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산책] SW 시장은 도전을 기다린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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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0-12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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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SW 시장은 도전을 기다린다
8월 15일 광복절에 날아 온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은 한국의 IT 제조업을 충격에 빠뜨렸다. 모토로라는 1973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한 전통적인 제조업의 강자였는데 이제 창업 10년을 조금 넘긴 SW기업에 인수를 당했다는 것이 하나의 이유였고 애플처럼 단말과 OS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자가 출현함으로써 한국의 IT 제조업이 글로벌 OS업체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또 다른 이유였다.

SW의 부상은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블록버스터를 파산시켰고 아마존이 보더스를 폐업위기로 몰아 붙였으며 게임시장에서도 징가가 닌텐도를 압도하고 있다. 책도 eBook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고 사진시장에서도 코닥이 밀려나가며 셔터플라이나 스냅피쉬 같은 신생기업이 부상 중이다. 뿐만 아니다. PC 시장을 지배했던 MS도 모바일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iOS의 약진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으며 전통적 SW서비스 기업인 오라클도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은 신생 SW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모든 것들이 SW화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SW는 꿈도 꿀 수 없다는 의미의 `Dreamless'를 더하여 4D업종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반도체ㆍ조선ㆍ자동차ㆍ화학ㆍ가전 등이 지금 일본을 넘어 세계를 호령하고 있지만 미래 경쟁의 핵심이 될 SW 영역에서는 초라한 성적만을 보이고 있다. 매킨지가 분석한 IT 생태계에 대한 구성요소 별 기여도를 보면 미국은 HW가 42%, 웹과 SW 및 서비스가 28%, 통신이 30%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한국은 HW가 84%, 통신이 16%를 기여하고 SW 및 IT 서비스 분야는 전무하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와 함께 온다. 스마트폰에서 촉발된 스마트 혁명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어 2015년이 되면 세계에 약 37억대의 스마트 모바일 단말이 보급될 전망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의 진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되면 세계 스마트 단말 사용자들이 하나의 시장으로 묶이게 된다. 이렇게 네트워크와 클라우드로 연결된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지털화된 재화와 서비스들이 빛과 같은 속도로 유통된다. 제레미 리프킨이 `Age of Access(소유의 종말)'에서 묘사한 시대의 도래가 멀지 않은 것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될 가상재화(Virtual goods)에는 동영상ㆍ음악ㆍ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2015년에 세계적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은 약 2800억 달러 규모에 이르고 앱 스토어 시장도 (포레스터 보고서에 따르면) 3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에 약 300조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장은 한국에 거대한 기회를 줄 것이다. OS만이 SW의 전부가 아니다. OSSW 말고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실제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벤처투자의 상당부분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련된 비즈니스SW, 솔루션 개발에 집행되고 있다. 이는 OS SW 외에도 미래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들이 많으며 우리도 이 분야에 대한 SW 역량을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확보해 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통신사들도 행보도 고무적이다. 한ㆍ중ㆍ일 앱 마켓을 연결하는 OASIS(One Asia Super Inter-Store), 세계를 연결하는 WAC(Wholesale Applications Community)을 결성하여 중소 앱 개발자들이 중국 및 일본, 나아가 세계 통신서비스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ㆍ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KT의 경우 올레마켓에서 고객 검증을 거쳐 선정된 우수 앱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 시 최고 1억 원의 수익을 보장해 해외 진출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전 세계의 단일 시장화 기회를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카트라이더 러쉬 같은 국산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전세계 85개국에 서비스되자 일주일만에 100만 건 이상이 다운되었으며 게임빌과 컴투스 등이 제작한 게임도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콘텐츠 시장도 전망이 나쁘지 않다. 영국ㆍ프랑스 등 세계 각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K-popㆍ드라마 같은 한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디지털 콘텐츠가 될 것이다. 나아가 이러한 한류를 앱으로 개발하여 글로벌 시장에 제공할 경우 한류의 확산에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SW는 더 이상 `꿈도 없는 4D'가 아니라 무한히 꿈 꿀 수 있는 시장이다. 발상만 전환하면 글로벌 30억 가입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이다. 일인 창업도 가능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환경과 지원시스템도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제 수십만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으며 도전은 젊은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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