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소장
지난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미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8의 모습을 공개했다.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타일형태로 아이콘을 배열하는 메트로 UI를 전면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이는 대세가 되고 있는 모바일 기기에서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UX를 PC까지 전면 확대 적용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윈도8이 태블릿과 일반 PC 모두를 목표로 하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모바일 기기와 일반 PC에서 겸용으로 사용된 OS는 없었다.
이번 윈도8 발표에 가장 놀란 것은 공룡 마이크로소프트가 움직이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는 점이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약점은 하위호환성이다. 이번 윈도8의 변신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MS-DOS에서 윈도 3.x를 사용하다가 전격적으로 윈도95로 변신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윈도 3.x를 통해 윈도 GUI에 대한 감을 익히게 하면서 과거 MS-DOS 시절의 프로그램들에 대한 호환성을 지키다가, 충분한 수의 프로그램들이 쌓인 이후에 윈도95로 전환하면서 성공적으로 새 부대를 만들어서 담아낸 전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과거의 상황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과거에는 애플의 매킨토시나 OS/2, 리눅스 등의 상대가 있었지만 사실 그들의 세력이 대단히 미미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싸움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곧 MS-DOS + Win 3.x와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3파전이다. 그래서 이 싸움이 과거처럼 녹록치 않은 것이다.
여기에 윈도8을 발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구글이 인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텔 칩셋에 안드로이드가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루머를 흘렸다. 이렇게 되면, 이제 전통의 윈텔(WinTel)이 아니라 안텔(AnTel)이 되는 셈이다. 이 소식도 단순히 인텔 칩셋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나올 것이라는 수준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아마도 조만간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젤리 빈)은 인텔 프로세서를 지원하면서 기존의 노트북 및 데스크톱 PC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나올 것이고, CD/DVD/온라인 업데이트 등을 통해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특허 문제와 함께 언급한 것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이다. 새로운 UX와 입출력 장치 등의 하드웨어 요소는 애플의 멀티터치에서 보듯이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커다란 무기이다. 운영체제와 일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로드맵 자체를 하드웨어 기술이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구글처럼 미래를 대비하는 회사라면 더욱 미래의 하드웨어 기술을 미리 적용하고 투자하며, 여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동시에 준비해서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구글에서 주장하듯이, 특허와 관련한 공동대처에 가장 큰 무게가 실린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파트너 제조사들의 특허 로열티 부분에서 손해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파트너들은 지금 마땅히 구글 이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고, 구글 측에서는 오픈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파트너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너지가 커진 단말 및 하드웨어 제품들은 어찌되었든 구글을 통해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많다. 아무리 구글이 개방을 외쳐도 모토롤라 모빌리티에 다른 파트너들이 시장을 많이 뺏길 것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의 세계 IT 산업은 기존의 자신들이 주력으로 하던 영역에 머물기보다는 다양한 합종연횡을 통해 판을 새로 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어쩌면 이제 막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연합, 그리고 HP의 웹OS의 향배, 최근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야후의 움직임 등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분간은 최고 수준 경영진의 능력과 리더십, 미래를 보는 혜안에 의해 앞으로 1~2년 동안 향후 10년의 판이 다시 짜일 듯하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도 사활을 걸고 M&A 카드를 포함한 이들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분할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새로운 판짜기에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은 제품 몇 개 내놓는 것이 중요한 시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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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윈도8 발표에 가장 놀란 것은 공룡 마이크로소프트가 움직이는 속도가 무척 빨라졌다는 점이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대 약점은 하위호환성이다. 이번 윈도8의 변신은 과거 마이크로소프트가 MS-DOS에서 윈도 3.x를 사용하다가 전격적으로 윈도95로 변신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 윈도 3.x를 통해 윈도 GUI에 대한 감을 익히게 하면서 과거 MS-DOS 시절의 프로그램들에 대한 호환성을 지키다가, 충분한 수의 프로그램들이 쌓인 이후에 윈도95로 전환하면서 성공적으로 새 부대를 만들어서 담아낸 전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과거의 상황과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과거에는 애플의 매킨토시나 OS/2, 리눅스 등의 상대가 있었지만 사실 그들의 세력이 대단히 미미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싸움의 대상이 자기 자신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곧 MS-DOS + Win 3.x와의 싸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3파전이다. 그래서 이 싸움이 과거처럼 녹록치 않은 것이다.
여기에 윈도8을 발표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구글이 인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인텔 칩셋에 안드로이드가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한다는 루머를 흘렸다. 이렇게 되면, 이제 전통의 윈텔(WinTel)이 아니라 안텔(AnTel)이 되는 셈이다. 이 소식도 단순히 인텔 칩셋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나올 것이라는 수준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아마도 조만간 안드로이드 다음 버전(젤리 빈)은 인텔 프로세서를 지원하면서 기존의 노트북 및 데스크톱 PC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나올 것이고, CD/DVD/온라인 업데이트 등을 통해 운영체제를 설치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특허 문제와 함께 언급한 것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이다. 새로운 UX와 입출력 장치 등의 하드웨어 요소는 애플의 멀티터치에서 보듯이 전체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커다란 무기이다. 운영체제와 일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로드맵 자체를 하드웨어 기술이 변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구글처럼 미래를 대비하는 회사라면 더욱 미래의 하드웨어 기술을 미리 적용하고 투자하며, 여기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동시에 준비해서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구글에서 주장하듯이, 특허와 관련한 공동대처에 가장 큰 무게가 실린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파트너 제조사들의 특허 로열티 부분에서 손해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많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파트너들은 지금 마땅히 구글 이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고, 구글 측에서는 오픈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파트너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너지가 커진 단말 및 하드웨어 제품들은 어찌되었든 구글을 통해 가장 먼저 나올 가능성이 많다. 아무리 구글이 개방을 외쳐도 모토롤라 모빌리티에 다른 파트너들이 시장을 많이 뺏길 것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의 세계 IT 산업은 기존의 자신들이 주력으로 하던 영역에 머물기보다는 다양한 합종연횡을 통해 판을 새로 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어쩌면 이제 막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연합, 그리고 HP의 웹OS의 향배, 최근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야후의 움직임 등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당분간은 최고 수준 경영진의 능력과 리더십, 미래를 보는 혜안에 의해 앞으로 1~2년 동안 향후 10년의 판이 다시 짜일 듯하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도 사활을 걸고 M&A 카드를 포함한 이들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분할도 염두에 두어야 하고, 새로운 판짜기에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것이다. 지금은 제품 몇 개 내놓는 것이 중요한 시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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