이다.
이후 지금은 유명해진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등장하고 세일즈포스닷컴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왔다. 결국 인터넷 세계에서 승리자는 인터넷을 잘 써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구글과 아마존 등이 됐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이와 비슷한 궤적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시작한지 이제 조금 지난 셈이고 우리나라는 이제 막 스타트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누가 더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미국은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BM)이 막 나오기 시작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피크 타임 시 미국 내 트래픽의 30%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트래픽의 10배 가까운 양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기존 인프라로는 운영하기 어려운 이같은 용량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 더 새로운 적용사례가 많이 등장할 것이다.
△안효성 상무=외국의 경우 오프라인 스토어와 달리 전자상거래는 성수기와 비수기 편차가 크다. 전자상거래는 추수감사절 등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하드웨어(HW)를 트랜잭션이 높은 것에 맞춰서 구축했다. 그런데 계속 사용하지는 않으니 여유 시에 빌려주자는 생각을 했고 편하게 빌려주기 위해서 가상화로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고 결국 그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 됐다.
해외 사례 중에는 이처럼 잘 나가는 주자들이 자신이 잘하는 비즈니스를 더 잘하기 위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한 사례들이 많다.
△사회=다양한 분야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은데.
△서정식 본부장=KT는 많은 회사들이 KT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현재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900여개 되는 데 이들 사업은 대부분 신사업이다. 이같은 기업을 많이 탄생시키는 것이 결국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고객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의 날 행사를 하는 데 이 모임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많이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기에 가능한 사업이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클라우드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더 많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오픈하는 것이다. 연내에 KT는 API를 하나씩 오픈할 예정이다.
△사회= 시장 규모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 제언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안효성 상무= 기존 핵심 역량을 강화하거나 점프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적인 관점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시작을 하던지 미국에서 하던지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의 방식과 달리 한국의 경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이 미국이라서 성공했고 우리 기업들은 미국이 아니라서 안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KT와 삼성SDS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를 보면 글로벌 시장의 0.5~0.6% 정도 차지한다. IT서비스는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클라우드 시장이 더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로 나눠 시장 조사를 해보면 해외에서는 SaaS가 70~80%를, PaaS가 20%, IaaS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국내 시장은 IaaS가 30%, SaaS가 50%, PaaS 20% 정도이다. SaaS 공급자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 SaaS 쪽의 시장을 키우면서 가다보면 글로벌과 비슷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
△황승희 부장=이전에는 고객들이 인프라를 갖추는 데 초점을 두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갖춰진 인프라를 통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엑센츄어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컨설팅 했다면 이제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ERP를 만드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룹웨어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회=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려는 환경과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해서 어떤 기술 개발이 필요한 지, 또 어떤 지원이 필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연묵 PD=클라우드 서비스가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우리가 기존에 분류하는 방식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SaaS, IaaS, PaaS 등의 방식으로만 비즈니스를 나누는 것은 다양한 모델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큰 의미도 없다. 해외의 아마존, 구글을 보고 그들이 하는 것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데 이것도 적절하지 않다.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상황을 보면 데스크톱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올해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SaaS 시장도 열리기 시작했다. KT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를 클라우드로 서비스 할 것이고 LG유플러스, SKT도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눈 여겨 봐야하는 시장은 고성능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를 보면 연구개발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한다. 또 미국 픽사 애니메니션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쓰일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비즈니스 모델로 발굴하려면 성공적인 사례를 발굴하고 알려야 한다. 다양한 성공 사례를 전파하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인식도 자연 높아질 것이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학의 커리큘럼에 클라우드를 소양교육으로 집어 넣어야 한다. 경영학 분야에서는 클라우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컴퓨터는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최우석 과장=교육 부문에서 스마트 교육 등을 할 때 클라우드를 적용해서 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 수강신청 등 학사행정이나 연구개발을 하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나오면 이에 필요한 서버를 사야 한다. 연구기관들이 뭉쳐서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단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도적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해 개선할 부분이 있다.
△사회= 클라우드 컴퓨팅을 많은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야기되는 1인 창업 기업 논의에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데이터센터가 중심이 돼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새로운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중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클라우드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최우석 과장= 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을 했다. 앞으로 시범사업 범위를 더 확대할 계획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많이 끌어 내려고 한다.
