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SNS 심의팀 신설만이 능사인가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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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0-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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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SNS 심의팀 신설만이 능사인가
박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정보통신망법에 미비점이 많아 현실을 따라 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10월 말 조직 개편에서 앱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심의를 담당하는 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준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진행상황으로는 12월 신설을 목표로 미디어 관련법과 정보통신망법에 포함되지 않는 앱과 SNS 그리고 팟캐스팅 등 콘텐트를 대상으로 하는 부서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박 위원장의 관점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는데 그중 가장 주요한 세 가지 문제점을 언급하고 싶다. 먼저 표현의 자유의 문제이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 이용자의 게시물 삭제가 문제된 사안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 제2항 등이 위헌임을 선고(헌법재판소 2002. 6. 27. 99헌마480)하면서 "온라인매체상의 정보의 신속한 유통을 고려한다면 표현물 삭제와 같은 일정한 규제조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인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내용 그 자체로 불법성이 뚜렷하고, 사회적 유해성이 명백한 표현물 - 예컨대, 아동 포르노ㆍ국가기밀 누설ㆍ명예훼손ㆍ저작권 침해 같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 이 아닌 한, 함부로 내용을 이유로 표현물을 규제하거나 억압하여서는 아니 된다.유해성에 대한 막연한 의심이나 유해의 가능성만으로 표현물의 내용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조화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표현의 자유를 허용할 때 그것의 과잉규제에 견주어 더 큰 사회적 이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전제에 근거한 것이다. 즉,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을 통해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시키려는 시도가 문제발생 가능성 자체를 사전에 봉쇄하여 국가에 의해 언론과 사상의 자유시장을 왜곡하는 것보다 더 중요함을 의미한다. 당연히 앱과 SNS 등에서 유통되는 커뮤니케이션이 사회적 자산(social capital)으로 사회에 긍정적 작용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두 번째 문제점은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몰이해이다. 앱과 팟캐스팅 그리고 SNS의 메시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러한 미디어와 메시지를 기존의 미디어와 방송의 그것과 동일한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인가? 문제의 출발점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디지털 미디어를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가져오는 새로운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트(bit)의 시대를 여전히 원자(atom)의 관점에서 바라보니 파편적이고 개별화되는 메시지의 흐름을 여전히 매스 미디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법적 문제이다. 국경이 무너진 콘텐츠 유통시장에 대한 효율적인 규제방안은 무엇인가? 웹은 기술적 차단이 가능하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앱과 SNS 등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는 현재의 기술로는 차단이 불가능하다. 공공질서이론을 통한 법정지국 강행규정의 적용은 국제관계법 적용의 한계와 유효 적절한 집행력의 부재로 결국 실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유일한 대안은 심의제도가 아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공적 규제와 민간자율규제 간의 상호보완밖에 없다.

일전에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트위터 계정을 접속 차단했던 사안도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으로는 이러한 차단조치가 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제3조 제1호 및 `헌법'제37조 제2항이 정하고 있는 `비례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다양한 플랫폼의 소개와 미디어의 등장, 그리고 채널의 복잡성으로 인해 연구자들은 정부규제의 정당성이 소멸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한다. 용두사미가 되거나 위헌의 소지가 높은 디지털 콘텐트에 대한 심의. 심의에 대한 패러다임 쉬프트가 필요한 때이다. Twitter: @donghunc /Facebook: donghun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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