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오픈소스 SW로 제2 벤처붐 만들자

염헌영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원 IT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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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0-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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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기술의 눈부신 발달은 우리 생활을 엄청나게 바꾸고 있다. 1980년대에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열리기 시작한 정보화사회는 휴대용 전화기의 출현으로 가속되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통신과 컴퓨팅의 융합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과거의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현실화해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아주 작은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서 필요한 모든 데이터와 컴퓨팅파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꿈같은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가 등장해서 소수의 특화된 사용자들이 사용하다가 거의 모든 사용자들에게까지 보급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인터넷ㆍ휴대폰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시간은 점점 줄어 들어가고 있고 이제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차례라고 생각된다.

여러가지 서비스 중에서 가장 활발한 것은 클라우드 스토리지이다. 기존에 서비스되고 있던 드롭박스를 필두로 KT의 유클라우드, LG유플러스 박스, 네이트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SK텔레콤의 T백 등 비슷하지만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상품들이 사용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 클라우드 제공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아마존의 EC2와 같은 컴퓨팅 서버시장이다. 여기서도 KTㆍSKTㆍLG유플러스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하이퍼바이저 `젠서버'와 클라우드닷컴의 `오픈스택'과 같은 오픈소스 SW를 많이 사용했다. LG유플러스는 MS의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와 자체개발한 오픈소스 `젠' 기술을 사용한 클라우드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오픈소스를 반정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오픈소스가 아닌 VM웨어를 사용한 가상화 솔루션을 선택했다.

클라우드 제공자의 입장에서 오픈소스를 사용할 것인가는 상당히 어려운 선택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오픈 소스의 경우에는 뭔가 장애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반면에 어느 정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장애가 발생했을 때 남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문제를 즉각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도 있다. 특히 비용 면에서 초기 투자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 SW)를 사용해서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하겠다.

기존의 상업솔루션을 채택한다면 솔루션 제공업체에서 초기의 인프라 구축이나 관리, 유사시의 대응 이런 것들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손쉽게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일단 상업솔루션을 사용하게 되면 그쪽에 기술적으로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아주 매력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막 걸음마를 시작하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에게 서비스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면 상업솔루션을 사용하는 편이 마음이 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픈소스라고 하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다. 하지만 실제로 오픈소스의 특장점은 비용보다는 소스코드가 공개되어 있으므로 어떤 특정한 업체가 독점할 수 없다는 점이다. 뭔가를 바꾸고 싶을 때 기존의 상용 솔루션들은 제공하는 업체가 내가 원하는 기능을 제공해줄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반면에 오픈소스 SW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내 마음대로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거나 수정을 마음대로 가할 수 있다는 것에서 더 매력적인 것이다. 또한 오픈소스 SW의 사용이 많아짐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도 또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된다. 특정한 업체 하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위한 개발작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시장 또한 넓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이 대부분 오픈소스 SW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모두 그렇게 가고 있지 않다는 데서 국내 오픈소스 SW의 현실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구조가 열악하다는 점은 그 동안 많이 지적되어 왔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가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었지만 왜 국내에서는 이런 제품을 만들지 못하느냐에 대한 비판과 자성이 다시 한번 필요하겠다. 결국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이 제대로 배출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가 많은 대학들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된다. 그 많은 대학의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에서 클라우드 사업자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오픈소스 SW 전문가들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여기서 다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은 불필요하다. 정부와 교육계와 기업에서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변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런 시점에서 대표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자들이 일부 오픈소스SW를 선택하여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고무적이다.

요즘 제2의 벤처 붐이 불고 있다고 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붐과 더불어 제2의 벤쳐붐이 오픈소스 SW의 붐도 가져오면서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길러내고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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