△서정식 본부장=퍼블릭이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방식으로는 모두 만족할 수 없는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 프라이빗 방식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규모를 형성하기 힘들고 퍼블릭 방식은 아직도 보안 등의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많이 시도되는 모델이 바로 커뮤니티 클라우드 방식이다. 의료, 유통, 교육 등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산업분야의 기업들이 모여 함께 클라우드 방식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서버가 5000대는 돼야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서버가 많더라도 그 종류가 각기 다 다르면 가치가 다시 떨어진다. 단독으로는 웬만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를 모듈별로 통합한다면 얘기다 다르다. 예를 들어 정부 기관들이 웹서비스 부문 10% 씩만 꺼내서 제한된 기관에서 모아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보안문제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료부문의 클라우드 컴퓨팅도 특정병원만 하면 답이 안나온다. 다양한 병원이 모여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각 병원들이 각기 시뮬레이션과 연구개발(R&D)을 하는데 병원에 있는 서버를 모으면 규모가 된다. 이를 모아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안효성 상무=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을 위해서는 마케팅 관점에서의 접근도 매우 중요하다. 처음 클라우드데이터센터포럼이 출범할 때 생각한 것이 수요자를 생각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쓸 사람이 안 써주면 팔 사람이 아무리해도 안 된다.
외국의 경우 구매결정 프로세스를 보면 전략을 수립하거나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법을 고민한다. 이같은 로드맵에 클라우드 컴퓨팅도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황승희 부장=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아이디어들이 서비스나 상품화될 수 있는 인프라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싶은데 내 것을 갖고 싶어하는 분야에 적용하면 될 것이다.
△서정식 본부장=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KT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한 언론사는 관심을 끄는 이슈가 발생해 댓글이 많을 경우 서버가 중지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정을 모르는 사용자들은 정치적인 이유나 고의로 사이트를 닫았다며 오해하곤 했다. 이 회사는 결국 클라우드를 이용해 댓글 수집으로 인한 과부하를 줄였다.
법무법인의 서류를 모아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중소 법무법인의 고객이나 업무서류를 스캔해 보관하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법률서류를 보관해야 하는 이들 법무법인의 어려움을 덜고 쉽게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도와주는 것이다.
△사회=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면 결국 이를 담당할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나연묵 PD=인력문제는 결국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닿아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먼저 클라우드 교육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수요조사를 해야한다고 본다. 또 부족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교육 기관도 만들고 관련 대회도 열어서 우수한 인력이 시장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연구센터를 만드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R&D를 강화해 원천기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신사업을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많은 분들이 의견을 함께 했다. 이는 IT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이며 시장을 성장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정리=강진규기자 kjk@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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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시장 초기단계…새 사업모델 정교해야 성공 가능
수요자 중심 구매결정 프로세스도 전략적 방법 고려해야
IT 환경 변화에 대응해 많은 기업 및 기관들이 데이터센터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산자원을 효율적 사용방안을 모색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디지털타임스는 지난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과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지난 20일 IT서비스협회 회의실에서 2차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갈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참석자
나연묵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차세대컴퓨팅PD
서정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장
안효성 딜로이트컨설팅 상무
최우석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과장
황승희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부장(이상 가나다순)
장윤옥 디지털타임스 부장(사회)
△사회=지난번 첫 모임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대해 개괄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오늘은 구체적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만들어 갈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고자 한다. 우선 정부에서 고민하고 있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비즈니스 방향을 들어보자.
△최우석 과장=정부가 직접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대한 세부 모델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환경을 조성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기업들이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국내 IT 환경에 정착시킬지 고민하고 있다.
우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미숙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공부문에서는 보안 문제가 가장 걸린다. 올 들어 민감한 보안사고가 많이 터졌기 때문에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논의가 조심스러울 수 있다. 보안강화를 위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해봐야 한다.
최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생태계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IT서비스 업체나 통신업체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키울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급자가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공공부문이 필요한 IT자원을 외부에서 가져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정책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사회=공공 부문에서 IT 아웃소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인가.
△최우석 과장=그렇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부의 정책안을 마련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외부의 자원을 더 많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면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요구해서 보안의 수준을 높일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 당국과의 조율이 필수적이다. 예산 배정시 무조건 프로젝트 수행여부만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IT자원을 빌려쓸 것인지 아니면 시스템을 직접 구매할 것인지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한다.
