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변호사, 유럽 복지ㆍ조세시스템과 비교 실랄히 비판
■ BOOK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세계 최강의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미국. 하지만 복지 제도 등 사회 시스템의 부실함이 널리 알려진 지 오래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Sicko)'를 통해 그 처참한 실상이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복지 논쟁'으로 떠들썩한 대한민국에서 미국의 사례는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등을 주장하는 쪽과 선택적 복지, 선성장 후복지를 이야기하는 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이다.
신간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는 식코처럼 우리 사회에 복지에 대한 논쟁을 한층 더 깊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가 미국과 유럽을 `실생활'과 `삶'으로 생생하게 비교하고 있어 제도나 시스템, 이를 뒷받침할 세원의 문제 등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독일은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있어 정말 `잘 사는' 국가다. 보육비를 국가에서 전액 지원해주고, 또 정시에 퇴근을 하게 해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정부에서 교육비 지원도 높은 수준으로 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도 조건을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교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기업의 분위기,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서도 독일은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독일의 기업은 노동조합은 물론 직장 평의회나 노사 공동결정 같은 제도를 통해 노동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일례로 임직원 2000명 이상 대기업에서는 이사회의 절반을 노동자 이사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자 쪽 주주와 함께 회사의 중대사를 결정한다.
저자는 이런 분위기 덕에 노동자들을 비롯해 대다수의 독일인들이 신문을 열심히 읽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보니 선거를 통해 누구든 직장 평의회 위원으로 선출될 수 있는 데다 임금이나 휴가 같은 문제에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다들 신문을 열심히 읽고 시사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제위기가 복지제도의 과잉으로 발생했다는 분석에 대해 저자는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배하지 못한 것이라 분석한다. 오히려 미국의 서브프라임 채권을 과다보유하거나 미국 은행처럼 무분별하게 영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 유럽 재정위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복지논쟁에 불이 붙었을 때 우리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만났다.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문제 앞에 이 책은 복지 관념과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토머스 게이건 지음/부키 펴냄/392쪽/1만5000원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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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선진국으로 대접받는 미국. 하지만 복지 제도 등 사회 시스템의 부실함이 널리 알려진 지 오래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식코(Sicko)'를 통해 그 처참한 실상이 잘 알려져 있다. 현재 `복지 논쟁'으로 떠들썩한 대한민국에서 미국의 사례는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 등을 주장하는 쪽과 선택적 복지, 선성장 후복지를 이야기하는 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실이다.
신간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는 식코처럼 우리 사회에 복지에 대한 논쟁을 한층 더 깊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서 로펌을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가 미국과 유럽을 `실생활'과 `삶'으로 생생하게 비교하고 있어 제도나 시스템, 이를 뒷받침할 세원의 문제 등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독일은 경제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 있어 정말 `잘 사는' 국가다. 보육비를 국가에서 전액 지원해주고, 또 정시에 퇴근을 하게 해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정부에서 교육비 지원도 높은 수준으로 하고 있어,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들도 조건을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교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기업의 분위기, 노동자의 권리 측면에서도 독일은 미국과 큰 차이를 보인다. 독일의 기업은 노동조합은 물론 직장 평의회나 노사 공동결정 같은 제도를 통해 노동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일례로 임직원 2000명 이상 대기업에서는 이사회의 절반을 노동자 이사로 채우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경영자 쪽 주주와 함께 회사의 중대사를 결정한다.
저자는 이런 분위기 덕에 노동자들을 비롯해 대다수의 독일인들이 신문을 열심히 읽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보니 선거를 통해 누구든 직장 평의회 위원으로 선출될 수 있는 데다 임금이나 휴가 같은 문제에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때문에 다들 신문을 열심히 읽고 시사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유럽의 경제위기가 복지제도의 과잉으로 발생했다는 분석에 대해 저자는 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분배하지 못한 것이라 분석한다. 오히려 미국의 서브프라임 채권을 과다보유하거나 미국 은행처럼 무분별하게 영업을 하다가 발생한 것이 유럽 재정위기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복지논쟁에 불이 붙었을 때 우리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만났다.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은 문제 앞에 이 책은 복지 관념과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토머스 게이건 지음/부키 펴냄/392쪽/1만5000원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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