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3일이면 잡아드려요" 사설탐정 난립

전직 경찰ㆍ군인 활동 3000 ~ 6000곳 성업
"합법ㆍ불법서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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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10-0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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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 3일이면 잡아드려요" 사설탐정 난립
"해커요? 빠르면 3일, 늦어도 2주 내로 신병 확보해 드립니다."

이른바 `사설탐정`이라고도 불리는 한 컨설팅업체 대표 M(35)씨는 4일 기업 측으로부터 기업 정보를 해킹한 용의자를 잡아 달라는 주문에 자신 있게 이같이 말했다. 소위 `민간조사원`이라는 직업 11년 차의 M씨는 "기업이 해킹당했다고 세상에 한번 알려지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에 경찰 등 수사기관에 의뢰하지 않고 노출이 안 되는 민간조사업체를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탐정 A씨는 최근 한 결제 시스템을 해킹하고 국내에 잠적해 있던 해커를 10여일 만에 찾아내 기업에 인도했다고 전했다.

최근 해킹, 산업스파이, 내부 횡령, 보험 사기, 지적재산권 침해 등 기업 안팎에서 벌어지는 경제범죄를 은밀하고도 신속하게 해결해 주는 사설탐정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찰 등 수사기관의 업무 역량은 제한된 반면,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범죄가 늘어나면서 각종 범죄에 관해 증거자료 수집 및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민형사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민간조사원 즉 사설탐정 시장 규모는 음성ㆍ양성 모두 포함해 전국적으로 3000~6000여곳, 2조~3조원대가량이다. 볼륨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민간조사원 전문교육기관`까지 등장했다.

관련 민간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는 대한민간조사협회 관계자는 "과거엔 `흥신소`, `심부름센터` 등의 이름으로 `불륜 현장 찾기` 등 사생활 업무나 실종ㆍ가출자 찾기, 채권추심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면 최근에는 수사기관 뺨치는 정보와 기술로 기업 혹은 로펌의 용역을 받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전ㆍ현직 경찰이나 군인, 법조계 은퇴자 등 민간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조사원만 600여명에 달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설탐정은 사생활 침해, 통신비밀보호 등의 불법 활동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선 합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민간조사업체들은 `○○컨설팅`, `○○기획` 등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입소문을 통해 의뢰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조사원 B씨는 "소수 업체를 제외하곤 업무의 60%가 사생활 문제"라며 "이런 업무를 하다 보면 사실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7일 이내면 누구든 찾아낼 수 있다는 그는 "등초본 업무를 위해선 공무원과, 휴대전화 번호나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선 통신업자와 불법 거래를 해야 한다"며 "현장을 잡을 때도 의뢰인과 동석하지 않으면 사생활 침해가 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문화일보=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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