세금감면 등의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은 무조건 IT설비를 구매해야 투자를 했다고 보고 이에 대해 세금을 감면해준다. 앞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IT자원을 빌려 쓰더라도 이에 대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법제도 정비를 기획재정부가 해 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가 선도적으로 부처와 산하 관련기관이 적극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중이며 보안문제 해결을 위해 국정원 등 유관 부처와 논의중이다.
△서정식 본부장=지금의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를 연상시킨다. 막 인터넷 붐이 일었을 때는 이메일과 e커머스만을 비즈니스 모델로 생각했었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이메일을 하는 등 주로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사용했던 것이다.
이후 지금은 유명해진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등장하고 세일즈포스닷컴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왔다. 결국 인터넷 세계에서 승리자는 인터넷을 잘 써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구글과 아마존 등이 됐다.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이와 비슷한 궤적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미국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시작한지 이제 조금 지난 셈이고 우리나라는 이제 막 스타트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클라우드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누가 더 정교하게 만들어내는 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미국은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BM)이 막 나오기 시작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피크 타임 시 미국 내 트래픽의 30%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트래픽의 10배 가까운 양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기존 인프라로는 운영하기 어려운 이같은 용량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 더 새로운 적용사례가 많이 등장할 것이다.
△안효성 상무=외국의 경우 오프라인 스토어와 달리 전자상거래는 성수기와 비수기 편차가 크다. 전자상거래는 추수감사절 등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급증한다.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하드웨어(HW)를 트랜잭션이 높은 것에 맞춰서 구축했다. 그런데 계속 사용하지는 않으니 여유 시에 빌려주자는 생각을 했고 편하게 빌려주기 위해서 가상화로 빌려주는 사업을 시작했고 결국 그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 됐다.
해외 사례 중에는 이처럼 잘 나가는 주자들이 자신이 잘하는 비즈니스를 더 잘하기 위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한 사례들이 많다.
△사회=다양한 분야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에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은데.
△서정식 본부장=KT는 많은 회사들이 KT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 현재 KT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900여개 되는 데 이들 사업은 대부분 신사업이다. 이같은 기업을 많이 탄생시키는 것이 결국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고객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의 날 행사를 하는 데 이 모임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많이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기에 가능한 사업이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클라우드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더 많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오픈하는 것이다. 연내에 KT는 API를 하나씩 오픈할 예정이다.
△사회= 시장 규모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 제언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안효성 상무= 기존 핵심 역량을 강화하거나 점프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기본적인 관점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시작을 하던지 미국에서 하던지 전 세계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기존의 방식과 달리 한국의 경계를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아마존이 미국이라서 성공했고 우리 기업들은 미국이 아니라서 안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KT와 삼성SDS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려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규모를 보면 글로벌 시장의 0.5~0.6% 정도 차지한다. IT서비스는 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클라우드 시장이 더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로 나눠 시장 조사를 해보면 해외에서는 SaaS가 70~80%를, PaaS가 20%, IaaS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국내 시장은 IaaS가 30%, SaaS가 50%, PaaS 20% 정도이다. SaaS 공급자가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다. SaaS 쪽의 시장을 키우면서 가다보면 글로벌과 비슷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
△황승희 부장=이전에는 고객들이 인프라를 갖추는 데 초점을 두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갖춰진 인프라를 통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할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엑센츄어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컨설팅 했다면 이제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ERP를 만드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룹웨어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회=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려는 환경과 비즈니스 모델을 반영해서 어떤 기술 개발이 필요한 지, 또 어떤 지원이 필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연묵 PD=클라우드 서비스가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우리가 기존에 분류하는 방식으로 국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SaaS, IaaS, PaaS 등의 방식으로만 비즈니스를 나누는 것은 다양한 모델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 큰 의미도 없다. 해외의 아마존, 구글을 보고 그들이 하는 것을 한다고 이야기하는 데 이것도 적절하지 않다.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상황을 보면 데스크톱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올해 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SaaS 시장도 열리기 시작했다. KT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를 클라우드로 서비스 할 것이고 LG유플러스, SKT도 다양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눈 여겨 봐야하는 시장은 고성능 하이퍼포먼스 컴퓨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를 보면 연구개발을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한다. 또 미국 픽사 애니메니션에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쓰일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비즈니스 모델로 발굴하려면 성공적인 사례를 발굴하고 알려야 한다. 다양한 성공 사례를 전파하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인식도 자연 높아질 것이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학의 커리큘럼에 클라우드를 소양교육으로 집어 넣어야 한다. 경영학 분야에서는 클라우드를 어떻게 활용할지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컴퓨터는 어떤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최우석 과장=교육 부문에서 스마트 교육 등을 할 때 클라우드를 적용해서 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 수강신청 등 학사행정이나 연구개발을 하는데도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구개발 프로젝트가 나오면 이에 필요한 서버를 사야 한다. 연구기관들이 뭉쳐서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단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제도적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해 개선할 부분이 있다.
△사회= 클라우드 컴퓨팅을 많은 부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야기되는 1인 창업 기업 논의에도 클라우드 컴퓨팅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데이터센터가 중심이 돼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결국 새로운 창업자들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 중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클라우드 비즈니스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최우석 과장= 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시범사업을 했다. 앞으로 시범사업 범위를 더 확대할 계획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많이 끌어 내려고 한다.
△서정식 본부장=퍼블릭이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방식으로는 모두 만족할 수 없는 영역이 여전히 존재한다. 프라이빗 방식으로는 필요한 만큼의 규모를 형성하기 힘들고 퍼블릭 방식은 아직도 보안 등의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많이 시도되는 모델이 바로 커뮤니티 클라우드 방식이다. 의료, 유통, 교육 등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산업분야의 기업들이 모여 함께 클라우드 방식의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서버가 5000대는 돼야 규모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서버가 많더라도 그 종류가 각기 다 다르면 가치가 다시 떨어진다. 단독으로는 웬만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를 모듈별로 통합한다면 얘기다 다르다. 예를 들어 정부 기관들이 웹서비스 부문 10% 씩만 꺼내서 제한된 기관에서 모아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보안문제도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의료부문의 클라우드 컴퓨팅도 특정병원만 하면 답이 안나온다. 다양한 병원이 모여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각 병원들이 각기 시뮬레이션과 연구개발(R&D)을 하는데 병원에 있는 서버를 모으면 규모가 된다. 이를 모아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구축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안효성 상무=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을 위해서는 마케팅 관점에서의 접근도 매우 중요하다. 처음 클라우드데이터센터포럼이 출범할 때 생각한 것이 수요자를 생각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쓸 사람이 안 써주면 팔 사람이 아무리해도 안 된다.
외국의 경우 구매결정 프로세스를 보면 전략을 수립하거나 비즈니스를 분석하고 시스템 업그레이드 방법을 고민한다. 이같은 로드맵에 클라우드 컴퓨팅도 중요한 고려대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황승희 부장=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아이디어들이 서비스나 상품화될 수 있는 인프라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싶은데 내 것을 갖고 싶어하는 분야에 적용하면 될 것이다.
△서정식 본부장=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하겠다. KT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한 언론사는 관심을 끄는 이슈가 발생해 댓글이 많을 경우 서버가 중지되는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사정을 모르는 사용자들은 정치적인 이유나 고의로 사이트를 닫았다며 오해하곤 했다. 이 회사는 결국 클라우드를 이용해 댓글 수집으로 인한 과부하를 줄였다.
법무법인의 서류를 모아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중소 법무법인의 고객이나 업무서류를 스캔해 보관하고 쉽게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의무적으로 법률서류를 보관해야 하는 이들 법무법인의 어려움을 덜고 쉽게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도와주는 것이다.
△사회= 클라우드 컴퓨팅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려면 결국 이를 담당할 우수한 인력이 필요하다. 이같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나연묵 PD=인력문제는 결국 이공계 기피현상과 맞닿아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먼저 클라우드 교육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수요조사를 해야한다고 본다. 또 부족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력을 보충하기 위한 교육 기관도 만들고 관련 대회도 열어서 우수한 인력이 시장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연구센터를 만드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R&D를 강화해 원천기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회=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신사업을 창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많은 분들이 의견을 함께 했다. 이는 IT 산업에 새로운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이며 시장을 성장시키는 계기도 될 것이다.
정리=강진규기자 kjk@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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